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호] 도심 속 우리 집만의 아지트를 만들어요 _김한경 모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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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7-05-08 조회수 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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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꿈다락토요문화학교]

 

도심 속 우리 집만의 아지트를 만들어요

-지구발전오라

 

김한경_ 8기 모담지기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어, 부모는 자식에 대해 자식은 부모에 대해 서로의 존재감을 더듬어보는 달이다. 빨간 카네이션 꽃과 “효도할게요. 오래오래 사세요.”로 끝나는 편지를 드리고, 또 다음날이면 부모님과 데면데면한 사이로 돌아간다. 특정한 기념일에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부모와 자녀 간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었다.

대인시장 내에 위치한 <지구발전오라>는 4.22일부터 10월 14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도시 정글 속 자급자족 아지트’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일본 작가의 발상에서 착안한 이 아이디어는 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이 터지고 나서 자급자족하던 생활방식을 따라 자연친화적 프로그램을 구성하게 되었다. 

  

도시에서 전기나 수도가 끊어지면 어떻게 할까? 

프로그램을 총괄 감독하는 탁디(렉터)님은 아이들에게 “도시에서 전기나 수도가 끊어지면 어떻게 할까?”라며 수업의 첫마디를 열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도시 정글 속에 ‘가족별 아지트’를 만든다. ’우리 집 정원 만들기’ 단계에서는 옥상정원을 만들고, 조립식 화분을 만들어 작물을 심는다. 그다음에는 ‘자급자족 생존법’을 익힌다. 빗물 탱크를 만들어 식수로 이용하고, 태양열 발전기를 만들어 정전에 대비한다. 이렇게 어려움을 거뜬히 버텨낸 가족과 공동체 의류를 만들어 끈끈한 가족애를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옥상 정원에 심은 작물을 수확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고 이웃과 나눔 파티를 하며 프로그램이 끝난다. 

 

아지트에서는 별도 보고, 달도 봐야해……”

“태양열 발전기를 이용해서 라면을 끓여먹고 싶어요.”

  

프로그램에 대한 전체 설명이 끝나고, 종이와 크레파스를 이용해 우리 가족이 자급자족하며 살 ‘가족별 아지트’를 그려본다. 윤이는 엄마와 함께 천장의 일부분을 강화유리를 이용해 하늘이 보이게 만들고 싶어 했다. 가족 외에는 아무도 못 들어오게 지문인식 장치도 붙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학년 지원이는 빗물을 받아서 먹을 수 있는 물을 만드는 장치를 만들고, 태양열 발전기를 이용해 라면을 끓여 먹자고 했다. 지윤이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같은, 계속 살고 싶은 아지트를 만들고 싶다며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함께하던 작가 선생님들을 순간순간 놀라게 했다.     

 

첫 수업은 상상했던 아지트를 그려보고, 선생님들과 계획을 짜는 단계에서 끝이 났다. 다음번부터는 다오라<D.A.Aura> 작가 선생님들과 함께 옥상에 2㎡ 크기의 아지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자기가 심고 싶은 작물을 심고, 정원을 가꾸고, 그것을 나눠 먹으면서 끈끈한 가족애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Q. 작년도 <퍼블릭 스트리트 퍼니처> 프로그램에 이어 올해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운영하게 되셨는데, 이번 <도시 정글 속 아지트>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변한 것이 있나요?

A. 작년 같은 경우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들을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이었는데, 위험한 경우도 있고, 참여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셨죠. 그러다 보니 뭔가를 만드는 단순 체험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었어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체험 수업보다는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업으로 초점을 맞췄어요.

 

Q. 작년 경험들을 보완해서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시군요. <도시 정글 속 아지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나 의도가 궁금해요.

A. 지금 도시 내에서 자연을 체험하는 건 쉽지가 않죠. 주말이면 가족들이 시외로 나가죠. 그런데 비용도 많이 들고, 교통체증도 늘고, 환경오염 문제도 무시할 수 없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 끝에, 그렇다면 이 상황을 즐겨야죠. 도시를 자연, 빌딩을 큰 나무라고 생각하고, 여기에 우리만의 아지트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Q. <지구발전오라>가 지향하는 문화예술교육은 무엇인가요?

A. 저희는 여기에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함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시스템이에요. 그래서 여기 참여하는 참가자뿐만 아니라, 같이 참여하는 선생님들도 누군가를 가르치고 함께하면서 같이 성장하길 바라요. 그동안 문화예술교육이 참가자 위주였다면, 선생님도 한 주체로 바라보고,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 무언가를 얻어 갈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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