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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인큐베이팅 지원사업]
희망필통(必通)이 만들어가는 소통의 장
정두리_8기 모담지기
20여명 남짓한 사람들과 카혼을 두드리며 소리를 만들어 내는 시간을 갖는다. 게임을 하면서 인내심과 협동심을 기르고 사회성을 키운다. 그들은 카혼을 만지고 드릴질하고 스탠실까지 입혀가면서 손수 제작해서 애정이 남다르다. 이들이 있는 이곳은 광산구장애인복지관이다.
사단법인 희망필통은 청소년단체이다. 시작은 장애인쪽 문화예술사업을 하는 선배의 권유로 인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희망필통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비장애인이 편견을 갖지 않고 장애인들과 ‘소통’ 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소통’이라는 것은 장애인이라고 바라보지 않고 그들이 갖고 있는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마치 연애를 처음 시작하는 연인처럼 서로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서로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여러 가지를 하면서 겪게 되는 것처럼 소통이 필요하다.
오늘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드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다. 일반 비장애인이 아닌 광산구장애인복지관에 있는 사회복지사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도 풀고 함께 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다.
게임을 통해 배우는 것
두 팀으로 나뉘어서 하얀팀, 파랑팀이 자기 색깔을 더 많이 만들면 이기는 게임이다. 대신 가운데 사람은 손을 사용할 수 없으니 양쪽 사람과의 협동능력이 더욱 필요하다.
가운데 사람이 아무리 안달이 나도 양쪽 사람은 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으면 웃음이 난다. 이 모습이 자꾸 웃음을 유발한다. 문제는 게임이 점점 진화한다는 것이다. 이제 양쪽 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의 눈을 안대로 가린다. 가운데 뇌역할을 하는 사람이 말하는 지시사항대로 움직여야 한다.
내 마음대로 손을 짚어가면서 뒤집고 싶지만 우리팀의 색깔인지 알수가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발까지 서로가 묶여있으니 퍽 난감하다. 가운데 뇌역할을 하는 사람에게 과부하가 일어나기도 하다. 옆팀을 제한시간내에 뒤집어야 한다는 긴박감과 함께 지시사항을 빠르게 알려주어 위치까지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지시하는 복합적인 생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비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의 ‘소통’은 여기서도 일어난다. 계속해서 뒤로 가라는 지시를 하는 뇌역할이 있다. 이 사람이 원한 것은 앞으로 가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한 번의 게임으로는 뒤로 가봤자 색판넬이 없는 것이다. 그 뒤로 팀원이 그 의도를 알아차린다. 서로만의 ‘소통’을 통해서 알아가는 순간이다.
카혼의 소리가 나기까지
카혼이라는 것은 남아프리카에서 사용하던 타악기이다. 스페인말로 나무라고 한다. 이 나무상자에 타격을 주면 그게 울림통이 되어서 소리가 나온다. 어느 부위에 얼마만큼의 힘을 주는지에 따라 소리가 다르다.
오늘은 곰세마리에 맞춰서 팀별 연주를 해볼 것이다. 한 마디 부분을 각팀만의 색깔로 반주를 입히고 음색을 넣는다.
내가 원하는 음색이 있지만 튀지않도록 나 혼자만 하지 않도록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상의하고 또 무대에 서기까지 연습한다. 짧은 한 마디의 연주이지만 그 부분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운다.
분명히 아까 연습할 때는 마음 편하게 되었지만 무대에 오르니 긴장이 된다. 무대라는 것이 그렇다. 곰세마리 1분짜리 노래를 끝날 때까지는 계속 신경써야한다. 어떤 팀이 반주를 잘하는지, 어떤 팀이 보이는 공연도 준비했는지 잠깐의 심사시간도 갖았다.
흥이 넘치고 문화예술을 즐기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뿌듯하다. 장애인들이라는 색안경을 벗어던지고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에서 함께 하면서 사회참여에 발돋움하기위한 ‘인간’이라는 틀로 바라본다면 좋겠다. 이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하지.. 이런 고민을 주되게 하는 것보다 일단 주의사항만 숙지하고 상처받지 않을 말을 하기위해 배려하는 일반 사회생활처럼 대해보는 것은 어떨까?
광산구장애인복지관 관장님은 희망필통과의 시간에 대해서 좋다고 표현하였다. 요즘은 기관 혼자만의 사업보다는 함께 조인해서 하는 기획이 많다. 그래서 협약할 때도 함께하는 방향으로 가자고 이야기한다. 카혼을 만들면서 같이 투닥투닥 하는 자체가 좋다고 생각한다. 직원들과 보내는 시간이 제일 많으니까 이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장애인들 욕구조사를 했더니 제일 많은 욕구가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아직까지 장애인들이 향유할 수 있을만한 문화예술이 많이 없다보니까 가급적 많이 데리고 나가서 박람회, 마실 같은 것을 하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희망필통과 같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장애인들의 사회참여를 비전으로 하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