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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으로 떠나보는 오감만족 광주문화예술교육축제
-2016 광주문화예술교육축제 “모여라! 아트날라리”-
전경화 통신원
축제가 많은 요즘, 광주에서도 처음 시작하는 축제가 있다. 광주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22-23일 양일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구름다리 및 하늘 마당에서 문화예술교육축제를 이색적으로 진행하였다. 하늘마당의 넓고 푸른 잔디에서도 치러지는 데, 그 장소를 방문한 사람들은 마치 피크닉을 떠난 듯한 기분에 즐거웠다고 한다. 광주문화예술교육축제 부제인 '모여라! 아트날라리'는 기존의 부정적인 의미의 '날라리'가 아닌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문화예술을 즐기는 멋진 우리들'이라는 의미로 재해석할 수 있겠다. 행사에 참가하는 시민 모두가 '춤추는 날라리', '노래하는 날라리', '그림 그리는 날라리', '요리하는 날라리'로 축제를 한껏 즐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지은 타이틀이다. 공연, 전시, 체험 등을 아우른 복합 이벤트로 구성된 이번 축제는 운영단체 50여 팀이 어린이, 청소년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과 함께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한 눈에 즐기고 볼 수 있는 이 축제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었다.
이번 축제에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운영사업 30개 단체,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13개 단체를 비롯해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자체사업인 문화예술교육기획자양성과정 ‘모담모담’과 인큐베이팅 지원사업 ‘아.장.아.장’ 선정단체 등 총 50여 개 단체가 참여한다. 그리고 예술강사 등도 참가해 자신들이 갖고 있거나 관심 있는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를 시민과 함께 한다.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한 눈에 둘러 볼 수 있었는데, 이러한 콘텐츠를 분류하여 시민들이 더욱 원하는 곳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구성한 게 눈여겨 볼만하다. 축제는 △구경하는 집(전시) △배우는 집(워크숍) △공연하는 집(공연) △날라리랜드(어린이 놀이터) △요리하는 집(요리워크숍) △파는 집(아트프로그램&프리마켓) 등이 진행된다.
날라리랜드에서도 여러 놀이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아이들이 007 요원의 날렵한 몸짓 못지않게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게 눈길을 끌었다. 얽히고설킨 빨간 줄로 엮어진 거미줄을 곰을 데리고 탈출해야 한다. 실에 달려있는 방울이 흔들리지 않게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그 줄에 5번 이하로 걸리고 통과하면 막대 사탕을 준다. 저번 달 상상페스티벌 때 참여했던 ‘미션 임파서북’ 프로그램과 같다. 그때 반응이 좋아 이번에도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역시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나도 해봐야지’ 승부욕을 불러일으키기에 딱이다. 물론 아이들이 서운해할까봐 9번 이하는 달달한 막대사탕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놀이에서 아이들은 몸놀림의 유연성과 민첩성, 뭣보다 혼자가 아니라 ‘곰’과 함께 탈출해야 한다는 스토리텔링이 있기에 더욱더 목적이 분명해졌다. 단순한 놀이에서도 중요한 건, 참여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왜> 하는지가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단순히 무엇을 만들고 하는 체험은 여운을 깊게, 오래가게 하지 못한다. 그럼 점에서 1회로 진행되는 이번 광주문화예술교육축제에서는 차별화되는 점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참여 단체들의 프로그램의 응축이거나, 혹은 외전처럼 연속성을 띤 채로 오늘의 축제를 만들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그 점에서 광주의 문화예술교육은 오늘 신바람 난 아트 날라리가 되어 모든 시민들이 즐길 수 있었고, 함께 어울러져 만들어갈 수 있었다. 커다란 풍선 안에 들어가 춤을 추기도 하고, 공을 던지기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정말로 피크닉처럼 돗자리를 깔고 앉아 진행하는 배우는 집을 향해 하늘마당으로 향하였다. 프로그램명도 흥미를 끌 수 있어 어떤 걸 체험할까,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었다. 광주의 역사를 알아보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와글와글 전래놀이터에서 옛 놀이를 해본다. 북구문화의 집 ‘ART Train 샤크호'는 목공기차꾸미기를 하는데, 정말 움직이는 기차 만들기라 흥미로웠다. 실제 훈이오빠와 산수다락이 함께하는 광주탐험에서는 관광 자전거를 타고 특정코스의 해설을 듣고 만들기 체험으로 진행되기도 하였다. 연극 분야에서는 극단 청춘의 우리들의 소망나무는 동작으로 감정 표현한 즉석사진을 걸어 소망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극단 토박이에서는 뒤죽박죽 4컷 반화로 캐릭터 그리기와 말풍선 채우기 등 만화 제작 체험을 하였다. 극단 얼아리는 ’나와 너 상상 더하기‘란 프로그램에서 무대 꾸미기를 통해 무대 속에서 살아보는 재밌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다양한 만들기도 해볼 수 있다. 가죽 팔찌 만들기, 캐릭터양말인형 만들기, 실크 스크린 에코백 만들기, 석고 손도장 찍기, 나뭇잎으로 디자인한 손수건 제작, 북마크 만들기, 공예활동도 다양하다. 문화예술통합교육 진아트의 ‘나무야 안녕’ 프로그램은 나무의 질감과 재료 본연을 탐색하여 나무와의 공유를 통해 예술적 감각 키우기가 목적이라고 한다. 자기 자신만의 메모쪽지 만들어 보는 체험이다. 아트주의 ‘뚱당뚱당 양림 빌리지’는 양림동의 다양한 서양건축양식을 활용한 집 모형 무드등 만들기로 마을을 배경으로 한 체험이라 이색적이었다.
부스마다 참여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거의 무료로 제공하는 체험이라 시민들은 오히려 미안해하기도 하였다. 어린이들 체험 학습비가 비싼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단체들의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함께 모여 처음 주최하는 광주만의 문화예술교육축제를 그 어떤 지역보다도 잘해내고 싶은 마음, 또한 시민들에게 이러한 다양한 현장을 직접 보여주고 싶은 마음들이 모아져 이뤄졌다.
나눌수록 더욱 의미가 커지고 즐거워지는 시간이었다.
공연하는 집은 젬베 연주는 물론 뮤지컬, 난타, 연극, 무용, 오카리나, 힙합, 마술, 방송댄스, 컵타 외 다양하게 이뤄져서 보는 즐거움도 함께 하였다. 공연의 참여자가 모두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참여자이다. 야외무대에서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공연을 보여주는 데서 떨림 보다는 설렘이 더욱 가득 찬 모습이었다. 공연을 즐기다가 출출해지면 요리 놀이터로 향하면 된다. 대인마켓in요리, 김밥 만들기, 과일꼬지 만들기, 카나페 만들기, 타코야끼 만들기가 있다. 이렇게 요리를 하다보면 또 어서 빨리 다른 곳을 향하고 싶기 마련이다. 배우는 집으로 다시 턴, 못 다한 체험을 즐겨본다.
리본으로 춤을 추는 사람들이 저 멀리 보인다. 휙휙 돌아가며 만들어내는 착시 효과가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뭔가 화려하다. 춤을 선물하는 춤공장이라서 그런가 싶다. 다른 곳도 보인다. 저쪽에서는 스카프를 흔들며 춤을 춘다.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는 다양한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데, 그 중 예술강사지원사업도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사업이다. 텐트 안에서 태블릿pc를 통해 단편영화가 상영된다. 6학년 초등학생들의 작품이다. 영화 파트 예술강사인 육수진 강사와 함께 만든 결과물이다.
텐트에서 저만치 보이는 화이트 큐브로 만든 부스가 눈에 띈다. 초록색 배경막 앞에서 할 중년의 남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도 영화배우다’라는 부스인데 크로마키란? 물음 아래 영화가 합성되는 두 개의 장면을 프린트 해놓았다. ‘다음 생에서도 원빈은 될 수 없습니다. 지금이 기회입니다’ 라는 문구가 재밌었다.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동영상에서 얼굴 부분만 합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재치가 돋보였다. 유아 위주의 프로그램도 있었다. 무등현대미술관과 힐링뮤직센터의 컨소시엄으로 만든 ‘가면 모하지?’ 프로그램은 가면과 옷을 만들고 난 후 악기를 들고 즉흥 퍼포먼스를 연출한다. 망토를 쓰고 종이봉투로 가면을 만들기. 추현경 주강사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주저할 때 가면을 쓰면 힘이 나지 않을까? 내가 혹시 힘이 들거나 소심해질 때 힘을 주는 망토를 걸치면 힘이 나지 않을까?’ 란 스토리에서 구성되었다고 한다. 다양하다 보니 비슷하게 겹치는 분야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같은 단어를 두고 이를 해석하고 풀어가는 시각이 다른 프로그램도 많았다. 그 점이 재미있었고 문화예술교육에 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문화집단 열혈지구의 ‘나는 전설이다’ 프로그램도 가면 만들기가 진행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연령불문 모두 참여 가능이라고 한다. 테이블에 앉아 혼자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한 할머니에게 ‘모여라! 아트 날라리!’ 축제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를 듣게 되었다. 긴 여정이 있었다. 프린지 페스티벌을 즐겨 찾아오는데, 오늘도 나섰다가 이 축제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축제 첫날은 너무 늦은 오후에 도착해서 체험을 못 하였다. 오늘은 아예 일찍 집에서 나와 송정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고 한다. 신경하 할머니는 68세이다. 할머니가 이렇게 문화를 찾고, 축제를 찾는 이유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이제껏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 조금 나를 위해 살려고 하니 건강이 안 좋더라.
될 수 있으면 즐기면서 살려고 한다.”
할머니는 완성된 가면을 들고 활짝 웃는다. 고생 많았던 나를 더 예쁘게 꾸며주고 싶었다는 할머니의 가면은 인생의 스토리를 그대로 담아내면서 할머니만의 고유의 전설을 만들어내었다. ‘가면 모하지’와 다른 스토리텔링이지만, 궁극적으로 통하는 점은 예술적 표현을 통해 자존감을 되찾는 것이었다.
이벤트 용품으로 한껏 멋을 내고 할머니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선물한다. 자식들에게 자랑해야겠다며 다른 부스를 향한다. 그 옆에서 열심히 꾸미고 있는 또 다른 참가자가 보였다. 맞은편에서 꾸미고 있는 어린아이 못지않게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광주대 교환학생으로 중국에서 온 이옥빙(23세)과 왕군(22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외국인들은 지금 이 곳에서 벌어지는 축제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그 나라의 문화예술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궁금증이 많아졌다. 수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김자이 강사의 도움으로 통역이 가능해졌다.
Q. 어떻게 축제에 오게 됐는가?
A. 룸메이트가 축제를 알려줬다. 광주문화재단 대학생기자단이다.
Q. ‘모여라! 아트날라리’ 축제에 참여한 느낌이 어떤가?
A. 재밌고 즐겁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할 수 있는 게 있어서 좋다. 지금 이건
어른들이 하기에 좋다.
Q. 중국도 이런 문화예술축제가 있는지?
A. 서안이란 곳에 있다. 이런 종류의 축제가 있다. 체육관 같은 곳에서 큰 앞에서 한다. 문화와 관련된 페스티벌도 하고 다양한 종류를 하는 데 오직 외국인들을 위한 것이다.
Q. 중국 정부도 문화예술교육에 지원이 많은가?
A. 많이 있긴 한데 서안이란 곳은 외국인을 위한 것이다.
모든 참여 단체들의 한 마음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던 축제에 기꺼이 동참하고 참했던 광주 시민들의 이구동성 전하는 한 가지.
“다양한 예술 참여를 할 수 있어 즐거웠던 이틀간의 피크닉”
무엇보다도 축제를 기획하고 주최한 광주문화예술교육의 든든한 파트너인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숨어있는 열정과 신념들이 오늘의 축제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