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호] 나의 삐딱이들과 아우라지를 나눕니다. _ 정두리 모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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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7-09-04 조회수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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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나의 삐딱이들과 아우라지를 나눕니다

-극단 토박이

정두리_8기 모담지기

 

극단 토박이는 83년에 창단했다. 그 뒤로 88년즈음에 본격적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연극놀이, 교육놀이 등으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시대적인 상황과 처해진 환경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는 놀이 중심으로 협력, 소통하는 수업이 진행되었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중심으로 하고 이를 함께 나누는 과정을 하면서 어린이 연극학교는 24년째 여름방학마다 자리를 잡았다. 이 후 초등학생 대상을 넘어서 새터민, 알콜중독자를 대상으로 했었는데 가장 필요한 곳을 찾아서 가는 취지를 살려서 ‘아우라지’를 3년 전에 시작했다. ‘아우라지’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아우른다는 뜻이다. ‘아우라지’ 이전에 사춘기에 접어든 사각지대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연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서 만든 유쾌, 상쾌, 통쾌 삐딱이들을 4~5년 정도 운영했다. 그러다가 정말 필요한 곳을 찾아가보려고 하는 데 그래서 찾은 것이 학교 밖 청소년들이였다. 

  

연극은 공동체 작업이다. 함께 소통하면서 극을 이끌어 가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을 연극속에서 찾으면서 또 너무 지루해하고 흥미가 떨어지는 학생들을 보면서 문학, 작곡, 만화와 같은 것들을 연극과 통합하는 프로그램으로까지 발전하였다. 오늘은 만화와 연극을 통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청소년들이 필요로 하는 곳은 ‘찾아가는 아우라지’로 방문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중학생 때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 기억중에 하나는 바로 동아리에 소속되어서 3년동안 꾸준히 수업에 참여하면서 대회도 나가고 했던 기억이다. 그 과정에서 선배, 후배들과 조화롭게 관계를 맺는 방법, 대회를 나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습했던 시간들, 무대에서 떨리지만 다른 친구들 앞에서 표현해보는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훗날 엄청난 자산이 되고 자신감을 키우는 원동력이 되었다. 

  

 

학교 밖 청소년, 중학생 신분을 벗어던지고 친구라는 이름으로 연극을 접해보는 시간을 갖았다. 연극의 장점 중에 하나이다. 검은 봉지에서 무엇이 나올지는 표현하는 사람만 아는 것이다. 몸풀기로 시작한 검은 봉지 속 물건 혹은 동화 속 인물들을 퀴즈로 내면서 맞추는 재밌는 시간이 되었다. 

 

봉지에서 꺼내어서 베어문 것이 사과인지 햄버거인지 아주 세심한 부분을 표현해서 누군가 맞추는 희열을 느껴보는 것이다. 

 

두 번째 몸풀기. 한 편의 이야기에는 주인공과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고 주인공을 돕는 사람은 조력자가, 주인공을 돕지 않는 사람을 적이라고 본다. 이 틀을 가지고 갈등을 만들고 마지막에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이야기에 살이 붙고 무수한 요소들이 탄생한다. 

  

우리가 아는 모나리자 그림을 통해 연상되는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착하고, 교양있고, 차분하고, 성직자 같은 일을 할 이미지인 반면 뚱뚱한 모나리자 그림을 통해 연상되는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밝고, 유쾌하고, 요리를 할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외모를 통해서도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다. 

 

한명은 서 있고 한 명은 의자에 앉아있는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두 모둠으로 나누어서 각자의 의견을 조율해서 한 가지 큰 이야기를 발표한다. 돈으로 얽힌 부모 자식간의 싸움으로 발전된 모둠, 부모의 죽음을 알고 슬퍼하는 장면을 이야기하는 모둠 등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갔다. 

  

의자 하나를 가지고도 표현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을 꼭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납득할만한 상황을 제시하는 역할극을 해본다. 의자에 앉으려는 사람과 일어나게 하려는 사람의 대치가 치열했다. 영화관에서 영화가 끝난 후 벌어진 상황. 나가지 않으려는 손님과 청소를 해야하니 그만 나가주라는 종업원의 갈등. 응급실에서 엄마가 실려온 보호자와 응급실 간호사. 카페에서 마주친 경찰과 용의자 등등 만들 수 있는 상황은 정말 많다. 단,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자, 이제 이야기의 흐름을 배웠으니 이것을 가지고 캐릭터들이 숨쉬는 장면을 만들어보자. 모둠별로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각자의 포즈로 있는 그림을 연출해본다. 

  

아우라지 수업 속에는 소통하고 나누는 과정이 있다. 오늘은 주인공을 만들어내고 이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주변인물들, 그럴 수 밖에 없는 합당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주인공이 아니고 중학생이라고 주인공인 세상은 없다. 이야기 세상 속에는 누구나 주인공이고 상상할 수 있는 상황을 무수히 만들어낼 수 있으니 또 다른 꿈을 키우고 유쾌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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