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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시나요? 나에 대한 해답, Re플레이광주
<은암미술관>
윤혜진_모담지기
두껍던 옷차림이 모르는 새에 가벼워지고 봄이 온 지도 모르게 꽃은 피고 지었다. 단지 바쁘다는 이유로 우리는 나를, 주변에 있는 것들을 무관심으로 일관하기도 한다. 어느덧 5월이다. 5월은 근로자의 날이니 어린이날이니 어버이날이니 스승의 날이니 하며 우리에게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을 던진다. 누군가에겐 혼란스럽고 어려운 질문일 것이다. 여기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채 누군가의 엄마, 아내로 살아가고 있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예술을 통해 잊고 있던 나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림을 그릴 때는 치유받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프로그램 전체적으로 감정 표현을
하는 수업들인데 이를 통해 나를 알아가고 되돌아보며 치유를 받을 것 같습니다.
▲수업에 열중하는 수강생들의 모습
4월 20일, 광주 동구에 위치한 은암미술관이 조용하지만 설레는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 이곳에서 지역특성화 문화 예술프로그램인 ‘예술로 나를 찾다 Re플레이광주’ 첫 수업이 시작하기 때문이다. 빔 프로젝터가 설치되고 오늘 나와 주변 사람들을 자유롭게 표현할 몇 가지 도구들이 책상 위에 올려져 있다. 점차 프로그램 시간이 다가오자 저마다 다소 설레고 어색한 표정을 가진 수강생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예술로 나를 찾다 Re플레이광주 포스터
Re플레이광주 첫 프로그램의 시작은 털실을 이용한 자기소개였다. 먼저 자기소개를 하고 질문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털실을 던져 털실의 다양한 모양이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이다. 미술을 전공하는 둘째 딸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프로그램을 신청한 어머니, 작은 공방을 운영하며 다양한 작품 제작을 하고 싶어 신청한 어머니, 친구와 함께 나를 찾고자 프로그램에 신청한 어머니 등 다양한 이유들이 모여 털실의 모양이 완성됐다. 다소 어색했던 첫 만남과 달리 털실이 오고 가며 분위기는 한층 편안해졌다.
▲ 털실을 이용한 자기소개로 행위예술을 하는 수강생들
털실 자기소개를 뒤이은 프로그램은 나와 주변 사람들을 동물로 표현하기였다. 수강생들은 약 30분간 자신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 자신을 독수리로 표현한 수강생과 예쁜 꽃으로 표현한 수강생, 자신의 딸의 방이 지저분하다며 딸을 돼지로 표현하는가 하면 자신의 남편은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며 코끼리로 표현하기도 했다. 어떤 수강생은 자신을 공작새로 표현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에 수강생들은 위로와 칭찬을 공유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참여하신 어머니, 아버지들도 처음에는 어색한 모습을 보였지만 예술로 나를 찾는다는 Re플레이광주에서 그동안 잊고 살아왔던 ‘나’를 찾고, 예술에 한층 더 쉽게 다가가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 나와 주변인들을 동물로 표현한 후 발표하는 수강생들
프로그램을 기획하시고 지도하신 주강사 조아라 선생님과의 인터뷰
Q. Re플레이 광주는 어떤 문화예술 프로그램인가요?
A. 너무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와 자아를 잊고 살아온 성인들에게 예술을 통해서 자아탐색을 하고 또, 예술을 어려워하는 성인들에게 다양한 예술의 종류와 막사발 제작, 스트링 아트, LED 전등 제작 등 작품제작을 통해 쉽게 다가가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
Q. Re플레이 광주를 기획하신 계기가 있나요?
A. 성인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저희 엄마였어요. 요즘 세대들은 문화생활을 상대적으로 쉽게 접하지만 엄마 세대는 전시장을 가고 예술을 즐기는 것을 불편해하시더라고요.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해하는 거였죠. 또 본인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자아를 잊고 찾아오셨고요. 그래서 예술 활동을 통해 자아를 찾고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앞으로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첫 수업은 다들 행위예술을 ‘어렵다’, ‘기괴하다’ 하셔서, 행위예술에 대한 소개와 우리가 자기소개를 하는 행위도 하나의 예술이 될 수 있다.를 알려드리고자 털실을 이용한 자기소개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또한 털실을 이용하여 자기소개하면 부끄러운 감정을 이완 시킬 수 있고요. 자아탐색과 예술 작품 제작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진행이 되는데요. 나를 찾는 활동( 퍼스널 컬러, 감정 그래프)에서 시작하여 작품을 통해 나를 표현(스트링 아트, 1인극) 하고 작품제작(막사발, LED등 제작)까지 이어지는 활동입니다.
Q. 가장 기대되는 수업이 있으신가요?
A. 1인극 수업이 가장 기대됩니다. 1인극 수업은 감정 그래프를 만들어서 1인극을 만드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예정된 프로그램 대다수는 작품을 만드는 수업인데 반해 1인극은 다른 매체 없이 스스로 나 자신을 표현하기 때문에 가장 기대가 되고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일 듯합니다.
Q. 약 일 년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프로그램이 끝나고 참여자들에게 기대하는 효과가 있나요?
A. 12주씩 두 번의 기수로 운영이 됩니다. 잊어버린 자아를 찾는 것과 내 감정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 또 프로그램에서 운영된 작품 제작 활동이 취미생활로까지 이어지고 문화예술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법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문화 예향의 도시인 광주에서 성인들이 문화를 향유하고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 위주의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에 정작 학부모들은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렵고 즐기기 힘듭니다. 성인들이 먼저 예술을 쉽게, 편하게 접하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성인들이 문화예술을 즐기면 덩달아 문화예술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담당자께서 지향하는 문화예술교육이란?
A. 아이들에게는 공교육에서 하기 힘든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성인들에게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을 좀 더 어렵지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싶고 다양한 연령층이 문화를 공유하고 예술을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공간안내
광주광역시 동구 서석로 85번길 8-12 은암미술관
*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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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9기 모담지기) 윤혜진은 광주 계림동에 살고 있다. 이따금 버스를 타기보다는 걷기를 즐겨 하는 뚜벅이다. 국문학과 문화·예술을 배우고 있지만 글이 가진 놀라운 힘과 에너지를 알기에 글쓰기 전 수만 번 고민하는 겁쟁이이기도 하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여름밤과 커피를 좋아한다. 광주지역 문화예술 공간을 소개하고 나 역시 그 공간 속에 스며들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