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뜨르릉] CHOOM, 춤, DANCE – 모두 다 춤이야!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5-06-25

 

CHOOM, 춤, DANCE – 모두 다 춤이야!



신희흥 / 태이움직임교육연구소 대표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듯,

걷는 것도 CHOOM이고, 노는 것도 춤이고, 요리하는 것도 DANCE~ 모두 다 춤이야!

 


결국, 춤에는 정답이 없다


나는 늘 ‘춤’이라는 것을 노랫말 흥얼거리듯, 일상에서 부르며 산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걷기가 춤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많은 사람과 함께 삶 속에 존재하는 리듬을 춤추었던 것 같다.


“어? 걷기가 춤이 되네요.”

“둘이 하니까 더 쉬워요.”

“여럿이 하니까 마음 맞추기가 어려워요.”

“같은 색 양말을 신으니까 무용수 같아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깨달았다. 춤은 동작하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 함께 움직이는 순간에 탄생한다는 것을. 평범한 몸짓 하나에도 이야기를 담을 수 있고, 관계가 흐를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춤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을.


“걷기가 춤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많은 사람과 함께 삶 속에 존재하는 리듬을 춤추었던 것 같다. ⓒ신희흥



CHOOM, 마주하기


2005년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학교예술 무용강사를 하면서 기교만 가르치는 일이 아닌 모두를 위한 무용교육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모든 국민은 무용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라는 믿음으로 초등학교와 특수학교에서 수업했고, 몸으로 만나는 교육이 가능하다고 깨닫게 되었다. 이후 2007년부터 소년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무용교육 기획자이자, 무용교육 행정가로 활동하며 여러 현장에서 춤의 가치를 실험하고 확장해왔다. 노인, 유아, 장애인 등 다양한 대상과 CHOOM으로 마주하며, “춤은 삶을 나누는 언어”라는 주제를 세우고 과정과 결과에서 모두 감동을 나누었다. 일상이 무대가 되고, 나의 몸이 교육의 매개가 되는 이 길을 걸어온 지 20년. 나는 여전히 사람과 마주하고 춤을 기획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춤을 꾼다!


나를 춤추게 하고, 무용교육자로 성장하게 해 준 두 개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싶다. 바로 예술의 정원 ‘소촌아트팩토리’에서 함께 피어난 《창의예술학교》와 《꿈의 무용단 광산》이다.



창의예술학교, 다시 춤추는 나를 만나다


‘삶과 예술을 잇는 문화예술교육 기획이란 무엇일까’를 오래 고민해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그 시기는 익숙함 속에 머무르고 싶은 매너리즘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던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 나에게 2020년부터 참여한 《창의예술학교》는 새로운 춤바람이 되어 주었다.


《창의예술학교》는 “삶과 예술 배움청”을 지향하는 기획자들의 배움터이기도 하다. 공동입학식, 운동회, 소풍, 졸업식 등 다양한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자들 간의 상호 배움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예술가와 단체 간의 협업 네트워크, 그 연결의 힘은 지역 예술교육 현장에 ‘든든한 예술단체 벗’이라는 새로운 공동체를 선물해주었고, 다시 움직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6년간 《창의예술학교》를 운영하면서 나는 세 가지 질문에 집중했다. 첫째, 어떤 태도로 참여해야 하는가. 둘째, 내 전문성을 학교와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가. 셋째, 우리들의 좋은 기억과 성과를 새로운 단체에 자연스럽게 나누고 확장할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가 함께라서 좋았던 점은 바로 답답할 때 털어놓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이었다. 혼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같이 고민해주는 벗들이 소중했다. 그래서 더더욱 《창의예술학교》를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다.


《창의예술학교》는 공동입학식, 운동회, 소풍, 졸업식 등 다양한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자들 간의 상호 배움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신희흥



어느새 나도 중년이 되어서 몸과 리듬 또한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자연스럽게 무용교육의 대상도 초등학생에서 중년여성과 부부로 넓혀서 지금은 엄마들을 위한 무용학교 〈춤의 정원〉을 하고 있다. 요즘 내 춤은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깊게 흐른다. 그 속에서 나는 다시 ‘춤추는 나’를 만난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진행되는 〈춤의 정원〉은 무용수처럼 슈즈를 신고 바(bar)를 잡고 쁠리에(plie)를 하면서 몸에 “안녕~ 잘 지냈어?”라고 인사를 건네고, 일상 순간들을 춤으로 창작하기도 한다. 그곳에서 엄마들은 정말 아름다운 무용수이자 창작자가 되어 자신의 삶을 춤으로 다시 바라보며 반짝이는 순간들을 만들어 간다. 움직이는 만큼 웃고, 웃는 만큼 가까워지는 시간은 엄마들에게 작은 쉼표이자 회복할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 되었다. 소중한 순간을 하나둘 마주하며 내 안에 숨어 있던 꿈들과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매주 수요일 저녁, 엄마들을 위한 무용학교 〈춤의 정원〉은 무용수처럼 쁠리에(plie)를 하면서 몸에 “안녕~ 잘 지냈어?”라고 인사를 건네고, 일상 순간들을 춤으로 창작한다. ⓒ 신희흥



“희흥 샘, 꿈이 뭐예요?”


가끔 듣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모두를 위한 무용학교요”라고 대답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현대무용을 전공하며 기술 중심으로 춤을 배워왔지만,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사람들과 마주하며 춤을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춤을 통해 성장하고 사람을 만날 수 있었듯, 누구나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몸짓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함께 연결되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무용학교를 만드는 게 꿈이다.


그리고 그 꿈을 현실로 이끌어준 것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다섯 해 동안 연속해 지원하는 《꿈의 무용단 광산》이었다. 광산구와 ‘소촌아트팩토리’가 없었다면 아마 시작조차 어려웠을지 모른다. 그래서 더더욱 감사하다.


《꿈의 무용단 광산》은 “춤은 생각에서 시작해~”라는 신조로, 몸을 먼저 움직이기보다 “마음속에 떠오른 느낌이나 생각, 기억에서 출발하는 춤. 그래서 춤은 곧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자 나와 마주하는 소중한 순간이 된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단원 25명이 매주 일요일 ‘소촌아트팩토리’에서 함께 춤을 추고 있다.


그 안에서 내가 무용단과 자주, 깊이 추고 있는 춤은 바로 ‘눈 맞춤’이다. 작은 눈빛 하나에 웃음이 피어나고 그렇게 우리가 연결된 지는 올해 삼 년째다. 단원들은 점점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마음도 함께 자라났다. 낯설고 수줍어하던 사이에서 바라보며 웃고, 기다려주고, 함께 리듬을 만드는 무용수로 성장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눈 맞춤’은 최고의 춤이 아닐까 싶다.



내가 춤을 통해 성장하고 사람을 만날 수 있었듯, 누구나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몸짓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함께 연결되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신희흥




20년, 나와 문화예술교육의 시간


현장에서 꾸준히 공부하고, 공연과 전시를 보며 영감을 받고, 지역과 소통하면서 자극받고 성찰하길 거듭하며 조금씩 성장해왔다. 문득 돌아보면, 나는 늘 춤과 연애 중이었다. 가끔은 설레고, 때로는 서운하고, 멀어지면 그리워지고, 다시 가까워지면 또다시 떨리는 그런 관계.


문득 생각한다.

예순이 지나고 일흔이 지나서 나는 어떤 춤을 출까? 몸이 다르게 반응하더라도 마음은 여전히 춤을 사랑하고 있다면, 문화예술교육 기획자로서 또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과 마주하고, 움직이고, 연결되며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나의 무용은, 나의 삶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이제 20년을 지나 다음 이야기를 써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CHOOM, 춤, DANCE와 연애 중이다.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나를 춤추게 해 주니까~ 이 사랑,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신희흥 | 무용교육자, 문화예술교육기획자, 태이움직임교육연구소 대표, 광주무용교육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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