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뜨르릉]✉코스피가 가래떡 먹여줄까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5-12-09


2025년 10월호(vol.135)
어제 오후. "코스피 4000 시대가 열렸다"라고 자축하는 뉴스를 듣고 좋은 일인갑다 싶었습니다. 나라 형편이 펴지는 모양인데, 국민도 덕 좀 보려나 쬐끔 기대하면서요. 또 어제 오후. "이젠 다들 문화산업에 관심이 많죠. 문화예술교육은 아니에요." 광주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이십 년 넘게 일해온 한 선생님은 한 겹 바지에 오들거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의 시선 끝엔 빛고을시민문화관 벽에 걸린 '광주 문화예술교육 축제 - 아트날라리'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여섯 글자를 붙잡고 벌인 일들은 대체 어디로 흘러들어 가고 있을까. 답 없는 질문을 뇌까렸습니다. "겨우 몇 사람 가지고 몇 달 동안 이 돈을 써요? 그거 보다 몇 백 명한테 공연 한 번 하는 게 낫죠." 문화예술교육이 궁금하다면서 이내 숫자만 슥 훑고 가는 관계자들의 복붙 반응이 떠올랐습니다. 돈 되는 일이 돈 안 되는 일을 오래오래 밀어주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뭐, "문화예술교육만 짱이다" 이런 소릴 하려는 건 아니고요. 문화와 예술로 사람을 변하게, 성장하게 돕는 일은 귀항께요.
 
에이, 벼락같이 추워져서 마음도 오그라드나 봅니다. 이럴 땐 여러분이 벌이는 뜻있는 뻘짓거리를 구경하는 수밖에. 월계초등학교 어른과 아이가 가꾼 구들장 논에 풍년이 들어 가래떡 뽑아 나눴다는 농한 풍경, 대일밴드 하나 믿고 못과 망치를 손에 쥔 어린이 목수들 옆에서 붕붕 설레었던 추소현 씨의 고백, 풀 뽑는다 밥 차린다 그림 그리기 싫다며 내뺀 고흥 할머니들을 떠올리며 사람과 사람 '사이'를 큰 눈으로 다시 들여다본 극작가의 깨달음을 엮었습니다.
 
세 사람의 이야기가 뜨거운 김 뿜는 다리미처럼 
까닭 모르게 구겨진 마음을 쫙 펴고 지나가기를.

그 속에서 아이들은 단순한 체험이 아닌 농(農)한 감각을 배웠을 것이다. 함께 만들고, 함께 심고, 함께 거두고, 함께 나누는 기쁨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감각은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문제를 풀어나가고, 서로 협력하며 아이들의 환경을 만들어간 어른들의 마음이 빚어낸 수확이기도 했다.

처음엔 ‘처음’이란 게 참 쉽지 않은 순간, 그래서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순간이었다. 이제 나에게 ‘처음’이란 조금은 설레는 것. 또다시 올 처음, 그때는 대일밴드를 꼭꼭 어루만지며 첫 못질에 눈을 반짝이던 어린이 목수를 떠올리게 될 순간이 되지 않을까. 이 다짐과 함께.“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문화예술교육에서 ‘참여자 중심’은 여전히 화두다. 일방적으로 참여자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참여자 스스로 경험을 통해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것. 그것을 위해 우리는 잠시 멈춰야 한다. 멈춰서 상대방의 눈을 보고 표정을 살피고 호흡을 맞춰보자.
광주광역시 남구 천변좌로 388번길 7 빛고을시민문화관
TEL : 062) 670-7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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