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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과정이 온다
광주아시아문화전당 전문인력프로그램
통신원 이혜원
미술대학 졸업하면 뭐해요? 이 질문은 미대생 혹은 미술대학 졸업한 이들이 가장 많이 듣는 동시에 스트레스 받는 질문이다. 하루 몇 시간씩 그림을 그려서 어려운 입시미술을 뚫고, 휘몰아치는 과제에서 졸업하면 우리는 다시 취업준비생이 된다. 학과도 많아지고 배우는 것도 다양하지만 전공에서 배우는 것은 여러 미술기법과 디자인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 그리고 미술이론과 글쓰기 방법이다. 그리고 이를 배운 미대 졸업생들은 전업 작가가 되거나 큐레이터, 디자이너가 된다.
하지만 이미 잘 알려진 직업 이외에도 현장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있다. 학과에서는 배우지 못한 미지의 세계인 현장을 뛰어들어야 비로소 보이는 일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현장은 빠르게 변화하며 그 변화에 발 빠르게 따라갈 경력직을 선호하고, 무경력자에게는 그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현장에서 일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이 직군들에 대해 알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정보력이다.
급변하는 문화예술계에 대응하기위해 많은 기관에서는 앞 다투어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강의를 듣고 변화하는 동시대 예술을 접하고 미래를 대비한다. 하지만 이런 강의들은 몇 달에 한번 이루어지고, 다양한 지역의 기관에서 하는 단발성 강의이다. 어려운 단어들이 남발하는 동시대 미술에서 필요한 ‘그것’에 대해 제대로 대비하기에는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외국이나 먼 지역에서 하는 강의를 항상 들으러 다닐 수도 없는 우리에게 한 줄기 빛이 생기기 시작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서 알고 싶었던, 항상 감질났던 단어들을 주제로 아카데미를 시작한 것이다. ‘전시 테크니션’을 시작으로 ACC 전문인력 프로그램은 점점 세분화되고 체계적으로 발전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예술계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가진 인력을 육성하여 현장으로 내보내고자 하는 것이다. ACC 전문인력 아카데미는 정규과정과 전문가역량강화과정으로 구분된다. 올해는 작년보다 과목 수가 줄어들어 총 6과목으로 편성되었다. 올해 정규과정은 기초 과정이 4월부터 7월까지 약 4개월간 이루어졌다. 이후 2학기에는 9월부터 11월까지 현장실습이 진행된다. 문화예술 관련 분야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전문가 역량강화과정은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게 6회차 정도의 과정으로 진행되는 아카데미형과 단기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네트워크형’으로 운영된다.
정규과정의 1학기 교육프로그램에서는 분야별 전문가 강사들의 이론 및 실습수업으로 구성되었다. 대략적인 이론과 기초적인 기술을 배운 후에는 '인큐베이팅 프로젝트'와 같은 단계별 수업이 진행된다. 이후 1학기 과정을 마친 수강생 중 심화과정을 원하는 이들은 2학기수업을 신청 할 수 있다. 2학기에는 직접적인 현장경험을 위해 ACC에서 추진되는 프로젝트에 직접 투입되거나 더 심화된 실습이 진행될 예정이다.
△ 2019 전시테크니션 수업사진
△ 2019 전시테크니션 수업사진
전문인력 육성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6가지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본다면 제일 먼저 아시아문화전당의 대표적 공간인 어린이 문화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어린이문화콘텐츠기획자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창의적이고 교육적인 콘텐츠를 개발해보는 프로그램이다.
다음으로는 융복합 문화기획자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 발맞추어 문화예술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문화예술은 더 이상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원화, 탈장르 등의 키워드를 가지고 있고 이러한 동시대 문화예술인 융복합 문화예술을 기획할 수 있는 전문가를 융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메모하는 습관이 중요하고 기록이 자산이 되는 시대가 왔다. ‘디지털 아키비스트 교육프로그램’은 전시만큼 중요해진 '아카이빙'에 대한 전문가육성 프로그램이다. 작품을 전시하고 행사를 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정보를 수집하고, 보존하고 관리, 기록하는 것을 '디지털'로 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이전에 이어폰을 끼고 들어갔던 전시장에 어느 순간부터는 귀에 아무것도 꽂지 않고 들어가게 되었다. 공간과 잘 어우러지는 사운드는 마치 그것조차 하나의 작품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운드엔지니어 교육프로그램’에서는 문화예술 전문공간을 디자인해주는 사운드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CT프로그래머 교육프로그램’은 4차 산업시대, 문화기술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분석하여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융합된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미래지향적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시테크니션 교육프로그램’은 ACC 전문인력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 할 수 있다.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꼭 한번쯤 들어보고 싶었고 가장 기대가 컸던 수업이다. 현장에서 일할수록 테크니션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ACC에서 준비한 전시 테크니션 교육 프로그램은 부족한 현장의 기술자를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매체로 이루어지는 전시를 구성할 수 있는 여러 기술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어쩌면 융복합 문화 기획에 상응하고, 공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ACC의 전문인력 프로그램은 문화예술계를 꿈꾸는 이들에게 다양한 전문 인력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기술을 제공한다. 해마다 많은 사람이 지원을 하는 만큼 커리큘럼을 보면 나날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작년에 비해 발전된 또 하나는 ‘인큐베이팅 프로젝트’이다. 작년에 융복합문화 기획자 교육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마지막에 수강생끼리 조를 짜서 전시를 기획해보는 시간이 있었지만 실제로 전시를 진행해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많은 수강생들이 아쉬워했었는데 올해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는 실제 본인이 기획한 것을 실행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다. 아직 진행되지 않아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기대 된다.
그리고 전문인력교육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평일 낮에 진행되어 들을 수 없어 아쉬웠던 수업들이 많았다. 그런 아쉬움이 통한 것인지 많은 수업이 평일 오후나 주말로 이동하여 더 많은 사람이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작년에 비해 줄어든 강의는 아쉬움이 남지만, 앞으로 더 발전된 ACC의 전문인력 프로그램이 기대되고 더 많은 수업을 참여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두차례 전문인력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여러 가지를 배우고, 실제 실무자에게 실무에 대해 듣고, 내가 해볼 수 없었던 것을 체험해보며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순 없다. 하지만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과 정보를 얻어 전문가로의 첫 발을 딛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으로도 전문인력 프로그램이 지속되어 많은 이들이 참여해보고 이를 계기로 본인의 적성과 진정한 꿈을 찾길 바란다.
| 이혜원 (10기 통신원) 누구나 자신이 느낀 감정, 평소 생각 그리고 경험이나 상상을 다른 사람에게 말 혹은 글로 표현할 수 있다. 사실을 전달하거나 가본 적 없는 곳, 경험한 적 없는 과거나 미래를 경험하게 해주는 방법 중 말(글)은 가장 쉽지만 어려운 방법이다. 끝없는 수련을 통해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마법과도 같은 글쓰기를 마음껏 부리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