• 예술시민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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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뜬구름편지.

문화예술교육 현장 및 전문가의 인터뷰를 담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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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편지]☁시작하는 마음 : 빡세다

편집위원회 단톡방이 있고, 이름은 "안녕, 뜬구름"이다. 주제를 잡아 취재하고 글과 사진을 정리해 편지지를 가꾸어 부치는 일을 요 손바닥만 한 방에서 복작대며 치른다. 유월 호에 실을 세 편의 글이 차례차례 단톡방에 올라왔다. 이때의 반가움은 택배 상자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현관문을 빼꼼히 열어 왼쪽 구석을 바라볼 때 드는 기쁨과 맞먹으려나. 고요했던 단톡방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일단은 애독자의 마음으로 쓱 읽었다. 그리고서는 "지킬 앤드 하이드"마냥 홱 돌아서서 틀리거나 빠진 글자가 없는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인지를 눈을 홉뜨고 입을 앙다문 채 되읽었다. 그러던 중 유정 위원에게 카톡이 왔다."'빡셌다'는 고쳐야 할까요. 놔둬야 할까요."우연일까. 두 편의 글에서 '빡세다'라는 동사가 사이좋게 등장했다. 민병은 님의 〈현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와 김옥진 님의 〈무모함으로 생기는 균열〉에서다."경험이나 의견은 기획 의도, 배경, 방향이 설정된 이후 세부계획을 구상해갈 때 빡세게 논의하자.""매번 바깥에 있는 광주폴리를 돌면서 청소년들과 미술 작업을 하겠다고 했다. 듣기만 해도 바쁘고 정신없고 빡셌다."'빡세다'는 표준어가 아니지만 '힘들다'는 말로는 턱없고 퉁칠 수 없을 때 쓴다. 특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언치 남 좋은 꼴 보겠다고 돈 될 리 없는 일로 판을 짜는 기획자라는 인류와 '빡세다'는 바늘과 실, 야근과 박카스 같은 사이가 아닐까. 갑자기 이상한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조을정 님의 글을 정신없이 훑으며 '빡'으로 시작하는 글자를 찾았다. 세 명의 기획자가 쓴 글에 모두 '빡세다'라는 동사가 들어있다면 이것은 필연이니까. 해트 트릭이 눈앞이다.에이, 없네. 대신 을정 님의 글에서 읽고 또 읽었던 부분을 여기에 옮긴다. "비장애 형제·자매를 만나기 위해 재활치료를 하는 광주 신가병원과 희망병원에 찾아가 치료사 선생님들을 만나 홍보자료를 전하고 포스터를 붙였고 서구·동구·광산구 장애인 복지관에도 갔다. 사설 치료센터 일곱 군데에도 포스터와 안내지를 놔두었고 광주 초등학교 특수교육 선생님들의 커뮤니티에도 알렸다. 협력 기관이자 교육 장소인 이야기꽃 도서관과 선운지구 커뮤니티에도 당연히 말했다. 느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온라인 카페에 글을 올리고 싶었지만, 포스터 하나만 게시해도 삼십만 원을 달라기에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빡세다. 뜬구름 편지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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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편지]☁십 년 후, 연숙의 마음

2014년 11월 20일, 우리는 충장로에 있는 중국집에서 짜장면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이별하였다. 그렇게 십 년이 흘렀고, 어느 날 문득 그녀를 떠올렸다. 왠지 지금 꼭 만나야 할 것 같았다. ‘십 년’은 꽤 괜찮은 핑계가 아닌가. 전화번호부 검색창에 그녀의 이름을 눌렀다.'ㅇㅕㄴㅅㅜㄱ'잘 지냈냐고, 가끔 생각했다고 자꾸 높아지는 목소리를 낮추며 안부를 묻다가 본론을 꺼냈다. “만나고 싶어요.” 그녀는 돌아오는 5월 12일에 자신의 집에서 보자며 주소를 보내왔다. ‘거절한대도 아무 소리 안 하려 했건만’하고 생각하며 산수동 주택가에 다다랐다.대문 앞에 선 연숙은 성품만큼 단단하고 고른 이를 활짝 드러내며 십 년 전처럼 웃고 있었다. 노란 참외 다섯 알이 놓여있는 바깥 마루에 우리를 앉혔고, 2014년부터 2024년까지, 그러니까 그녀가 예순둘에서 일흔둘이 될 때까지 어찌 살았는지를 가만가만 들려주었다.우리는 '한 사람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 울 엄마 편 《경자 씨와 재봉틀》'에 참여했던 김연숙 씨를 그렇게 십 년 만에 만났다. 아프거나 나쁜 일 없이 그대로이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론 강산의 격변처럼 놀랍게 달라져 있길 기대했다. 해피엔딩 강박증일까.결과는? 60초 후에 공개될 것이다.요 아래 〈십 년 후, 연숙의 마음〉을 읽어보시길.그리고.문화예술교육을 나누어 먹는 ‘쌍쌍바 인터뷰’를 시작한다. 외롭고 괴로운 활동가들이 만나 아름답게 떠드는 시간이다. 나누어 먹을 때 더 맛있는 쌍쌍바처럼, 만나서 말을 나누다 보면 막막한 고단함은 짱짱한 보람으로 둔갑할지도 모른다. 타로카드를 가운데 두고 만난 말숙, 은영, 철의 인연을 축복한다.그리고 ‘지혜로운 봄’ 민병은 대표의 첫 편지 〈다 이유가 있다〉를 소개한다.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갈지자로 걸으며 우왕좌왕하고 있는 보통의 기획자들에게 띄운다. 그녀는 지원사업, 행정기관, 그리고 단체와 기획자에게 모두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고 했다. 8월까지 세 통의 편지가 더 올 것이다.대문을 나서는 우리를 배웅하며 연숙은 “김치에 밥이라도 먹여서 보내야쓴디…….”라며 연신 아쉬워했다. 십 년 전 중국집에서 헤어질 땐 다시 못 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산수동 골목길에서 부둥켜안던 순간, 우리는 언제고 만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연숙의 구만리 앞길을 끝까지 응원하리니. 뜬구름 편지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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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편지]☁심사하는 마음

개편을 앞두고 뉴스레터를 왜 보내야 하는지 누가 읽을 것인지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노트북을 열고 몇 자 적던 중이었습니다. ‘레터’를 자판으로 빨리 두드리고 뭔가 이상해서 다시 보니 ‘테러’라고 쓰여 있대요. 순간 뜨끔했습니다. 뉴스테러에 가담하나 싶어서요.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뉴스레터《울림》은 2009년부터 작년까지 현장과 사람을 소개하고 이런저런 의견을 실어 당신의 메일함에 날아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백십구 호부터는 “문화예술교육의 안녕을 바라는《뜬구름 편지》”로 이름을 바꾸고 새 마음으로 편지를 부칩니다.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말이 있지요. 전라도 말로 하면 ‘뻘소리’쯤 될까요. 허황된 꿈이나 쓸데없는 생각이란 뜻이죠. 그래서 외려 뜬구름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문화예술교육이랑 처지가 비슷해 보였어요. 내 배를 불리고 주머니를 채우지 않는 일은 몽땅 뜬구름 취급을 받으니까요. 그럼, 이 편지를 읽고 있는 당신은 뜬구름 잡는 사람인가요. 뜬구름 편지는 문화예술교육이 안녕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무대보다 무대 뒤 이야기를 그러모으려 합니다. 문화예술교육이라는 무대를 세우는 숱한 사람들과 그들의 만 가지 고민을 듣고 알리면서 서로를 잇고 돕고 싶습니다. 첫 글로 “심사하는 마음”을 실어 보냅니다. 심사를 받는 마음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지만, 심사하는 사람들의 심사는 들을 일이 별로 없죠. 잘 물어보지도 않고요. 그래서 물고 늘어졌고 앞으로도 이렇게 문화예술교육 절기에 어울리는 주제들을 꼽아보려 합니다. 그리고 5월호부터는 문화예술교육 활동가가 자신의 재주를 가운데 두고서 만나고 싶었던 동지를 인터뷰하고, ‘지혜로운 봄’ 민병은 대표가 “계획서를 계획하기”를 네 번에 걸쳐 연재합니다. 물론 센터의 다음 달 소식도 전하고 뭣보다 독자 편지를 애타게 기다릴랍니다. “문화예술교육 1년 차입니다. 참가자 모집은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요?”와 같은 클래식한 질문도 놓치지 않고 편집회의 안건으로 올리겠습니다. 매달 마지막 화요일에 둥실 띄우는 뜬구름을 용케 잘 잡아보시길. 오늘도 자기 자리에서 뜬구름을 좇아 까치발을 하고 버둥대는 당신을 가만히 응원합니다. 뜬구름 편지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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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는 딱 두 명

✉[뜬구름 편지] 신청자는 딱 두 명

신청자는 딱 두명조을정 / 리드앤씽(주) 대표   장애 · 비장애 어린이가 함께하는 기획은, 내 현실의 이야기올해 들어 가장 더웠던 유월의 어느 날, 문화예술교육 기획자이자 강사로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았다. 이름하여 ‘뜬구름 편지’. 진짜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하다가 끝날 수도 있지만, 어딘가에는 고개를 끄덕일 누군가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편지를 쓴다.사 년 전, ‘LH 소셜벤처’에 선정되어 발달 장애 아동을 위한 통합 예술놀이 키트를 개발하면서 ‘리드앤씽’이라는 이름으로 창업했다. 재작년에는 장애·비장애 어린이가 함께하는 통합예술교육을 하겠다는 목표로 ‘토요문화학교’ 인큐베이팅에 참여했고 올해 ‘예술시민배움터’까지 하고 있으니 딱 삼 년 차 예술단체다.2023년 예술시민배움터 《작가님이 오십니다》에서 '베리어 프리'를 주제로 어린이들과 동요와 그림책을 만들었다토요문화학교에서는 장애·비장애 어린이가 느림과 빠름에 상관없이 서로의 속도를 존중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자는 주제로 동요 그림책을 만들었다. 다음 해엔 차이를 존중하고 차별을 없애자는 슬로건 아래 배리어프리를 주제로 동요 그림책을 엮었다. 그리고 올해는 장애 형제를 둔 비장애 아이들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어보려고 했다. 집에서 이 아이들은 ‘엄마에게 슬픔을 보태지 않아야 하고 뭐든지 잘해야만 하는 덜 아픈 손가락’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이 주인공이 되길 바랐다, 문화예술을 통해서.나는 기획을 할 때마다 ‘장애’라는 두 글자를 빼놓지 않는다. 바로 내가 장애 어린이의 엄마이기 때문이다. 아들은 경증이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재활치료를 하며 아픈 아이들 속에 있어야 했고, 장애 있는 아이들의 가정이 어떤 모습인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나의 기획은 모두 내 이야기에서 시작한 것이다. 쌍둥이 아들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떠올리며 계획하곤 했다. 작년까지는 장애가 있는 둘째 아들을 위해서, 학년이 높아진 올해는 첫째 아들의 존재가 크게 다가왔기에 그 애 이야기를 기획서에 썼다. 내 기획은 현실이다. 막연히 ‘그럴 것이다’가 아니라, 직접 보고 겪은 일에서 출발했으니 오늘을 사는 누군가의 진짜 이야기가 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좋은 기획이라고 칭찬받았으나, 참여자 모집에 실패올해 《‘그냥’의 나를 찾습니다》를 기획해 선정되었을 때까지는 신이 났다. 왜? 칭찬을 많이 받았으니까! “꼭 필요한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오산이었다.2024년 예술시민배움터 《‘그냥’의 나를 찾습니다》 포스터비장애 형제·자매를 만나기 위해 재활치료를 하는 광주 신가병원과 희망병원에 찾아가 치료사 선생님들을 만나 홍보자료를 전하고 포스터를 붙였고 서구·동구·광산구 장애인 복지관에도 갔다. 사설 치료센터 일곱 군데에도 포스터와 안내지를 놔두었고 광주 초등학교 특수교육 선생님들의 커뮤니티에도 알렸다. 협력 기관이자 교육 장소인 이야기꽃 도서관과 선운지구 커뮤니티에도 당연히 말했다. 느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온라인 카페에 글을 올리고 싶었지만, 포스터 하나만 게시해도 삼십만 원을 달라기에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그 어떤 때보다 많이 알렸건만, 시작 이틀 전까지 딱 두 명 신청했다. (정원은 열다섯 명) 그것도 우리 아이의 재활 동기 어머니들에게 빌고 빌어서 말이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아니…. 필요한 일이고 좋은 프로그램이라면서 왜 신청을 안 하지. 이게 뭐지?’ 싶었다. 얼마 후 부모들의 진짜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첫 번째 이유. “장애 아이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토요일까지 치료 일정이 잡혀있기 때문에 비장애 자녀를 위해 십 주 동안 시간 맞춰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일은 불가능하다.” 이래서 복지관에서도 하루짜리 소풍을 다녀오는가 보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 “좋은 프로그램인 건 알지만 마주하기가 두렵다. 그동안 애써 묻어놓았던 진실을 꺼낸 후의 일상이 두렵다. 후폭풍을 감당할 에너지가 없다.”   장애를 넘어 모든 형제·자매의 이야기로 전환한숨이 절로 나왔다. ‘실패인가. 사업을 포기해야 하나.’ 생각이 극으로 치달을 무렵, 광주문화예술교육센터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말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물었다. 오르락내리락 요동쳤던 마음은 참여 폭을 넓히기로 한 뒤에야 겨우 가라앉았다. 늘 비교당할 수밖에 없는 형제·자매로 대상을 넓혔다. “비단 장애 형제를 둔 비장애 아이들에게만 통하는 기획은 아니다. 동생이 있는 큰딸과 큰형, 형과 누나가 있는 동생이 있는 집에서도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니까.”라고 했던 어느 기획자의 소감이 떠오른 까닭도 있다.“동생보다 잘해야지, 넌 형인데!” 아니면 “형은 잘하는데 너는 왜 그러니?” 등등…. 우리는 누군가와 비교당하면서 잘하도록 강요받으며 자란다. 그래, 우리 프로그램의 제목인 ‘그냥’의 나를 찾는 첫걸음은 나 아닌 사람과의 비교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에서 시작해 보자. 지금까지 벌써 세 번을 만났고, 게임도 하고 초상화도 그리면서 아이들과 가까워지는 중이다. 이들의 이야기로 대본을 쓰고 뮤지컬을 만들어야 하므로 그들의 말을 아주 잘 들어야만 한다. 이야기가 제일 많이 쏟아졌던 때는 언제였을까? 바로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었던 날이다. 하하하.비 오는 날 옹기종기 분식집에 앉아 떡볶이, 어묵, 라면, 김밥을 먹다 보니 와우. 까도 까도 이야기가 나오더라. 다들 너무나 솔직히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자매끼리 아니면 남매끼리 싸울까 봐 선생님들이 얼마나 눈알을 이쪽저쪽으로 굴렸는지. 역시 떡볶이는 마법의 요리다. 열 번을 만나고 나면 아이들과 헤어져야 하는데, 그들 마음속에 무엇이 남으면 좋을까. 삼삼오오 우산 쓰고 분식집에서 먹었던 떡볶이의 맛, 몸으로 부딪치며 노느라 진동했던 땀 냄새, 먹고 놀면서도 알게 모르게 내 마음을 솔직하게 내비쳤던 순간 등. 알알이 마음에 남게 되겠지.'그냥'의 나를 찾는 첫걸음은 비교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 위에서 내딛자   살면서 길을 잃었을 때 예술이 그들을 돕기를무언가를 바라면 안 되겠지만 이것 하나만은 기억하길 바란다. 예술에는 힘이 있다는 사실. 내 이야기는 쉽게 꺼낼 수도 없고 누군가 들으려고 하지도 않지만, 예술로 목소리를 내고 내면을 돌볼 때 나로서 바로 설 수 있다. 나를 서게 하는 힘이 예술 속에 숨어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사는 동안 그 힘을 알아채고 또 예술 곁에서 계속 힘 받길 바란다. 길을 잃었을 때 예술이 그것을 찾게 돕길 바란다. 그 하나만을 바란다. 결국엔 ‘그냥’의 나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예술시민배움터의 동지들을 지난 12일 “단짝쿵짝 워크숍”에서 만났고 다들 고군분투하는 듯 보였다. 처음의 계획대로 아귀에 맞게 딱딱 진행하는 데가 있는가 하면, “때려치우자!”라는 말을 하루에 열두 번도 더 하는 곳도 분명 있겠지. 모든 이를 응원한다. 문화예술교육 한다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경제적으로 큰 이득도 없지만,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믿고 여기에 꾸역꾸역 모였으니 우리 스스로 어깨에 뽕 넣고 나아가자. 문화예술교육 하는 이들은 자기 위로에 능해야 한다. 안 그럼 지쳐서 못하니까. 하하하.만날 덥다. 이번 주 간식으로 시원한 아이스바 하나씩 들면서 파이팅 하시길. 그러니까 제 말은요……. 간식비 좀 늘리면 어떨까요. ‘슈팅 스타’ 사 먹을 정도로! ㅎㅎㅎㅎㅎㅎㅎㅎ조을정 / 리드앤씽(주) 대표쌍둥이 아들들의 엄마이자 ‘할 수 있다!’의 대명사.내 이름은 왜 갑정이 아니여서 평생을 ‘을’로 사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소유자.그래도 세상의 변화에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자기만족으로 특화된 지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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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편지 6월

✉[뜬구름 편지] 현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_연결하기

계획을 계획하기 - ②현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_연결하기민병은 / 지혜로운 봄 대표우리에게 기획이란 어떤 의도나 목적으로 세부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다.각각의 특정 상황을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줄이거나 강화하는 대응과정이다. 바꿔 말하면 현재의 상태로부터 바람직한 상태가 되려고 –참신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실험적인 등의 방법으로- 실행하는 의도적 과정이다. 때문에 우리가 하는 기획은 실제 재현하는 실행의 장을 통해 과정과 결과, 성과가 드러난다. 이러한 전체적인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을 우리는 현장이라고 말한다. 공사 현장, 교육 현장, 사건 현장처럼, 현장은 실제 행위가 일어나는 그곳, 그 순간을 지칭한다. 모든 기획이 실행을 전제하겠지만, 문화예술교육에서의 기획은 특히 ‘현장’을 통해 실행하고 성과를 측정하고 다시 환류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현장은 어디인가. 또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기획하기는 기획서 양식에 기재된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문제를 인식하고, 조사해서 콘셉트를 잡고, 세부계획을 진행해 성과를 내는 순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기획자가 문제를 감지하고 생각으로 이어질 때 ‘이것을 하고 나면, 정말 이렇게 되면 좋겠다….’라는 상상이 ‘될’ 때가 있다. 허무맹랑하고 뜬구름 잡는, 그냥 해보는 상상일지라도 나는 이런 상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상상한 뒤에 알아야 할 것들을 찾고 연결하고 구체화했으면 한다. 기획자의 상상을 맘껏 토하는 자리가 있어야 프로젝트를 해야 할 동기나 의욕도 생긴다. 근거 없는(?) 열망도 생긴다. 그러므로 기획서 양식을 켜두고 기획하지 말기를. 처음 칸에서 끔뻑거리고 있는 커서를 바라보며, 공백을 채울 생각을 하면 일단 괴롭다. 기획서 쓰기(기획서 양식에 칸 채우기)와 기획하기는 다르다.현장은 마주치는 모든 것이다. 마주침은 지각이 따르는 인지적 활동이다. 마주쳤으나 지각하지 못하고 스쳐 지나간 어떤 것은 머리에 남지 않는다. 어떤 사건, 사물, 사람 혹은 상황을 마주했을 때 머릿속에 생각이나 의문 혹은 느낌이 들었고 물음이 들려온다면 현장이 만들어지는 신호다. 마주침은 무언가에 호기심, 관심을 둔다는 것이다. “만물은 잉태 중”이다. 품고 있던 것이 기획자를 통해 드러나면서 현장이 만들어진다. 거창하게 말하면 기획자는 산파쯤 될까.  어떤 도시의 아파트 단지에서 진행된 캐주얼한 단기 프로젝트 얘기를 해보자.아파트에 사는 오십 대 여성은 매일 이용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여든이 넘은 노인을 만났고 인사를 건넸다. 인사를 받은 노인은 깜짝 놀랐다. 여기서 산 지 오 년이 넘어가지만 인사받기는 처음이라고 했단다. 인사를 건넨 여성은 그것에 놀라는 상황이 더 당황스러웠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이 회의 자리에서 ‘왜 그런 것 같아?’로 다시 등장했다. 그렇게 이 질문은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되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부터 현장이 시작된 셈이다. 그녀는 아파트에서 시내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호숫가에서 매달 살롱을 열었다. 주제는 매번 달랐는데 일상을 소재로 했기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얼굴을 익히면 인사를 건네는 것도 어색하지 않을 테고 이러다 보면 동네가 밝아질 뿐만 아니라 안전해질 수 있겠다고 믿게 되었다. 무겁지 않은, 경쾌한 프로젝트였다. 마주침은 흘려보내는 것과 다르다. 마주치는 것만으로 확신할 수는 없다. 마주친 상대, 즉 우리의 대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정말 그러한지 들여다봐야 한다. 이것이 관찰이다. 관찰은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감으로만 설명하거나 느낌만으로 제시하는 것은 의견일 뿐이다. 세상엔 다른 의견이 넘쳐난다. 문제의식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의견이 아닌 사실, 즉 팩트체크다. 호기심에서 시작한 ‘왜 그럴까’라는 질문에 대해 ‘아마도 ~일 것이야’로 접근해선 안 되고 실제 그러한지 사실을 들여다보고 근거를 찾아보자. 다른 예를 보자. 노년층 거주비율이 60%가 넘는 동네가 있었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산 주변에 생긴 마을이었는데 세월 따라 오래된 집은 더 낡고, 주민들은 고령화되었다. 노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던 관계기관은 참여하는 주민들이 적고, 그나마도 잘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담당자가 집집이 찾아갔다. 문제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노인들에게는 집을 나선다는 것 자체가 두려움이었다. 그들은 비탈길을 오르내리다가 넘어지거나 쓰러질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못 오고 있었다. 노년층에게 골절은 치명적 위험이다. 혼자 사는 노인이 거동을 못 하게 되면 일상의 어려움을 넘어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프로그램일까’에서 ‘그들에게는 어떤 보행환경이 적합할까’로 고민을 돌려야 할 때다. 행정 기관과의 연결지점이 문화관광과나 사회복지과에서 도로교통과 나 공원녹지과로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기획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 이런 상황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진 않았을 것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꼼꼼하게 사전 리서치를 설계하는 일은 현장을 만들어 가는 데 아주 중요하다. 경험은 기획에 중요한 자산이 되기도 하지만 객관적 사실을 가리기도 한다. 경험이나 의견은 기획 의도, 배경, 방향이 설정된 이후 세부계획을 구상해갈 때 빡쎄게 논의하자. 흔히 말하는 브레인스토밍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일 뿐이다. 연결하기의 핵심은 사실 확인에 있다.질문이 생겨난 현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아가려면 현장을 둘러싼 사실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기획자의 생각과 닿는 정보들을 유효한 것과 버려야 할 것으로 나눠야 한다.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선 관련 기관에서 조사한 통계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또 누군가가 같은 문제의식으로 쓴 글을 찾아 읽어볼 수도 있다. 선경험자에게 이야기를 듣거나 위의 사례처럼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도 좋다. 혹은 다른 프로젝트 사례를 통해 파악할 수도 있다. 마주친 어떤 상황이 정말 그런지,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와 새로운 정보를 찾아 나의 목적과 맥락이 이어지는지 연결해보아야 한다. 그러려면 관심 주제의 범위를 구체화해야 좀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다. 자기 프로젝트를 정부(政府)나 시군(市郡)에서 말하는 정책적 관점으로 제안하지 말자.사례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다른 기획자들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우리는 다른 이의 기획을 베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에서 기획의 마무리는 참여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똑같이 베낀다 해도 그대로 실행이 될 수 없으므로 베낀다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 영화로 치면 오마주쯤 되지 않을까. 오히려 기획자들이 모여 공개적으로 사례공유를 했으면 한다. 이것이 공공활동이다. 좋아하는 기획자가 있다. 한때 그의 기획을 들으면 화가 날 지경이었는데, 그만큼 훌륭했다. 그로부터 종종 영감을 받았다. 그의 지론은 이렇다. ‘문대면 새것 아닌가요? 해 아래 새것이 있는가요?’ 잠깐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는 말이다. 같은 기획이라 한들 상황과 조건에 따라 현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기획을 풀어낼 곳이 도시인지 아닌지에 따라서 다를 테고, 더 들여다보자면 농촌인지 어촌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참여자 나이나 삶의 경험에 따라서도, 사업할 장소나 공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핵심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에 있다. 같은 기획을 가져다 쓴다고 해서 기획 의도, 배경, 사상 혹은 나름의 철학이 깃든 내용의 깊이까지 가져올 수는 없다. 같은 기획서는 있어도 같은 기획은 없다. 그러니 서로에게 자기 프로젝트를 자랑하자. 기획자들끼리의 만남도 아주 귀한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민병은 / 지혜로운봄 대표정책사업을 실현하는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문화공간을 운영하며 문화예술이 법, 행정과 무관하지 않음을, 복잡하고 다층적이며 미묘하기까지 한 지역과 끈끈하게 이어져 있음을 배웠다. 지금은 컨설턴트로, 프로젝트 기획자로, 강사로, 가끔은 연구자의 모습으로 현장을 만나고 있으며 적당히 아름답게 상호의존 할 줄 아는 노년의 삶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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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편지6월호

✉ [뜬구름 편지] 무모함으로 생기는 균열

무모함으로 생기는 균열김옥진 / 마음놀이터 대표    캔버스 가득한 한국화 작업실에 들어가며‘서남이공’ 이지수 님을 만나러 ‘마음놀이터’ 옥진이 백만 년 만에 미술대학에 간다. 안개 낀 초여름 새벽과 같은 아련함과 통통 튀는 생기발랄함. 옷에 묻은 색색의 물감처럼 다채로운 생명체들 사이를 이방인처럼 신기하게 바라보며 걷는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하고 추억을 떠올리는 것을 넘어 작은 전율이 일어난다.조선대 미술대학 한국화 대학원실 창가에 있는 이지수 작가의 책상 앞작년에 서남이공을 처음 만났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인큐베이팅 단체로서 문화예술교육 씬에 첫발을 내디딘 네 명의 대학 선·후배들. 미술로 청소년들과 프로그램을 하겠다며 나를 찾아온 그녀들의 짐보따리엔 수업을 위한 모든 재료가 들어있었다. 먼 데서 넷이 마라탕을 먹고 그 묵직한 짐들을 이고 지고 내가 있는 곳까지 걸어왔다고 했다. (음, 그럴 수 있지. 아직은 무릎이 쌩쌩할 때이니.)그날, 그들이 뭘 하고 싶은지 듣고 나니 무모해서인지 열정이 넘쳐서인지 헛웃음이 나왔다. 매번 바깥에 있는 광주폴리(Gwangju Folly, 도시 재생을 위한 건축물)를 돌면서 청소년들과 미술 작업을 하겠다고 했다. 듣기만 해도 바쁘고 정신없고 빡셌다. 우리는 한 회 한 회를 시연해보면서 덜어낼 것은 덜어내고 야외수업에 적합하면서도 주제를 표현하기 쉬운 매체를 함께 찾았다. 밤늦게까지 하얗게 불태웠다.우리의 인연이 잊힐 즈음, ‘뜬구름 편지’에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지금 광주의 문화예술교육에는 어떤 이의 이야기가 필요할까. 어떤 뜬구름 같은 이야기를 쫓아가야 할까’하는 고민 끝에 서남이공 이지수 님이 떠올랐다. 흘러가지 못하는 지금의 문화예술교육 씬에는 서남이공의 무모함과 경계 없음, 몰라서 더 자유로운 뜬구름 같은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또한, 그녀에게 묻고 싶었다. 왜 예술가는 더이상 문화예술교육 씬에 등장하지 않는가. (아니, 이건 좀 어려운 질문인가.)떠나온 지 삼십 년도 넘은 미술대학의 빛깔과 공기를 익숙하게 훑으며 이지수 님이 있는 한국화 작업실에 들어갔다. 길고 좁은 방에는 전시를 앞둔 서너 명의 대학원생들이 캔버스와 모니터 앞에 얼굴을 붙이고 있었다.지금 문화예술교육 씬에서는 무모함과 경계 없음, 몰라서 더 자유로운 뜬구름 같은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서로 닮아있는 청소년과 광주폴리를 주제 삼아 문화예술교육에 도전옥진 : 광주폴리에서 청소년들과 했던 프로그램은 잘(?) 끝났나요. 왜 그곳을 주제로 삼았는지.지수 : 수월하게 모으긴 했는데 요즘 청소년들이 너무 바쁘더라고요. 열한 명 나오기도 했고 적을 땐 예닐곱이었어요. 끝나 갈수록 저도 아이들도 지치더라고요. 장소가 매번 바뀌니 헷갈려해서 한 곳에서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광주폴리와 청소년의 처지가 닮았더라고요. 사람들은 광주폴리에 담긴 이야기에 별로 관심이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십 대와 닮아있는 폴리를 통해 청소년기 정체성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었어요.옥진 : 보통 문화예술교육 강사로 시작해 경험을 쌓은 뒤에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는데, 저도 그랬고요. 지수 님은 단체를 꾸려서 문화예술교육을 시작했어요. 어떤 계기였는지.지수 : “수업을 들으면 자격증이 나온다”라는 선생님의 말과 현장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이랑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부터 땄어요. 문화예술교육을 해보고 싶어서 광주문화재단과 광주광역시청 홈페이지를 들여다봤더니 뭘 하려면 고유번호증이 있어야 하더라고요. 너무나 하고 싶은 마음에 어렵사리 단체 등록을 했고 학교 언니와 동생들을 꼬드겨 도전했는데 다 떨어졌어요. 그때는 왜 떨어졌는지 몰랐어요. 문화예술교육사 수업에서 배운 대로 썼는데 왜 안 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죠.    인큐베이팅 단체로 선정, 첫 보조금 사업의 경험지수 : 그러다 운 좋게 인큐베이팅 단체가 됐고 멘토링을 받으면서 사업계획서를 쓰다 보니 조금 알겠더라고요. 어찌어찌 문화예술교육을 시작했지만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어요. 특히 보조금을 사용하는 방법 등, 모든 것이 막막해서 외려 수업이 가장 쉽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거의 울면서 했죠. 돈 쓸 때 작은 실수를 해서 사유서를 썼는데, 그때 자신감이 훅 떨어졌어요.옥진 :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겠네요. 편하게 물어볼 데도 없이 좌충우돌했던 한 해였겠죠.지수 : 끝내고 나서는 나를 더 못 믿겠더라고요. 내가 너무 못한 것 같아서…. 마무리해서 속이 시원하다기보다는 아쉬움이 커요. 수업 끝나면 “안녕” 하고 끝일 줄 알았는데 아직도 애들이랑 연락하며 지내요. 생일파티 한다면서 자기들끼리 모이더라고요. “선생님, 너무 재밌었어요.”라는 그들의 말, “덕분에 재밌는 경험 했다.”라는 동료들의 말을 들으니 전혀 헛되지 않았구나 싶고요.돌이켜보면, 수업 중에 빈틈이 생길 때마다 어색하더라고요. 뭘 할지 몰라서 계속 무언가를 하게 시켰는데, 어느 날은 그냥 막 같이 떠들었거든요. “샘~ 떠들어서 넘 좋았어요.”라는 말을 듣고, ‘아, 자기 이야기를 하게 해야 하는구나’하고 어렴풋이 깨달았네요. 인큐베이팅할 때 그렇게 하라고 배웠던 게 그제야 비로소 떠오르더라고요.    예술가가 문화예술교육을 한다는 것옥진 : 최근에 만난, 문화예술교육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예술의 영역에 있기보다 문화기획, 평생교육, 생활문화 쪽이 많았어요. 왜 문화예술교육 씬에서 예술가들을 만나기가 힘들어졌을까 생각하던 중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창의예술교육랩’에 참여했는데요. 거기에 모인 예술가들을 보면서도 왜 이들은 문화예술교육을 하지 않을까 궁금하더라고요. 예술가가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것에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요?지수 : 창작을 위한 영감을 받을 수 있어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생각하는 폭이 넓어지더라고요. 저는 작업할 때 캐릭터로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사람들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할 때 서로 위로를 받더라고요. 작품을 가운데에 두고 저와 관객이 즐거웠듯이, 문화예술교육은 예술로 이야기의 장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십 대부터 코스프레를 좋아했고, 사람들은 별로 좋게 보지 않았지만 저는 참 좋았어요. 오타쿠 친구들은 재능이 많고 유쾌하거든요. 나를 행복하게 하고 자라게 하고 삶까지 달라지게 할 수 있는 경험이 문화예술교육 같아요."사람들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할 때 서로 위로받을 수 있듯이, 문화예술교육은 예술로 이야기의 장을 만드는 작업이라 생각해요."    세상에 하고 싶은 모든 것, 언제든 다시 도전하기를옥진 : 나의 세계가 세상과 만났을 때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질 수 있더라고요. 예술가들이 자신의 예술 언어를 세상의 문자로 표현하는 노력도 필요하고, 마찬가지로 지원기관도 예술가들의 투박한 진심을 읽어내기 위해 애쓰면 좋겠어요.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지수 님의 다음 계획이 궁금해요.지수 : 전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한국화 대학원생과 중국 작가가 협업해서 6월 21일에 열어요. 올해 초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공모사업에 지원했는데 다 떨어졌어요. 면접을 보고 나오는 길에, ‘너무 내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후회했네요. 지금은 다른 단체의 프로그램에서 문화예술교육 강사로 참여하고 있고요. 예술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참 즐겁고, 미술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해요.옥진 : 내가 하고 싶은 것에서 출발하니 좋네요. “내가 좋았으니 너도 해봐.”가 아니라 각자의 세상을 만나게 하는 장치를 좀 넣으면 어떨까 싶고요. 떨어지더라도 위축되지 말고 언제든 다시 도전해 봐요.    야생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생명체가 출몰하는 생태계를 꿈꾸며헤어지기 전 우리는, 주워온 돌 중에 날 닮은 것을 골라서 그 위에 각자의 얼굴을 그렸다. 그러고 보니 지수 님은 무용하지만 무해한 저 작은 돌을 꼭 닮았다. 그녀는 자신의 쓸모와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으니까.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녀를 거울삼아 이십 년 가까이 문화예술교육을 해왔던 나를 바라보기도 했다.                평범하고 작은 돌 중에 나를 닮은 것을 골라 각자의 얼굴을 그렸다           "다시 주변 세계는 새로운 원으로 정렬을 하고대단히 뭔가 아는 줄로 착각했던 나는 어린아이가 되어 입장한다"헤르만 헤세의 〈새로운 경험〉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지수 님의 무모함과 편견 없는 시선이 무뎌진 나를 돌아보게 한 것처럼, 문화예술교육이 다시 생생해지려면 우리는 야생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생명체가 출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만 한다. 우리의 ‘뜬구름 편지’가 나 같은 이들에겐 떨리던 첫 마음을, 문턱을 넘기 힘들어하는 예술가들에게는 기웃거리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길 바란다. 올해 인큐베이팅 사업이 없어져서 아쉽다, 쩝.사진ⓒ조수현김옥진 / 마음놀이터 대표오랫동안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살았습니다.잠시 현장을 떠나 나의 어제와 내일을 고민하고 있습니다.해지는 노을과 새들의 각기 다른 날갯짓을 바라보기를 좋아합니다.좋아하는 것들과 오래도록 공존하기 위해 내 할 일을 찾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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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오케스트라 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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