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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아빠와 딸의 뒤죽박죽 요리교실
-아빠와 딸이 대화 할 수 있는 매개체로‘요리’를 추천한다
정두리_8기 모담지기
말바우시장 제2주차장에 있는 협동조합 2층으로 올라가다보면 맛있는 냄새가 풍겨온다. 작은 공간 속에서 아기자기한 소품을 가지고 우왕좌왕 뒤죽박죽 요리교실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가깝지만 먼 사이인 ‘아빠와 딸’이 서로를 위한 요리를 만들어보면서 그 과정에서 추억을 쌓고 훗날 이야기하며 웃을 수 있고 지금당장은 아니더라도 친근함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무엇보다 이 과정속에서는 엄마들의 만족감이 크다.
문화놀이터 가을 대표와의 인터뷰
Q.'아빠와 딸의 뒤죽박죽 요리교실'이란 어떤 것인가요?
A. 작년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통해서 시범운영하게 되었는데 초안 계획은 청년층 자녀로 했었는데 청년층 자체가 가치관이 이미 형성된 상태라서 대화의 참여 자체가 어렵더라구요. 진짜 심각한 문제는 문화예술이 가진 긍정의 힘으로 하기 어렵고. 저희는 대화의 기회를 건네준다는 건데요. 사춘기나 어렸을 때부터 가족문화는 형성되잖아요. 그걸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가족모델이 될 수 있고 서먹해질 수도 있고 그걸 신경쓰자라고 해서 유년기에서 사춘기까지는 힘들어요. 어느정도 잡혀버린 상태라서 사이가 안좋은 집안은 강제로 데리고와서 할 수가 없어요. 아직 사이가 좋을 때 돈독하게 만들어가보자 해서 대상층을 좀 낮게 잡았어요. 신청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일반적인 아빠와 딸로 했는데 일반적인 아빠의 딸로 해서 작년에 진행됐는데 그 중에 기러기 아빠와 딸이 있었어요. 기러기가족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더라구요. 그래서 이건 기러기가족으로 해야겠다고 해서 대상층도 기러기가족으로 바꿨어요.
Q.오늘 오신 분들도 기러기 가족분들인가요?
A.네. 기러기가족이 대부분이에요. 이번에는 약간 보완해야 할 점이 저는 일주일단위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지 사업을 맞출 수 있거든요. 근데 기러기가족 자체가 2주,3주만에 한번 오거나 한달에 한번 오거나 그래요. 그래서 막상 자주오시는 세종시 근무하시는 분들이기도 해서 그런 가족도 중요하지만 혹시나 내년에 하게된다면 2~3주 단위로 오시는 부모님들 대상으로 진행하고 싶네요. 약간 텀이 길더라구요.
Q.매주 오시던 분들이 오시는 형태인가요?
A.기러기가족 6쌍을 모집을 했구요. 6쌍이 1강부터 10강까지 쭉 하는겁니다. 요리만 만드는 게 아니고 요리를 매개체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게 해서 회차마다 주제를 던져줍니다. 저번 회차에서는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주제를 던져주고 가장 친한친구는 누구냐? 라고 물어보면서 요리를 만들면서. 아버님들 스타일이 그렇게 대화를 하라고 해도 대화의 스킬이 부족하셔서 유들유들하게 대화를 이어나가지를 못해요. 끊기죠. 그래서 작은 소품, 이벤트적인 소품을 활용해서 그런 것을 분위기를 살리고자 사비들어서 많이 썼습니다. 촛불같은 것도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했습니다. 환경조성하는 데 많이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Q.프로그램 끝나고 소감도 듣나요?
A.소감은 제일 마지막 회차 때 듣거든요. 작년 시범운영할 때는 대부분이 좋다고 그러시죠. 특히 이건 아빠들 만족도보다 엄마들 만족도가 더 높아요. 엄마들 입장에서도 아빠와 딸이 가서 저녁도 해결하고 오고 친해지기도 하고 그런 시간도 만들어주고. 특히 칼 때문에 정신없어하세요. 아버님들이 신경쓰시느라 정신없어하시거든요. 성장기 가족들은 덜하긴 한데 조그만 아이들이 오면 정신없죠.
Q.앞으로도 쭉 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A.가족단위 프로그램인데 이게 재밌고 그래서 이쪽으로 만들어볼까도 생각하고 있고 그런데 이번에 자체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기는 힘들고 지원사업을 통해서 운영해야하는 면이 있어서 재밌게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다같이 운영해서 의논해서 만들거든요. 재밌게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 만들어서 했으면 좋겠네요.
아빠와 딸은 오늘의 요리 ‘토마토 스파게티’의 레시피를 찾는 것부터가 요리의 시작이다.
말 그대로 뒤죽박죽인 이유가 바로 강의가 없이 자기들만의 요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맛이야 아무렴 어떠냐?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먹는 재미가 더 하지 않겠는가?
아빠들은 서울, 세종시 등에서 당일 아침 부리나케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광주로 내려온다. 도착하자마자 하는 일은 역시 딸과 요리를 만드는 것이다. 피곤하지만 딸들의 웃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아져서 중간 중간 딸들의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토마토 스파게티에 들어가는 미트볼, 스파게티면, 스파게티 소스까지 만들어서 먹으니까 건강에도 좋다.
사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다지기를 하고 토마토에 칼집을 내고 데쳐서 으깨가지고 만든다는 자체가 대단하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무뚝뚝하게 자기 할 일만 하는 부녀도 있고 다정다감하게 매 과정마다 사진찍고 셀카찍는 가족도 있다. 그렇지만 서로의 영향을 받아서 무뚝뚝한 부녀에게 셀카를 찍는 모습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함께 있기만 해도 즐거운 가족이란 없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진심어린 노력과 시간을 쏟아내야 관계가 돈독해지는 법이다. 뒤죽박죽 요리교실에서는 아빠와 딸이 서로에게 그런 시간을 투자하고 맛있는 한끼가 아닌 즐거운 추억을 쌓게 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