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호]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_정연이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07-04 조회수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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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예술교육연구소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 워크숍 인생라운드#

통신원 정연이


“인생의 사계는 계절만큼이나 전환기로 점철되어 있다.”
-심리학자 Daniel J. Levinson-


 일반적으로 '생애 전환기'라 함은 신체의 상태가 다른 방향으로 바뀌어가기에 생애를 위한 관리가 필요한 시기로 만 40세와 만 66세를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주로 의학적 단어로 많이 사용된다. 개인의 삶이 길든 짧든 상관없이 주어진 생애기간 동안 크고 작은 수많은 굴곡진 전환을 통해 살아가는 것이 일생이다. 흔히 볼 수 있는 문구인 '마흔이란 무엇인가'는 20대인 나에게도 20년 뒤를 생각하게 만드는 마음을 제공한다. 그래서 만 40대나 만 66세가 아니어도 생애 전환에 대해 모두들 조금은 할 말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인생 전환기 시점을 맞은 광주 시민을 위한 '인생라운드#' 워크숍이 지난 6월, 4주간 진행되었다. 광주 시민들이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더욱 풍요로운 생애전환기를 보낼 수 있도록 광주문화재단에서 특별한 강의를 마련했다. 전 차시 출석자에게는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명의로 수료증이 발급된다. 1차시는 전체적인 오리엔테이션, 2차시는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3차시는 청년 대상으로, 4차시는 신중년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특강을 마치면 라운드토크로 강연자와 시민들과의 자유로운 소통이 시작된다.


▲ 인생라운드# 강의 소개 중인 문화예술교육팀 정혜영 팀장

 우리 함께 성장하자
 우리 주변에는 아동, 청년, 장년, 노년기 등 생애 주기 건마다 끊임없는 고민과 해결책이 요구된다. 이것을 ‘문화예술교육’이라는 명목에 따라 비슷한 교육, 가르침을 받으며 이대로 진행되어도 괜찮은 걸까? 개인들은 동일한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다르게 반응하며 각자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다르다. 개인의 생애변화 또한 모두 계획된 것도 아니고 갑작스럽게 발생하기도 한다. 인생라운드 첫 번째 강연자는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의 정경운 교수로 그동안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법으로서 몇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교육이 아닌 ‘배움’으로 누가 가르치는 것이 아닌 수많은 관계를 통해 자신이 배우는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생애주기가 아닌, 생애전환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야하며 ‘우리’가 아닌 ‘우리들’로 인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것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해야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어떤 이유로든 타자를 억압하고 배제하는 것을 안 된다는 것, 그래서 상호공존의 대상이 되어보는 것으로 삶을 이어나가면 된다.
 두 번째 강연자는 무늬만커뮤니티 김월식 대표로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도대체 생애 전환기란 무엇이며 자신이 왜 문화예술교육을 하는지 설명한다. 일상적인 삶에서 관찰되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문화예술교육이라고 말하며 제도화된 프로그램을 비판했다. 그 프로그램들은 잘 짜여진 시간 안에 미션을 수행하듯 참가자들에게 같은 수행의 속도를 요구하고 강박에 시달리게 만든다. 우리 뇌는 야생의 사고도구를 통한 활성화를 시켜주어야 이성과 감성의 균형 있는 사용을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강사의 태도와 참여자들의 상상력이 함께 만들어지는 ‘마음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 강의 중인 전남대 정경운 교수와 무늬만커뮤니티 김월식 대표

우리의 예측 가능성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들은 부모의 높은 교육열에 의해 그 나이에 누려야할 놀이 및 여가가 박탈된 채, 심리적으로 불만족 상태인 것도 모두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문화예술교육이 아동·청소년에게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지금껏 다수 이루어져왔다. 두 가지 문장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려서부터 건강한 성장의 예측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과 지금 우리 사회에서 그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내용에 대해 컬쳐커뮤니티동네 대표 양재혁이 ‘칭찬’이라는 단어로 강연을 시작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며 칭찬은 상호작용이다. 상호작용은 과정의 공유에서 생선된다고 한다. 즉 아동, 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포인트는 믿음과 지지를 바탕으로 하는 과정의 생산이라는 뜻이다. 그는 지역아동센터의 구성원들 간의 관계 문제에 집중하고 그룸홉, 일반 아이들까지 범위를 확장시킨다. 이렇게 과정으로의 집중을 시키면 아이들에게 결과를 중요시하는 한국 사회에서의 새로운 충격을 선사하게 된다. 결과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대상자들에게 특정되어진 유의미를 생산하게 된다고 말한다.
 문화공동체 아우름 대표 김혜일도 이와 비슷한 해법을 전달한다. 자연에서 스스로 경험하고 배우며 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러운 관계를 통해 통합적 사고를 지녔던 아이들이 근대 교육에서는 시스템에 가두어지게 된다. 또한 우리 교육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다양한 열린 가능성을 바라봐야한다고 이야기한다. 다르게 살아도 괜찮다는 점, 나에게도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 강의 중인 양재혁 대표                                           라운드 테이블 진행 중인 김혜일, 양재혁 대표 

우리 모두 1인 기획자
 유행처럼 ‘청년정책’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 늘어난다는 것은 청년이 배려의 대상이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 세대의 많은 청년들이 쌓아놓은 덕분에 큰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고성장시대에서 저성장시대로 진입한 후 일 자리는 폭발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큰 변화를 위해 고단히 노력할 이유가 적어듦에 따라 관심을 일상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문화예술커뮤니티 ‘동네형들’의 대표 박도빈은 일상의 변화를 위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지역주민들의 행복을 증감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가 활약하는 곳은 서울특별시 강북구가 되겠다. 동네형들 홈페이지만 들어가도 정말 많은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청년 약국’이다. 2012년부터 사회적으로 청년 문제가 부각되었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전국의 평범한 청년들이 모여 2박 3일 동안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누구나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생각과 모두 1인 기획자로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한다고 한다. 박대표는 예술을 하루를 살아도 의미 있는 것으로 말하고 사람들과의 적당한 거리감이 커뮤니티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현재 괜찮아마을 청년들의 기획을 덜어내는 것, 삶에서 우리가 덜어낼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한다는 공장공장의 대표 홍동우의 이야기는 정말 편안하게 들을 수 있었다. 청년들이 살아가는 법은 시작이 반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된다. 홍대표는 청년을 이해하고 그들이 사랑하는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인 곳을 ‘괜찮아마을’이라고 말한다. 이곳은 독특하게 전라남도 목포시에 위치한다. 홍대표의 고향이 목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마음속에 고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잃어버린 고향을 공동체에서 찾게 되었다고 한다. 덜어내는 만큼 버는 것, 부지런히 사는 어떤 ‘인간’의 모습을 늘 간직하고 살았으면 한다. 청년들의 에너지는 그때만 존재하기에 현실을 직시하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곳이 주변 곳곳에 있으면 좋겠다.

 
 문화예술커뮤니티 동네형들 박도빈 대표                       공장공장 홍동우 대표

우리는 늘 변화한다
 오늘날 성인기에도 생애전환을 자주 경험함에 따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환학습, 평생교육 등의 키워드들이 증가하고 있다. 광주에서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2가지가 있는데 정민룡 북구문화의집 관장이 소개했다. 첫 번째는 광주 월산동 ‘달뫼마을’ 할머니들의 인생이야기를 주제로 한 예술교육프로그램 ‘달할매 학교’가 있고 두 번째는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시작한 중장년여성을 대상으로 한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 ‘경자씨와 재봉틀’이 있다. 그는  생애주기의 의미를 통합적인 ‘삶’의 연속 과정으로 보지 않고 연령기를 분절시키는 것이라고 보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보다는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의 의미가 더 중요하다고 앞서 정경운 문화전문대학원 교수와 같은 의견을 내세웠다. 전 생애 동안 인간은 발달, 유지, 쇠퇴를 통하여 변화한다. 생애 전환은 즉 자기 성찰의 의미이고 진정한 자기 성찰이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깨달음을 얻게 된다.
 문학 평론가 고영직은 이것을 ‘나이 없는 시간을 성찰한다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우리가 나이 들지 않는 다는 뜻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노쇠해가는 와중에도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나이 듦과는 다르게 시간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시인이 되고 누구나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현재 새로운 과제는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 간의 만남과 대화를 확장해야한다고 말한다.


▲ 라운드테이블 진행 중인 고영직 문화평론가와 정민룡 관장 

 작년 서울문화재단에서 서울시민 약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민문화향유 실태조사에서 대부분 중년의 시민들은 아이들을 위해 문화 관람 및 체험을 하였지 자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해보지 못했다며 자신만의 문화를 즐기고 싶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신중년들의 외침을 우리 사회가 하루 빨리 받아들여 참가자가 문화생활을 즐길 줄 아는 자가 아닌 모두가 내 삶을 즐길 줄 아는 자가 되길 바란다.

 

 

정연이 (10기 통신원)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에 깊이 빠져들고 싶어 문화예술기획으로 한 번 더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나는 발로 뛰어 문화예술의 현장과 친해지고 진실한 마음과 생각으로 글을 쓰겠다. 또한 모양새가 그리 곱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언제든지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취재하는 통신원이 되겠다. 나는 내가 더욱이 꾸며진 미소와 외모보다는 자신을 정갈하게 다듬을 줄 아는 지혜를 맛보며 행복해 할 줄 아는 소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 의미 있는 삶은 온전히 나만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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