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호]왕(王)이 사랑한 보물, 손으로 그려보다(국립광주박물관)_선단비 모담지기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8-04-05 조회수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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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이 사랑한 보물, 손으로 그려보다

‘토요일 토요일은 박물관’(국립광주박물관)​

 

선단비_ 9기 모담지기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유독 빨리 물러난 3월.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꽃들도 반가운 듯 일찍이 꽃봉오리를 피웠다. 국립광주박물관에도 봄이 찾아왔다.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과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만개한 목련들, 그 사이에서 많은 가족 단위와 커플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들이 온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번 박물관에서는 특별 전시로 12월 19일부터 4월 8일까지 ‘왕(王)이 사랑한 보물’ 전을 전시 중이다. 동시에 박물관 왼쪽에 위치한 어린이 교육관에서는 이 전시와 연계하여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토요일 토요일은 박물관(이하 토토박) - 도자기 핸드페인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은 낯설기만 한 중세 보물에 대해 알아가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간. 많은 가족 단위들이 프로그램에 방문하여 모둠별로 자리에 착석하였다.


왕이 사랑한 보물을 이야기 해보다.

프로그램의 순서는 전시와 관련된 이론 수업을 들은 후 도자기의 과정인 슬립캐스팅을 체험하고 도자기에 핸드페인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토토박’ 프로그램을 이끌어주실 담당자 ‘서다솜’ 선생님. 앞으로 나오셔서 이번 전시의 주요 인물 작센의 선 제후인 아우구스투스와 그에 대한 얽힌 이야기들을 하나 둘 풀어놓으신다. 아이들에겐 다소 어려운 주제일 수 있지만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해주신 덕분일까 웅성거리던 분위기도 점점 사그라지고 수업에 경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상아는 코끼리의 어디에 있을까요? 얼굴, 코, 입, 뿔? 코끼리의 엄니에 있어요.”

“코끼리가 1700년에 있었을까요? 사실 코끼리는 이 당시에 굉장히 보기 힘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아우구스투스는 이 구하기 힘든 재료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으로 왕위의 권위를 표현했어요!”

 

또한, 수업 중간 중간에 질문을 하며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게끔 유도하신다. 아이들은 곰곰이 생각하게 되고 손을 번쩍 들어 직접 이야기해본다. 가끔은 발표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선생님의 격려 덕에 용기 내어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도 한다.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은요~” 라며 자신 있게 손을 들고 알고 있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 주변 사람 모두들 놀라게 한 학생도 있었다. 

  

이어 도자 기법 중 하나인 슬립캐스팅. 슬립캐스팅은 석고 틀 하나로 같은 도자기를 다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 방법이다. 먼저 강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후 앞서 문제를 맞힌 학생이 대표로 나와 직접 석고 틀에 슬립을 부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 후의 과정은 수업 시간에 진행할 수 없어 기존에 완성된 도자기를 보여주셨는데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들까지 모두 앞으로 나오셔서 이곳저곳 세심하게 관찰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도자기가 어떤 제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알찬 수업이었다.

 

보물을 그려내는 아이들

본격적으로 핸드페인팅을 진행했다. 먼저 종이와 연필을 나누어주면 아이들은 용지에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직접 그려낸다. 꽃을 그리기도 하고 파라솔을 그리기도 하고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용을 가장 많이 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스케치가 끝난 아이들은 나눠 준 초벌도자기에 스케치를 다시 옮기고 도자기용 물감을 이용해 색을 입혀나간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점점 형형색색으로 뒤덮여지는 도자기는 마치 생명력을 얻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천방지축 아이들도 오늘만큼은 모두 자기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집중해서 도자기에 그림을 채워나갔다. 가끔은 앞에 있는 친구의 그림을 슬쩍 구경하기도 하고 서로의 그림을 자랑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자신이 원하는 색을 만들기 위해 이 색 저 색을 섞어가며 연구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함께 오신 부모님들도 흐뭇하게 바라보시거나 아이와 이야기하며 함께 붓을 움직이셨다.

 

그림이 마무리된 아이들은 자신이 앉았던 책상을 직접 치운 후 도자기를 들고 ‘토토박’ 플랜카드에 서서 차례대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자신이 그린 그림에 만족스러운 듯 당당하게 그림을 보여주며 포즈를 취하였다. 

 

우리의 노고도 알아주길 바라며!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선생님들은 자리에 앉아 아이들이 그렸던 도자기에 다시 색을 입히고 선을 그으신다. 어느 때보다 더 몰두하며 보정 작업을 하시는 모습. 그림이 좀 더 깔끔하고 예쁘게 나오기 위해 한 번 더 진행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신다.  

어쩌면 아이들의 손길에서 끝낼 수 있었지만 선생님들의 정성이 더해졌기에 비로소 아이들의 보물은 매듭짓게 된다. 도자기는 또 다시 불에 구워진다. 그 뜨거운 불길 안에서 선생님들의 노고는 아이들의 그림과 함께 녹아들 것이다.

  

Q.‘토요일 토요일은 박물관’ 참 독특하고 통통 튀는 제목인데요. 이 프로그램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일단 국립광주박물관은 상설 전시와 특별 전시로 나뉘는데요. 상설 전시는 항상 같은 전시를 운영하는 것, 그리고 특별 전시는 기간을 정해 그 기간 안에만 전시하는 것을 말해요. ‘토요일 토요일은 박물관'은 그런 특별 전시와 함께 연계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특별전시 기간 중 랜덤으로 지정된 토요일 2시부터 4시까지 진행이 됩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여는 주말 가족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전시와 관련된 내용이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여 계획하죠. 특별전시는 박물관에서 1년 중 3회 전시를 여는데 이번 전시 프로그램은 6회 차 중 5회 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Q. 그럼 이번 ‘토토박’ 프로그램을 핸드페인팅으로 계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토토박’은 특별전시 연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 전시에 맞춰 프로그램을 제작을 하게 되는데요. 이번에는 ‘왕이 사랑한 보물 전’ 중 3부에 도자기의 방이 있어서 그 소스를 토대로 도자기 핸드페인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특별 전시는 다음 주를 끝으로 막을 내리는데 핸드페인팅 프로그램도 4월 7일 토요일에 마지막으로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Q. 핸드페인팅 프로그램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나요?

A. 일단 전시와 관련된 전체 개요와 주요 유물 소개, 이와 얽힌 이야기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하고 수업과 필요한 영상을 소개합니다. 페인팅의 경우 초벌 기물에 들어갈 그림을 먼저 준비한 자료에 스케치한 후 기물에 다시 그림을 옮깁니다. 스케치가 마무리 되면 도자기용 물감을 사용하여 페인팅을 하죠. (도자기엔 쇳가루가 함유되어있기 때문에 도자기에 맞는 물감을 사용해야 해요.) 수업이 마무리되면 재료들을 각자 정리한 후에 학생 부모님께 설문지 드려서 이번 프로그램은 어떠했는지 피드백을 듣고 다음 프로그램 계획할 때 참고합니다. 도자기의 경우 재벌까지 거친 한 달 후에 찾아갈 수 있습니다.

기존 프로그램과 차이점이 있다면 원래는 이론과 전시실 학습으로 진행이 되지만 이번 ‘왕(王)이 사랑한 보물 전'은 유료 전시이기 때문에 전시실 학습 대신 이론 30분, 체험학습 1시간 30분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수업의 일부였던 슬립캐스팅도 전시가 유료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포함이 되었던 거죠. 

  

Q.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간단한 소감도 말씀해주세요!

A. 시민들께서 그냥 특별 전시만 관람하시면 유물에 대한 내용을 잘 모르고 가시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그와 연계된 체험학습을 진행하면 전시에 대한 이해도 훨씬 잘 된다고 이야기하세요. 특히, '토토박' 은 가족 단위로 참여가 가능하니까 프로그램을 통해서 엄마와 아이가 소통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Q. 곧 마무리라니 참 아쉽네요. 그럼 이 프로그램 이후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다음 프로그램은 ‘금용일섭’이라는 근대 부처를 만든 인물을 전시할 예정인데 아직 기획 단계여서 정확한 계획을 이야기하기 어렵겠네요. 전시 기간은 5월 18일부터 7월 1일까지로 예정되어 있고 저희 ‘토토박’도 이 전시에 맞춰 기간 안에 지정 토요일 2시부터 4시까지 진행할 거 같습니다. 만약 ‘토토박’ 프로그램에 신청하고 싶다면 수업 공지되기 2주 전에 선착순으로 인터넷 접수를 진행하니까 많은 참여 바라고요. 자세한 내용은 국립광주박물관 홈페이지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정말 이야기만 들어도 뿌듯하실 거 같아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담당자님께서 생각하는 문화예술교육이란 무엇인가요?

A. 저희 같은 경우 박물관과 문화예술교육을 많이 하는데 연계 전시이기 때문에 주제가 조금 제한적이지만 문화예술교육은 많은 요소들을 이용해 프로그램으로 계획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문화예술교육이란 ‘소통’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문화, 예술, 교육. 이 세 단어가 합쳐진 것처럼 문화담당, 예술 하는 사람, 교육하는 사람이 각자의 위치에서 하나의 문화예술교육을 만들기 위해 서로 교류를 이어나가죠. 박물관을 예를 들어본다면 전시실에 계시는 큐레이터와 저와 같은 에듀케이터가 존재하는데 서로 간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서 새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계획하죠. 그래서 소통은 절대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공간안내 : 광주 북구 하서로 110 국립광주박물관 T.062-570-7000

*관련링크 : http://gwangju.museum.go.kr/

 

선단비(9기 모담지기)                                                                                                            늘 그렇듯 새로운 시작은 낯섦과 설렘이 공존한다. 동구에서 재봉틀과 함께 청춘을 엮고 있던 나는 기자단이라는 새 옷을 걸치고 광주 곳곳을 돌아다니기로 결심한다. 예술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에서는 문외한적인 모습을 보였던 나 자신에게 회의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서툴고 어수룩한 솜씨지만 광주 시민들과 문화예술의 연결 고리가 되기 위해 모담지기에 지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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