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모여 기획을 짜고 작성해요>_박고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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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6-12-09 조회수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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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모여 기획을 짜고 작성해요
2016 문화예술교육 기획자 양성과정 <모담모담>

통신원 박고운

  지난 9월 시작된 모담모담의 첫발자국을 취재한 게 엊그제 같다. 벌써 12차시의 교육기간이 끝나 그 결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그동안의 땀과 눈물이 섞여 완성된 문화예술교육 기획서를 엿볼 생각에 한껏 들떠 아트스페이스 대강당으로 향했다.

 광주문화재단은 우리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그 프로그램을 직접 실행해보는 기획자 양성과정 모담모담을 진행했다. 광주지역 문화예술교육 전문가 및 활동가들이 모여 9월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매주 월,목요일에 3시간씩 연수를 받아왔다. 20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시작했던 문화예술교육 기획자 양성과정은 치열하게 공부한 탓에 약 10명정도의 사람들만이 수료하게 되었다. 먼저 한 명씩 나와 열심히 공부했던 결과물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순서로 지목된 것은 정민기 선생님의 멘티들이었다.

  다들 자신들의 전공이나 특기를 살려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해본 모습이었다. 공예가 전공인 분은 ‘색깔’을 이용하여 나를 알아보고, 다양하게 표현하는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했다. 내 얼굴 캐리커쳐 만들기, 아이콘 만들기, 핸드메이드 소품 만들기, 스크랩북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엮어 기획서를 만든 모습이었다. 뒤이어 ‘어린이숲속탐험대‘를 기획한 분께서는 실제로 광산구 공원숲에서 활동을 조금씩 해나가고 있다고 하셨다. 머리로만 기획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실현해보신 것 같아 좋아보였다. 다음 분은 음악에 관심이 많아 과거의 사진을 엮어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보는 활동을 기획하셨다. 대학생의 신분으로 참여한 두 분은 각각 허름해진 벽을 타일로 꾸며보는 활동과 화분키우기를 통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을 선보이셨다.

  쉬는시간에 참여자들에게 다가가 모담모담에 대해 좀 더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이번 양성과정을 통해 진짜 ‘기획’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기획자로서 지녀야 할 자세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씀해주셨다. 또한 대학교 수업에서는 이론적인 공부만 하는데 반해 이번 양성과정을 통해 실제로 기획을 해보고 멘토 선생님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단다.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이셨다. 어려웠던 점에 대해 물으니, 시간을 쪼개어 오후에 있는 수업에 참여해 기획서를 써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답변해주셨다.

  뒤이어 하정호 선생님의 지도를 받은 두 분의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김현숙 씨의 발표가 인상적이었다. 좀 더 자세하게 소개를 해보도록 하겠다. 50대의 김현숙 씨는 5.18 기념비에 헌화를 하는 퍼포먼스를 계속해서 해 오신 분이었다. 그러다 혼자 하는 것에 한계를 느껴 이와 관련된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였다고 하셨다. 아이들의 눈높이로 다가가 광주와 연관된 미술활동을 하고, 꽃을 만들어 헌화를 하는 활동을 기획하셨다. 그래서 아이들이 좀 더 내고장 ‘광주’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5.18과 관련한 사명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싶다고 하셨다.
 
  세 번째 멘토셨던 최성태 선생님네는 발표 전에 야심차게(?) 준비한 영상을 보여주셨다. 그동안 수업했던 기획자 양성과정을 스케치한 영상이었는데, 어떤 공부를 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멘토선생님이 멘티분들에게 갖는 애정 또한 엿볼 수 있었다. 참여자분들께서는 우리 동네와 관련해 시골의 노인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신랑, 신부들을 위한 교육, 기아 타이거즈의 팬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등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기획을 발표하셨다.

  모두의 발표가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었다. 이젠 친해진 참여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즐거운 수다도 떨어 보고 전화번호도 교환하는 모습이었다. 몇몇은 멘토샘들과 아직도 진지한 대화를 이어 나가는 모습에서 참여자들의 열정이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모담모담 지냈던 시간이 너무 짧았으리라.

  두구두구두구! 드디어 멘토선생님들의 피드백 시간이 다가왔다. 멘티들을 따뜻하게 품어주실 때도 있지만, 때로는 따끔한 조언으로 참여자들을 일깨워주시는 멘토들. 금과옥조, 보석과 같은 멘토들의 이야기를 경청해보았다.

  먼저, 정민기 멘토가 나섰다. 이번 양성과정은 기획서를 쓰기보다는 실제로 교육현장에 접목해보고자 하였는데 그 부분이 잘 안되어 아쉽다고 하셨다. 하지만 모담모담 시간을 통해 굉장히 의미가 있고 새로운 경험이 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고 말씀하셨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있으면 하고 싶은게 생기기 마련이다. 자신만의 컨텐츠를 가진 기획이 좋아보였다. 정민기 멘토께서는 의외이 이야기로 기아타이거즈 팬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을 뽑으셨다. 야구가 단순히 체험이나 취미로 끝나는 것이 아닌, 남자 청소년들의 주관심사인 스포츠가 문화예술교육과 접목되었을 때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하셨다. 후반부에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따끔한 조언을 해주기도 하셨다. 자신이 가진 기능은 매개일 뿐, 그것만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문화예술교육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활동의 나열이 아닌 자신만의 개성과 특성을 살린 기획을 했으면 좋겠다고 짚어주셨다. 가장 인상적인 말씀은 ‘제목을 섹시하게 지어라.’이다. 문화예술교육의 제목이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끌고 매력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문구가 재미있어 뇌리에 콕 박혔다.

  두 번째 멘토의 조언이 이어졌다. 바로 최성태 선생님이시다. 참여자들의 기획이 배경과 교육목적을 듣는 정도였던 것 같아 아쉬웠다며 말을 꺼내셨다. 참여자들이 다들 바쁘고 하는 일이 많아 기획자 양성과정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을 짚어내셨다. 좀 더 열정적으로 노력해야하며 문화예술기획을 위한 절실한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셨다. 또한 교육 목표와 맞지 않는 활동이 들어가 있지 않은지 냉정하게 바라보아야 한다며 대상과 지역을 고려한 기획을 할 것을 당부하셨다. 그러면서 이번 기획자 양성과정을 수료한 것이 기획자가 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기획자로서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은 누군가에게 강습하는 것이 아니므로 본인이 다 채우려고 하지 말기를 당부하셨다. 대상을 위한 여백의 공간이 필요하며 대상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의 본질임을 일깨워 주셨다.

  마지막으로 하정호 멘토의 소감 발표가 이어졌다.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기획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먼저 칭찬해주셨다. 그러면서 혼자 모든 것을 하기보다는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해 문화예술을 기획하기를 바라셨다. 또한 실제 교육을 해봐야 기획도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꼭 실제로 교육해보기를 당부하시는 것도 잊지 않으셨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한곳에 모인 모담모담 양성과정 수료자 분들. 그들의 문화예술 기획서를 보니, 3개월간 노력한 흔적이 여실히 느껴졌다. 나도 기획서를 작성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그 창작의 고통을 어느 정도는 절감할 수 있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모담모담 기획자 양성과정을 끝났지만, 참신하고 새로운 문화예술교육이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도 광주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의 메시지를 건네줄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해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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