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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창의예술학교]
반짝반짝 골든 에이지, 다시 청춘이다!
-재미마중노리학교
김한경_8기 모담지기
창의예술학교는 초등학생부터 어르신을 대상으로 지역이 가진 고유한 문화자원과 결합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창조적 지성 발견하며, 삶의 경험을 지향하는 학교이다. 2017년 창의예술학교는 바퀴달린학교, 재미마중 노리학교, 오디세이 예술학교, 시가 들리고 음표가 읽히는 예술학교 등 네 프로그램이 있으며 그 안에서도 2-3개의 반으로 나뉜다.
이번 지면에서 다룰 공간은 문화약방이 운영하는 ‘재미마중 노리학교’의 청춘반이다. 재미마중놀이학교는 청춘반, 청춘 예술동창회, 가족반 세 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청춘반은 60세 이상의 어르신들과 함께 광주의 문화예술공간을 들여다보며 문화예술 향유와 공감을 배우는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한다. 또한 입문과정을 지나 수요일N 문화마중이라는 주제로 청춘반 졸업생을 중심으로 예술동창회반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인 문화향유를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가족반은 ‘놀이의 재발견 - 애들아! 만들어서 놀장(場)’이라는 주제로, 부모님과 자녀를 대상으로 하며 놀이도구를 직접 만들어 보며 놀이와 예술을 체험하게 된다.
청춘반 참여자들은 4월 입학식에서 처음 만나 매주 수요일 오전을 함께했다. 1학기에는 양림동 근대문화유산 탐방하기도 하고,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플랫폼의 홀로그램극장을 통해 다소 생소한 개념인 미디어아트를 체험하기도 했다. 또한 남도의 대표적 미술관인 의재미술관, 연진미술관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받은 예술적 감수성을 예술창작품을 제작을 통해 발현시켜보기도 한다. 학창시절처럼 여름방학을 지나 설레는 마음으로 2학기를 준비하기도 한다. 2학기에는 광주 근교의 담양예술공간인 대담미술관과 담빛예술창고로 예술소풍을 갔다. 문화예술에 대한 탐구는 단순히 보고,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작수업을 통한 예술표현과 함께 이루어진다. 이러한 탐구와 표현이 연계된 체험은 종종 문화예술교육에서 제외되었던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의 창조적 지성을 발견할 수 있게 하며, 다양한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가을운동회와 미디어아트에 대한 교육을 거쳐 11월 18일 졸업식을 하며 프로그램을 끝마친다.
필자가 찾아간 날은 청춘반에 참여한 10명 남짓의 어르신들이 졸업식을 앞두고, 1년간의 교육과정을 종료하면서 함께한 기억과 소감을 나누는 자리였다. 어르신들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규칙적인 식사를 지키고, 운동을 즐길 것이며 좋아하는 친구들을 자주 만나기, 항상 긍정적인 생각하기, 신앙생활 열심히 하기와 같이 프로그램 이후 긍정적인 변화들을 겪으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건강한 다짐을 했다. 또 한 어르신은 재미마중 노리학교 청춘반에 대해 수업내용이 재미있고, 기다려지는 날이었다며 지난 시간들을 회상하셨다. 특히 소풍, 운동회, 만들기 수업들은 학창시절 이후 못 접했던 순간들이라 즐거운 경험이었으며 1년을 뒤돌아보니 마냥 행복한 기억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청춘반의 참여자분들이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항상 건강이 염려된다며 아프시고, 입원하신 분 없이 프로그램을 마치게 돼서 다행이라는 프로그램 담당자 선생님의 말씀과 또한 어르신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서 ‘나이 든다는 것’과 ‘어른’에 대한 본보기를 배울 수 있었고, 자신이 어르신들께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는 예술강사선생님의 소감을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을 마쳤다. 다음 <문화약방>의 기획자 선생님 인터뷰를 통해서 더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자.
Q. 재미마중 놀이학교 청춘반은 어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가요?
A. 저희는 올해로 3년째 운영을 맡고 있어요. 처음에는 놀면서 친해질 수 있는 동적인 활동들을 주로 하다가 이제는 많이 친해졌으니까 문화공간을 찾아가보기로 했죠. 그런 문화예술 활동들을 하면서 어르신들 저마다 마음속에 하고 싶은 말들이 많으시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이제는 개개인들의 내면의 소리에 집중해서 듣고, 참여자 스스로도 자신의 속에서 하고 싶은 말을 듣고 표현하게끔 합니다. 광주의 문화공간 탐방장소를 정할 때도 어르신들의 욕구를 최대한 반영하여 진행하였습니다. 가령, 한 어르신께서 ‘문화전당’에 대한 말은 자주 들었지만 입구가 어딘지 모르겠다, 우리 같은 사람들도 가도 되느냐 같은 말들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5.18민주평화교류원 임시개방 때 어르신들과 같이 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활동들은 전반적으로 저희가 문화예술교육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화예술에 대해 생각하고, 그 욕구에 따라 저희는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하는 거죠.
Q. 지난 일 년 간 어르신들과 어떤 활동들을 하셨나요?
A. 문화예술 공간을 탐방하자고 하면 멀리로만 나가려고 하잖아요. 저희는 프로그램 참여자들 대부분 남구, 동구에서 사시는 분들이시고, 우리가 사는 이 마을 주변을 먼저 탐방하기로 했어요. 자주 지나다니는 곳이지만 사실 잘 모르는 곳이 많이 있어요. 여기 문화재단에서 하는 홀로그램극장에 와서 미디어아트에 대해서도 체험해보기도 하고, 광주하면 또 산이 많잖아요. 어르신들은 산에 자주 가시는데 산 근처에 있는 의재미술관, 우제길미술관, 담빛예술공간 등과 같이 미술관에도 가보기도 했습니다. 평소 익숙한 공간에 있는 문화예술 공간을 접목시켜 한 발짝 더 다가가게 한 것이죠.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하면 북 치고 장구 치는 것만 생각하는데, 그런 게 다가 아니고 그림도 보고, 전시도 보고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는 활동들을 했습니다.
Q. 비록 마지막 수업이었지만, 오늘 수업을 보면서 기획자·예술강사 선생님들과 참여자 어르신들이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고 느껴졌어요. 프로그램에서 커뮤니케이션은 당연한 것이지만, 강사와 학생의 일방적인 관계를 넘어서 강사선생님도 참여자 어르신들을 통해 배우는 쌍방향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구나하고 느껴졌어요. 문화예술교육 대상을 어르신들로 했을 때 갖는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A. 아 그런 것들이 정말 보였나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강사는 뭔가를 가르쳐줘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어른을 모셔야 한다는 부담이 관계를 오히려 어색하게 만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그런 불편함, 불안이 점차 바뀌더라고요. 중요한 건 세대가 아니라 관계 맺음이란 걸 깨닫게 된 이후부터인 것 같아요. 어르신들을 통해 인생을 대하는 자세를 배워요. 참여자 어르신들을 보면서 나의 노년을 계획하고, 우리도 저런 마음으로, 저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해요. 저희도 토요일은 가족반 수업을 하는데,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만의 장점들도 많지만, 한 아이에 의해서 분위기가 흐트러질 때가 있어요. 그런데 청춘반 어르신들 수업은 서로 조심하면서 배려하려고 노력하세요. 자기 얘기만 하려고 하지 않으시고, 서로의 성향을 고려해서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요. 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면 수업 하나 하나에도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라요. 처음에는 자신 없어 하시다가도 점점 속에 있던 말을 다 꺼내세요. 문화예술교육은 주제보다 내용이 중요한데, 어떻게 그 어느 부분을 건드려서 이야기들을 꺼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해요. 가령, 찰흙 만들기 수업이 주제라면, 찰흙을 만지면서 어렸을 적 엄마와 장독 만드는 이야기를 하는 건 내용이죠. 그런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수업은 그런 다양한 이야기들이 가능해요. 오래 축적된 삶의 경험들 때문이겠죠. 그런 이야기들을 공감하고 들어줄 수 있다는 것과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더 수업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죠
Q. 문화약방이 지향하는 문화예술교육은 무엇인가요?
A. 문화예술교육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 있다는 거죠. 문화예술이란 것이 꼭 잘해야만 어떤 전문가의 활동만이 문화예술이 아니고 내가 향유하는 모든 것이 문화예술이라는 것을 알려드리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청춘반 프로그램을 통해 보고, 직접 체험하면서 기쁨을 배우는 것 자체가 저희가 지향하는 문화예술교육입니다.
Q. 일 년 간 <청춘반>을 함께한 어르신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A. 아프신 분 없이 건강하게 프로그램 마쳐서 감사합니다. 지금처럼 건강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통해 저희 또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인생을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즐기면서 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