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찾아오는 예술학교>_박영수 통신원
운영자
날짜 2016-12-25 조회수 972
첨부파일

일상으로 찾아오는 예술학교

북구 문화의 집 정민룡 관장님과의 인터뷰

 

박영수 통신원

 

 

 

 

착한목공소’는 문화의 집 대문을 두드리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공간이다. 간판 위쪽에는 작게 무한상상실이라는 글씨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사진으로 다 담아내지 못하는 갖가지 뚝딱이 도구들의 향연에, 입장할 때부터 마음이 들뜬다. 뭔가 재미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곳임에 틀림없다.

 

 

문화의 집 내부를 둘러보며 그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문화사랑방’, ‘문화창작실등 공간 하나하나의 이름에 문화의 향기가 배어있는 것은 물론, 다녀간 이들이 새기고 간 흔적들이 로비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윽고 문화의집 카페에 자리를 잡고서 정민룡 관장님과 마주 앉았다. 요즘 광주문화예술교육계의 핫한 트렌드로 유명하신 분이다. 문화의집 업무 이외에도 다양한 교육활동들로 바쁘신 만큼, 어렵게 마련된 자리이기 때문에 감회가 더 새롭다.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포근하신 첫 인상답게 첫 마디가 참 포근하다. 로비에서 마주했던 궁금증들을 살포시 꺼내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

 

Q. 바깥 로비의 작품들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A. 로비에 전시된 작품들은 3D 프린터를 이용한 장난감 기차라던지 철로들이 대표적이에요. 옥상에는 아이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건축물도 전시되어 있어요. 대부분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지원 사업인 창의예술학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만든 작품들이예요. 창의예술학교 저희 북구 문화의 집에서는 바퀴달린학교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죠. 주로 예술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요, 올해가 6년째 되는 해예요.

Q. 예술교육이라 함은 어떤 활동들을 말씀하시는지요?

A. 저희 프로그램은 음악, 미술 같이 장르를 구분하고 있지 않아요. ‘노작활동’, 즉 무언가를 만드는 활동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해요. ‘바퀴달린학교라는 이름의 뜻을 생각해보시면 문화의집 활동들을 보다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문화의집에서 시행하는 교육은 특정한 장소 안에 한정되지 않고, 동네, 자연, 놀이터 등등 어디에서든 이루어질 수 있어요. 마치 학교에 바퀴가 달린 셈이죠. 이렇게 광주라는 지역 안의 다양한 소재들을 가지고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과정들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진짜 교육이거든요.

 

Q. 바퀴달린학교 교육의 밑바탕이 되는 관장님만의 예술철학이 있으실까요?

A.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역시 창의성이죠. 가만히 앉아 생각만 하는 단계에서는 창의성이 절대로 키워지지 않아요. 넓은 의미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좁은 의미에서는 몸을 직접 움직임으로써 사고·궁리하는 단계를 넘어선 실행을 해야 하죠. 예술의 원천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노작활동과 같은 메이커 무브먼트(movement)에 늘 초점을 맞춰요. 노작활동에서는 우리의 일상이 곧 무대가 됩니다. 아이들의 생활 언저리에서 필요한 것들을 직접 발견하게 하고, 직접 생각하게 하고, 직접 만들게 하는 거죠. 어린이 메이커스(makers)들이 본인의 작품에 재미있는 장치들을 활용하고, 과학적 기술을 접목시키는 과정들을 보신다면, 누구나 노작활동에 흥미를 느끼게 될 거예요.

 

 

 

 

Q. 노작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A. 현재 문화예술교육의 핵심은 티칭이 아닌 러닝에 있어요. 가르치고 학습하는 개념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터득하는 개념이 중요시 되는 거죠. 그리고 노작활동은 이러한 러닝의 가장 중요한 요소예요. 문화예술교육이 티칭에 머무를 때에는 자기주도적인 예술학습법을 고안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이에 자연스럽게 교육의 틀이 넓어지면서 다양한 재료를 쥐어보게끔, 도구를 사용하게끔, 기술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학습방법이 바뀌어갔죠. 이러한 과정 가운데에서 창의성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앉아서 하는 조사, 컴퓨터로 하는 분석, 생각만 하는 아이디어는, 그것을 구현하기 전까지 어떠한 효과도 낼 수 없어요.

 

Q. 그렇다면 광주문화예술교육이 발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A. ‘티칭에서 러닝으로의 교육 트렌드 변화는, 누가 말해서 바뀐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되어져서 바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러닝의 과정을 통해 문화적인 소양과 창의적인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죠. 비단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러닝을 통해 성장할 수 있어요. 예술교육이 삶에 필수적인 교육은 아닐 수 있지만, 어떤 교육보다 삶에 도움이 되는 교육이기 때문이에요.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주거든요.

"예술교육이 우리의 일상 어디에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는 문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예술

. 이럴 때에야 비로소 문화도시 광주라는 타이틀이 의미가 있는 법이니까요."

 

 

----

 

문화예술교육의 일상들을 마주하다 보면 자주 듣고 접하게 되는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경험'이다.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영양분이지만, 정작 학교의 주입식 교육방법으로서는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자극하지 못하는 것. 오직 장르를 넘나드는 문화예술교육만이 아이들의 창의력을 고무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술교육이 우리의 일상 어디에나 있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던

관장님의 마지막 한 마디가 머릿속을 맴돈다.

그리고 그것은 직접 배우고 느끼는 경험의 소중함을 아이들에게 선물해 줄 것이다. 아이들에게 산타할아버지처럼 그 멋진 하루를 선물하러 오늘도 북구 문화의 집의 바퀴달린학교는 열심히 굴러간다

 

 

 

잔잔한 울림 게시글 상세 폼
top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