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호] 경자씨와 재봉틀, 그 네 번째 이야기 _김한경 모담지기
운영자
날짜 2017-07-04 조회수 1,090
첨부파일

[2017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자체기획 프로그램-경자씨와 재봉틀]

 

경자씨와 재봉틀, 그 네 번째 이야기

-경자씨의  

김한경_8기 모담지기

 

경자씨가 도대체 누구에요?

<경자씨와 재봉틀>은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어 4년째 진행되고 있는 자체기획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다. 2014년 세상 밖으로 첫 걸음을 뗀 경자씨는 심리극을 통해 나와 내 주변을 들여다보고, 연극으로 한 때 꿈을 이야기했다. 2016년의 경자씨는 꿈을 찾아 여행을 나섰다. 여행을 떠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경자씨는 자신의 다양한 모습들을 발견했다. 

 

2017년 경자씨는 ‘재봉틀’에 집중했다. 오래전 자신의 열정이 담긴 낡은 재봉틀을 꺼내 미싱을 시작했다. 드르륵 미싱 소리와 함께 과거의 추억들과 현재와 앞으로의 날들에 대해 생각하는 경자씨.                네번째 <경자씨와 재봉틀>의 기획을 맞은 문화기획사 ‘라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이번 <경자씨와 재봉틀> 프로그램을 맡게 되신 소감이 있으시다면? 

A. 처음 <경자씨와 재봉틀>이 기획된 게 교육지원센터 한 직원분이 자신은 일하는데, 집에서 애기만 보고 있는 자신의 엄마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서 ‘우리엄마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만들어진 게 <경자씨와 재봉틀>이라고 해요. 그 중심을 잃어버리지 않되, 다양한 관점으로 시도하고 있어요. 개인적인 고민으로부터 시작이 돼서 3년 동안 <경자씨와 재봉틀>이라는 이름으로 프로그램이 이어져 간다는 게 새롭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여서 유심히 지켜본 사업 중 하나였는데, 같이 하게 돼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Q. 이번에 진행되는 <경자씨와 재봉틀>은 어떤 수업인가요?

A. <경자씨와 재봉틀>은 50년 넘게 각자의 방식대로 열심히 삶을 디자인 하고 살아온 50-60대 중·노년층을 대상으로 해요. 자신의 일상을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다양한 방식의 삶을 접해보는 경험을 제공하죠. 저희는 그걸 어려운 방법이 아니라 최대한 쉽고 재밌고, 수다 떨듯이 하고 싶어요.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세대뿐만 아니라 엄마세대에도 가장 일상적인 고민이 매일 아침마다 “오늘 뭐 입지?” 또는 특별한 날에 뭐 입을지 고민하잖아요. 이번 <경자씨와 재봉틀>은 그런 일상적인 고민부터 시작했어요. 어머님들이 디자이너가 돼서 평소에 입어보지 못했던 옷을 만들어 보고, 마지막에는 패션쇼도 하면서 다각도로 자신의 일상을 바라보는 수업이에요. ‘맞아. 나는 이런 색깔을 좋아하지.’ 부터 시작해서 나의 취향과 기호를 알아가면서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될 거에요. 

  

Q. 지금까지 어떤 수업들이 진행됐나요?

A. 어머님들 각자 본인의 청춘 시절 사진을 가져와서 나눠보는 시간이 있었어요. 대부분 어머님들이 본인은 청춘이 아니라고 생각하시고, 젊은 사람들을 보면서 ‘저때가 좋았지.’ 그러세요. 저희는 참여자 어머님들이 젊은 사람들을 부러워할게 아니라,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걸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야만 지금도 청춘이고, 내일보다 젊고, 충분히 아름답다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매개 없이 “어머님 지금도 충분히 아름다우세요.”라고 말해도 받아들이기 어렵죠. 가장 젊었을 때 사진을 나눠보면서 과거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지금 얘기도 같이 하시더라고요. 

  

Q. <경자씨와 재봉틀> 프로그램이 끝나고 어머님들께 기대하는 효과가 있으신가요?

A. 자기가 스스로 디자인한 옷을 입고, 평소 가보고 싶었는데 가보지 못했던 곳, 혹은 가장 익숙한 곳에서 가장 멋진 모습으로 자주 입으셨으면 좋겠어요. 또 문화예술교육을 다양하게 접하면서,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 살아오면서 놓쳤던 부분들을 채워 나가면서 사셨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 경자씨들은 어떤 경험을 하게 되나요?

A. 이제 재봉 수업은 한번 남았고, 화보 촬영이 남아 있어요. 원피스를 만들어 입고, 아름다운 지금 이 순간을 화보집으로 만들어보려고 해요. 화보집에는 어머님들이 만든 옷과 이야기를 소개할거에요. 7월 14일 금요일 저녁, 문화재단 338갤러리에서 원피스와 화보집을 소개하는 패션쇼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원래 수업은 오전인데, 어머님 가족들이 오셔서 아름다운 모습을 봤으면 하는 마음에 저녁에 진행하기로 했어요.​

  

Q. 문화기획사 <라우>가 생각하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듣고 싶어요. 

A. 저희는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생들이 모여 만든 회사에요. 저는 3번째 멤버로 들어오게 됐어요. 제가 기관에 있었을 때, 문화예술교육 활동이란 건 ‘분명한 목적성과 정확한 대상을 가지고 최대한 많은 문화예술전문가들이 와서 많은 활동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라우에서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상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요. <경자씨와 재봉틀> 같은 경우는 저희 세대의 엄마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죠. 그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자기들의 일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요. 저희는 갇힌 일상에 탈출구를 마련해주는 게 문화예술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선 경자씨! 

지난 삶들의 조각들을 가지고, 다시 새롭게 인생을 설계하고 재단했으면 좋겠습니다.  

 Q. 이 수업을 하고 있는 경자씨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A. 한 어머님이 자기 나이가 올해 50살이 넘었는데, 이제 인생의 반환점을 돈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아이를 낳고 이제 30살이 됐는데, 다 컸고, 인생이 완성이 됐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20년을 더 가야 인생의 반환점을 맞이한다고 생각하니까 좀 놀랍기도 하면서 어머님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아섰으니까 지난 삶들의 조각들을 가지고, 다시 새롭게 인생을 설계하고 재단했으면 좋겠습니다. 

 

 

잔잔한 울림 게시글 상세 폼
top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