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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달뫼마을 할매들이 들려주는 인생이야기>
김다래_8기 모담지기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노인 교육 프로그램의 중요성 또한 대두되고 있다. 노인우울증은 물론 노인자살 문제 또한 심각한 터. 이들이 겪는 사회적 고립과 소외감을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문화예술 또한 충분히 그 대안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 말하고 싶다. 흔히 교육의 중요성은 자라나는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집중되어있지만, 노인들을 위한 교육은 부재한 현실이다. 특히나 생계에 바빠 자신을 들여다 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우리네 어머님들의 사정은 더욱 안타깝다.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따뜻한 시간이 전하는 힘은 얼마나 클까?
여기 남구 월산동에 위치한 순돌이네 작은 책방의 매주 화요일은 어르신들의 웃음소리로 왁자지껄하다. 이곳에서는 2017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사업 중의 하나인 문화점방의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사라져가는 동네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문화 활동을 통해 다양하게 풀어나가는 프로그램으로 ‘공동밥상’을 통해 어른들과 식구가 되어가는 마을 문화공동체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취재차 방문한 당일엔 어르신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머그컵에 새기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저마다의 그림 실력을 뽐내시는 데 열중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먼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신 김현미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프로그램의 취지에 관해 더욱 자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A.평소 노인 교육에 관심이 있었는데요. 이를 문화예술과 접목시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이 사실상 다양하지 않았던 현실이 한몫 했습니다.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아동과 청소년이 아닌 노인을 대상으로 초점을 맞춰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또 그중에서도 우리 어머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진행해보고 싶었습니다. 저 또한 한아이의 엄마로서, 한가정의 아내로서 어머님들과 심리적으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동질감과 친밀감이 있었지요. 일종의 연대감 같은 것도 느꼈기에 어머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재조명해보고자 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Q.‘공동밥상’이라는 테마가 이색적입니다. 이에 관해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A. 말 그대로 함께 밥을 먹는 것이죠. 밥 한 끼 먹자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는 너무나도 정겨운 말이잖아요. 서로를 챙겨주고 다독여주는 따뜻한 말이죠. 밥 먹었냐는 말 속에 담긴 관심과 애정은 누구나 한번 쯤 느꼈을 거라 생각해요. 실제로 교육에 참여 중이신 우리 어머님들 중엔, 혼자 지내시는 분들이 제법 많으신 편이에요. 이분들과 함께 자주는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최소 한번이라도 함께 밥을 먹고 서로가 살아온 생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공유하는 과정이 우리 어머님들에겐 일종의 ‘치유’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우리 어머님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저 또한 얻어가는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저 또한 교육을 진행하는 진행자이기 전에 한 가정의 아내로서, 우리 아이들의 엄마이기에 어머님들이 들려주시는 살림살이 노하우라던가, 요리 비법 등. 여러모로 얻어가는 점이 매우 많아요.
Q.앞으로 남은 교육 활동은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지나요?
A.현재 어머님들의 이야기를 직접 녹음하고 이를 옮겨 적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어머님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 한권의 책을 엮어내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어머님들의 이야기가 무궁무진해 이를 어떻게 하면 잘 풀어낼 수 있을 지에 대해 매일 고민하고 있습니다.
달뫼마을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곧 책으로 엮어 나온다고 한다. 지난 봄 소풍에 이어 가을 소풍 또한 예정되어있다고. 마지막으로 교육에 열중하신 할머님 한 분을 모시고 간단하게 몇 가지 질문을 여쭈어보았다.
프로그램 참여자 모길례 할머니 인터뷰
Q. 할머님, 그림 그리기에 매우 열중하시던데 수업에 참여하시는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아주 재밌어요. 내 평생 이렇게 그림 그리고 놀아 볼 시간이 오나 싶었는데. 못다 이룬 꿈을 여기서 이뤄보는 것 같아. 특히나 저번에 만든 부채가 아주 마음에 들어. 부채와 함께 예쁘게 찍어주길 바라.
Q. 지금까지 진행된 교육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이 언제인지 궁금해요. 언제가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A. 사실 다 좋아서 하나를 꼽기가 어려워. 그래도 꼽자면 우리 선생님과 다른 할매들과 함께 소풍 간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 날도 좋고, 무척 행복했지. 내 생에 이런 날도 있나 싶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