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JPG [size : 112.6 KB] [다운로드 : 41]
따르릉 따르릉 예술자전거가 나갑니다. 아뜨르릉~
이서정 통신원
늦가을 비가 내렸던 다음 날, 움직이는 문화예술콘텐츠의 첫 번째 이야기, 찾아가는 예술자전거 ‘아뜨르릉’ 이 풍향어린이공원에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3대가 공감할 수 있는, 종이인형 ,만들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구슬치기 등등의 놀이체험을 하고, 옛날 스타일의 김밥을 만들고 이 현장의 신나는 모습들을 영상으로도 담아 보고 쿠키도 만들고 하며 부모님 세대와 현 세대들이 서로의 놀이와 문화를 이해하는 체험의 장이 펼쳐졌다.
파워풀한 전자바이올린 연주와, 서영진 대표이사의 축사, 김성환 동구청장의 축사는 지역 명사들이 얼마나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아트트레인 샤크호]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예술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선생님과 아이들과 입을 맞추어 부르는 노랫소리가 풍향어린이공원 담장을 넘어선다. 체험을 하다가 바람 좀 쐬고 싶을 때~ 아이들은 샤크호를 찾아간다. 선생님은 자전거를 운전하고, 아이들은 뒤에 삼삼오오 모여 타서 콧바람 좀 쐰다. 예술자전거와 떠나는 골목길 여행. 먼 곳으로 떠나지 않아도 신난다. 아마 부모님의 세상, 아이들의 세상으로 이미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이지 않을까?
[재료창고 예술카트 꾸꾸]
꾸꾸는 우리의 예술작품들과 재료를 보관하는, 나무로 만들어진 창고란다.
그런데 꾸꾸는 옷이 없어요. 우리가 꾸꾸의 옷과 집을 만들어 주자꾸나.
정말로 꾸꾸가 추울까봐 꾸꾸의 다락방과 옷을 만드는 아이들. 직접 목재를 썰고 쿵쾅쿵쾅 못질을 하는 아이들의 손놀림이 남다르다. 필자가 못을 한 번 박아 보았으나 자꾸 옆으로 삐져나간다. 꾸꾸를 생각한 아이들의 마음이 어른보다 더 나은 솜씨를 이끌어내지 않았나 싶다. 꾸꾸에게 색을 입힌다. 빨강 노랑 초록 등등. ‘아티스트’의 느낌은 덜하지만 꾸꾸를 위해서 아이들은 정성스레 꾸꾸의 옷을 입힌다. 건축이 예술일까?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아이들이 과연 예술 건축물(?)을 창조해 낼 수 있을까? 라고 의구심을 품었던 필자는 아이들이 만든 ‘꾸꾸의 다락방’을 보고 아이들도 충분히 건축가와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결과물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플레이상상포차 김밥연구소]
‘김밥연구소’ 에서는 나만의 김밥을 만들 수 있다. 예쁘지 않아도, 잘하지 않아도, 맛이 없어도 좋다. 재미있고 신나는 김밥이면 된다. 총 8개의 체험 중 가장 줄이 길었던, ‘플레이상상포차 김밥연구소’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펼쳐 김밥을 만든다. 같은 재료가 들어가더라도 어떻게 배열하고, 얼마나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로 달라지니 나만의 독창적인 김밥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직접 싼 김밥을 아껴 놓고 다른 체험을 하러 쪼르르 달려간다. 다른 체험을 하고 나서 한참 시장기가 올라왔을 때 더더욱 맛나게 김밥을 먹으려는 생각인가 보다.
필자도 김밥 만들기 체험을 해 보고 싶었으나 한 발 늦었다. 일찌감치 재료가 떨어져서 체험이 마감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인기가 좋았던 김밥연구소. 역시 김밥은 남녀노소를 하나로 만들어주는 화합과 조화의 음식인가 보다.
[자전거극장 BIKE BOX]
작은 엽서에 엄마 아빠와 그림을 그린다. 처음에는 몰랐다. ‘왜 그림을 그리는 걸까?’ ‘무엇을 만들고자 이렇게 그림을 그리지?’ 라는 의문점이 생겼다. 알고 보니 직접 그린 그림 조각들을 자전거 바퀴에 끼워서 돌리면 그림들이 바퀴 위에서 춤추고 움직이는 영상이 만들어진다. 이 영상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되고 이 애니메이션은 가족을 모이게 하고 대화하게 한다. 타인이 만든 TV프로그램을 보며 대화 없이 모여 앉아 있는 것 보다 가족들의 생각과 마음이 담긴 그림이 담긴 영상을 보면서 한 마디의 따뜻한 대화가 오가는 BIKE BOX에서 오늘 참여자들은 값진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비키니 놀이장]
짜잔~ 비키니 놀이장이 펼쳐집니다. 엄마, 아빠는 어렸을 때 무엇을 하고 놀았지?
학교 앞 문방구에는 어떤 군것질거리가 있었을까? 신기한 옷장을 열어보세요.
재미난 세상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비키니 놀이장에는 구슬치기, 종이인형 만들기, 딱지치기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 놀이들을 보고 부모님들은 자신들이 어렸을 때 많이 하던 놀이라고 반가워하며 실력발휘를 해 보여 주신다. 이와 같은 놀이는 처음 접해 본 아이들. 처음에는 많이 낯설어 했으나 엄마 아빠의 추억이 아로새겨져 있는 놀이라고, 엄마 아빠가 하는 것을 보고 곧잘 따라한다. 구슬치기 놀이에 푹 빠져 집에 가기 싫다며 우는 친구도 있었다. 이런 모습들이 엄마 아빠의 옛날 어렸을 적 모습 아니었을까? 풍향어린이공원에 모여 담소를 나누시던 어르신들도 같이 참여한다. 어렸을 적 생각이 난다며 구슬치기 실력을 뽐내주신다.
[비키니 놀이장 옆, 맛있는 구멍가게]
대형 마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자취를 감추게 된 구멍가게가 아뜨르릉에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곳에는 쫀득이, 달고나, 산도 등등 옛날에 엄마 아빠가 푹 빠졌던 군것질거리가 그득그득하다. 이 군것질거리들은 아이들의 입맛까지도 금세 사로잡는다. 비키니 놀이장 체험을 마치면 엽전을 주는데 그 엽전으로 이것들을 사 먹을 수 있다고 한다. 필자가 돈을 내고 사 먹으려 하였으나 돈은 받지 않고 엽전만 받는다고 한다. 돈이 아닌 것이 돈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이곳. 이곳은 아뜨르릉 비키니 놀이장의 ‘맛있는 구멍가게’이다.
[효자나무자전거]
효자 느티나무 이야기는 옛날에 만석이라는 효자와 그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란다. 첨단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옛 것에 대한 소중함이 잊힌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가장 중요한 우리 겨레의 덕목 ‘효(孝)’를 되새기고 싶었다고 ‘효자나무자전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선생님은 이야기하셨다. 효자나무와 쿠키의 접목이 신선하다고 느껴졌다. 그냥 이야기만 들을 때는 듣고 흘려버릴 수 있는 전래동화. 정성스레 쿠키를 만들고 구우면서, 소중한 것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그것에 정성을 담으라는 기획자의 깊은 뜻이 아니었을까?
[특별한 사진관 ‘나는 카메라다’]
나의 눈이 렌즈가 되고, 나의 엄지손가락은 셔터가 되고, 나의 몸이 카메라가 되는,
이동하는 즉석 사진관!
희한한 자전거가 돌아다닌다. 자전거는 자전거인데 나무판자에 둘러싸여 있다. 상자가 돌아다니는 것 같다. 자세히 보니 카메라가 달려 있다. 큼지막한 렌즈가 달려 있어, 아날로그 카메라인가 싶었는데 태블릿과 연결되어 있다.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달리는 자전거를 운전하며 동네의 영상, 담고 싶은 풍경을 찍으며 우리만의 아뜨르릉 이야기를 만든다.
[룰렛을 돌려라]
8개의 체험프로그램 중 4개를 참여하고 도장을 찍으면 룰렛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꽝이 없는 룰렛. 룰렛을 돌리면 선물까지 준단다. 이 기회는 한 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네 번 하고 오면 또 룰렛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추억의 장난감 비눗방울, 학용품 등등을 선물로 주는 룰렛. 아이들에게는 득템의 기회이다. 체험 자체로도 충분히 신나는데, 선물까지 준다니 절호의 기회이다. 선물을 받아 든 아이들의 표정은 싱글벙글. 행복해 보이기가 그지없다.
[참여자 인터뷰]
문화초등학교 2학년 정유준 / 학부모 최세정
Q. 우리 친구, 오늘 체험한 것 중 무엇이 가장 재미있었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탁구치기가 가장 재미있었어요. 여기서 제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했어요. 저는 탁 구공을 계속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잘 칠 수 있어요! 그리고 군것질 하는 거요. 평상시에는 엄마가 군것질을 많이 못 하게 하시는데 여기서는 엄마가 옛날에 먹었던 과자도 같이 먹고 같이 놀 수 있으니 좋아요. 그리고 엄마도 구멍가게의 군것질을 좋아했어요!
Q. 유준이 어머님은 이곳을 어떻게 알고 참여하게 되었는지요?
A. 풍향동 두암동 근처에 사는 엄마들 커뮤니티(카페)가 있어요. 거기서 아뜨르릉 포스터를 보고 알게 되었어요. 요새 아이들 평일에는 과외에, 학원에 다니느라 이런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이 없잖아요. 이 기회에 엄마 아빠 세대가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함께 체험하여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어요. 실은 사전 신청을 하지 못해서 참여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참여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Q. 앞으로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참여하실 생각인가요?
A. 당연하죠. 그런데 주변에 이 행사를 아는 엄마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요. 그 점이 조금 안타까웠어요. 수요자 중심의 적극적 홍보가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움직이는 예술학교 찾아가는 예술자전거 “아뜨르릉” 은 사전 신청 120명, 현장접수 인원 100여명으로 220명이 신청하고 참여했다. 처음으로 진행하는 ‘2016 자율연계협력기획사업 문화예술교육콘텐츠공작소’ 는 사후 공청회를 통하여 전문가와 수요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기존 프로그램을 수정 보완하여 더욱 완벽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여 열기가 뜨거웠던 것은, 문화예술교육을 생각하고 더 많은 시민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의 즐거움을 알려주려는 기획자와 실무자의 열정이 있어서 일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회색빛 가득한 도시에서 밝게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님들의 따뜻한 마음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