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엔 ‘토토’랑 놀자: 우리 동네 톺아보기
통신원 최지수
더위가 한 풀 꺾이고 한차례 비가 내리던 그 다음날, 광주 남구 효천지구에서는 초등학생 친구들의 재밌는 토요일이 시작되었다. 이 날의 주제는 ‘아삭아삭 빙수 만들기’였다. 아이들은 딸기, 초코과자, 과일후르츠, 떡, 연유, 팥과 같은 재료들을 짜진 모둠 수에 맞게 분배하고, 남기지 않고 잘 먹었다. 알록달록 예쁜 재료들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빙수를 만들어 보는 이 체험은 단지 ‘만들기’에만 있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그간 밖에서 사먹던 빙수와 비교해보면서 내가 만든 빙수는 어떤 점이 다른지, 빙수의 효능은 무엇인지 다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토랑 놀자 동네 한바퀴’는 효천지구에 이사 온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새로운 보금자리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개설되었다. 신청 학생 수가 예년보다 많았고, 대기하면서까지 가입할 수 있었다는 이 인기 프로그램의 비결은 ‘소통’이었다. 결과물에 연연하지 않고, 선생님과 아이가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모두를 편안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낯선 곳에 대한 막연한 걱정을 마을 곳곳을 살펴보고 알아보면서 함께 해소하고 있다.
매 주 새롭게 꾸며지는 교육 활동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빔밥 만들기, 우리 마을 CF, 시크릿 가든, 찰칵찰칵 우리 마을, 마을캠핑, 늘솔길 놀러가기, 태극기 휘날리며 토스트 등이 그에 해당된다. 교육주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마을, 우리 동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다. 김진희 담당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우리 동네 놀이문화, 놀이터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지금, 아이들 자신이 마을의 주체로서 성장하고, 이런 주인의식이 바탕이 되어서 지역 문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마을수업진행의 이점을 꼽아본다면, 우리 마을에 대한 애착심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웃과 함께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학교 밖 활동이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것과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렘, 호기심을 키워주고 분출시켜준다는 것이다. 미술, 요리, 미디어, 체육과 같은 감성과 몸을 활용한 놀이수업은 통합된 한 장르로 재탄생해, 다양한 문화예술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 실습위주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능동적인 참여가 자연스럽고, 친구들 간 정감어린 관계까지 형성하게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토토랑 놀자 동네 한바퀴’, 이 프로그램을 주목해야 할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전문 강사가 꼭 필요할 시에는 선생님을 초빙해 아이들의 지적인 부분을 고취시켜준다는 점이다. 참여 아이들을 대상으로 투표해본 결과, 제일로 꼽힌 주제는 ‘찰칵찰칵 우리마을’이었다. 각자 색깔을 정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물체나 풍경을 찍었던 것이 정말 재밌었다며 너나 할 것 없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행복’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효천초등학교 3학년 김영우 어린이는 모든 게 재밌었다고 말해 참여 선생님들의 기분을 아주 좋게 만들었다. 특히 먹는 것이 제일 좋다는 김영우 어린이는 태극기 토스트나 비빔밥을 만들었을 때는 한국 문화까지도 알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효천초등학교 2학년 양승원 어린이도 사진기를 만들어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새롭고 신기했다고 우렁차게 말했다. 또한, 평소 꾸미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효천초등학교 2학년 김은서 어린이는 꿈이 파티쉐라며 이런 활동이 자신에게 정말 흥미롭게 다가온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처럼, ‘토토랑 놀자 동네한바퀴’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하게 되면서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립심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단순히 ‘놀이’에만 그치지 않고 동네 놀이 문화와 같은 사라져가는 그리운 것들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통해 ‘토토랑 놀자 동네한바퀴’의 ‘토토’들(참여 친구들)은 즐거운 토요일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