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호]2017 광주문화예술교육축제 아트날라리_ 김한경 모담지기
운영자
날짜 2017-11-06 조회수 721
첨부파일

[2017 광주문화예술교육축제]

 

2017 문화예술교육축제 아트날라리

바쁜 일상 속에서 예술 일탈 꿈꾸다!

 

김한경_8기 모담지기 

 

나는 비혼주의자이다. 어른들은 혀를 내두를 것이지만, 많은 젊은 친구들이 비혼을 생각하고, 이야기 한다. 나로써도 되도록 결혼을 지양하고, 혼자 살 수 있다면 홀로 화려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 기저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양육비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아이를 키워보지는 않았지만 유치원은 영어유치원을 보내야 글로벌한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하다못해 키.카(키즈 카페)를 다녀도 좋은 동네에 있는 키즈카페를 다녀야 한다고 벌써 아이를 낳고 기르는 친구를 통해 들었다. 이러한 치열한 양육세계에 발을 담기도 전에 두 손, 두 발을 들어버렸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그러한 상황이 눈앞에 펼쳐진다면, 나는 그러지 않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남들보다 좋은 것을 하고 싶은 욕망이 양육의 과정에서도 드러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 희망을 발견할 때가 있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표정을 볼 때다. 그런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표정은 어떤 다짐들을 무력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토요일 오후 1시, 문화재단 앞 아시아다문화커뮤니티문화공원 주차장에서 2017년 광주문화예술교육축제가 펼쳐졌다. 아트날라리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축제는 “놀 때가 제일 예뻐!”라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아트날라리는 부정적 의미의 날라리가 아니라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문화예술을 즐기는 끼 넘치는 사람들’ 이라는 경쾌하고 발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17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35개 운영단체와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20개 단체 그리고 창의예술학교 북구문화의 집을 포함한 총 56개 단체의 체험과 공연, 전시가 기획되었다. 운영단체, 예술가, 참여자 그리고 시민이 한데 어우러져 바쁜 일상 속에서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일탈을, 예술적 일탈로 탈바꿈하여 즐길 수 있는 난장이 펼쳐졌다. 

 

평소에 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해보는 짜릿한 순간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주변 흔한 재료를 갖고 탱크를 만들어 조종해본다던가, 도로를 점령하며 바닥에 낙서를 한다던가, 아무리 부딪혀도 아프지 않는 결투를 하기도 한다. 가채를 만들어 한복과 입어보는가 하면, 무알콜의 모히또를 스스로 만들어 마셔보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예술가와 참여자, 프로그램을 참여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활동을 바라보는 시민들이 만난다. 그러면서 문화예술교육은 사람과 사람을 잇고, 일상에 행복 씨앗 뿌리면서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간다. 

  

2017 아트날라리는 ‘본때를 보여주자 공연장’, ‘어지르자 광장’, ‘수다떨자 작업장’, ‘날라리 그림대회’, ‘멍때리자 언어의 계단’, ‘냠냠쩝쩝 군것질’로 크게 6개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공연을 보고 싶으면, 공연장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공연을 즐길 수 있고, 광장에서는 56개의 각종 체험부스들이 마련되어 있어 원하는 부스에 가서 체험할 수 있다. 

 

수다떨자 작업장

‘수다떨자 작업장’에서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나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에서 실시했던 프로그램 결과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들강달강 어린엄마 삶을 요리하다’에서는 미술과 요리를 접목하여 미혼의 양육모들이 공동생활을 하면서 개발한 요리 레시피들을 전하고 있다. 또한 양림동 건축학교에서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양림동의 대표 건축물을 직접 만든 것을 전시하고 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사)청년문화허브에서 운영된 <보노보노 인생학교>프로그램 전시였다. 청년A라는 익명으로, 한 청년이 취준생으로써 겪은 괴로움에 대한 고민을 편지로 전했다. <나미야 잡화점을 현실로>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이러한 고민편지들을 받아 답장해주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한다. 익명의 누군가의 고민이 개인의 내부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공중으로 흩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들어주고 답장을 통해 위로를 전함으로써 이름 없는 자끼리 소통하게 된다. 어떤 커뮤니케이션은 이름이 없음으로써 소통이 더 잘 이루어지기도 한다. 

 

멍때리자 언어의 계단

‘멍때리자 언어의 계단’에서는 각 단체들이 생각하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전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을 정의하긴 어렵지만 단체운영을 통해 느끼고, 경험한 것들은 ‘삶의 지혜’(협동조합산수다락)이자, ‘상상을 거르는 습관’(코끼리협동조합)이기도 하고, 때로는 ‘성장통’(화월주)을 겪으며 자라나는 것이기도 했다. 

  

각 부스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며 성황리에 축제가 진행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부스는 <ART PILLS>였다. 미술심리치료로, 색깔을 통해 현재 나의 심리상태를 알아보고,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준다. 처방은 그림과 시이다. 모네의 그림 한 장과 짧은 시 두 편을 처방받았다. 어렸을 적 병원놀이의 추억을 회상하게 되면서 문화예술교육이란 이처럼 어렸을 적 즐겨하던, 사람들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다가가면서도 예술적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약으로 곰돌이 젤리를 처방 해주었다. 별 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행사가 끝날 때까지 약 봉투를 손에 쥐고 있으면서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었다. 

  

산수초등학교 5학년 서세린 참여자는 사전접수를 받은 일부 체험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프로그램이 다양하며, 평소에 접할 수 없었던 특이한 체험들이 많아 재밌었다고 했다.

 

산수초 서세린 참여자 인터뷰

Q. 아트날라리에는 어떻게 알고 오게 참여하게 됐나요?

A. 저는 (사)들꽃영토 선생님을 따라서 아트날라리라는 행사가 있다는 것을 듣고 오게 됐어요.

 

Q. 오늘 아트날라리에 참여해보니까 어땠어요?

A. 선생님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라고 해서 혼자 돌아다녔는데, 처음 간 곳 몇 군데가 예약제라서 당황했어요.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이었는데, 아쉬웠어요. 그냥 프로그램만 즐기는 게 아니라 스탬프를 5개 모아오는 것도 재밌었어요. 들꽃영토뿐만 아니라 영재스쿨이나 학교나 방과후 활동에서는 못해본 것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Q. 가장 좋았던 프로그램은 뭐였어요?

A. 오늘 한 거 다 좋았는데, <우리집 정원 만들기>가 기억나요. 미니화분을 만들었는데, 평소에 화분 길러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꾸민 걸 집에 갖고 가서 키워볼 수 있어서 좋아요. 오랫동안 잘 키우고 싶어요. 다른 곳과 다르게 실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없었던 체험들이 여기에 많아서 좋았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친한 친구들이랑 같이 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 주변에 이런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잔잔한 울림 게시글 상세 폼
top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