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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내가 만드는 라이어악기 공방이야기
-이화음악놀이터
정두리_8기 모담지기
라이어악기? Liar? 거짓말?
이런 생각을 날려버리자. 라이어악기란 것은 발도르프 악기로 7현의 하프 같은 ‘손으로 뜯어 연주하는 작은 악기’이다. 서유럽이나 북유럽에서 많이 쓰이는 악기이다. 소리가 곱고 맑아서 어린이들 음악치유악기로 많이 활용되기도 한다. 발도르프 교육이란 20세기초 오스트리아의 학자 루돌프슈타이너가 만든 교육사상으로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요구에 귀 기울이며 인지적, 도덕적, 실용적 재능의 발달이 모두 똑같이 중요하기 때문에 노작교육이나 예술교육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수작업으로 나무를 직접 깍고 파내고 오일칠하고 현까지 이어서 튜닝하면 환상적인 소리가 난다. 이 과정을 초등학교 2학년 학생부터 중학교 1학년 학생까지 꾸준히 참여해왔다.
이 악기공방에서는 킨더라이어라는 어린이용 악기를 만들어본다.
오늘의 수업을 기다리는 아이들 앞에 각자가 직접 만든 다양한 모양의 악기 나무틀이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모양틀이 개성이 넘친다. 곰발바닥부터 물방울모양까지 있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 과정을 통해서 느끼는 모든 것들이 교육이자 치유되는 것이다.
오늘 작업은 브릿지 디자인→ 홈 가공 → 브릿지 가공 → 사포작업 → 오일 → 핀 조립 → 현 걸기 → 조율 → 연주하기 이다. 3시간만에 완성까지 기다린다는 것이 참 기대가 된다.
아이들은 이미 라이어악기에 대해서 이론 수업을 마치고 찰흙으로 모양까지 만들어 본 상태였다.
수많은 스케치와 연습과정에서 곰발바닥이 나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평한 체리나무를 수업의 2/3과정에서 파내고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조각하면서 라이어악기가 애착이 가는 악기가 된다. 특히 라이어악기는 서정적인 소리가 나는 현악기이기 때문에 모성애를 자극하며 치료에 활용하기 좋은 악기이기도하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니고 밴드같은 큰소리가 나는 악기가 아닌 몸에 착 달라붙고 서정적이며 현과 현의 거리가 연주하기 편하게 만드는 맞춤형 악기를 만들어본다. 라이어악기를 통해서 조용한 소리에 집중해보는 시간을 갖기위해서이다.
1년 반이라는 오랜 시간동안에 호흡을 맞춰온 선생님과의 수업시간을 통해서 아이들은 성장했다. 처음에는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거나 차분하게 설명을 듣는 것도 안되고 해보려는 의지가 없어 많은 것을 도와야하는 것이 고민이던 선생님이었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선생님의 말에 집중하고 머릿속에 이해해서 그대로 자기 손으로 직접 해보려고 한다. 한 과정을 마치고 악기를 만드는 다음과정을 기다리고 있기도 한다.
어른들 눈에는 위험해보이는 조각칼이지만 주의사항을 듣고 선생님의 감독하에 조심히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실제로 수업시간에서 다치는 것보다 장난을 치다가 다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아이들이 브릿지부분을 조각칼로 가공하고 철을 잘라서 사포작업을 한 후 브릿지를 걸 수 있게 만든다.
아이들이라서 장난도 치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만드는 모습이 대단하다. 라이어악기의 좋은점은 첫째, 자연적인 소재로 만들어진다, 둘째, 소리의 조화가 좋다. 셋째,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치유용으로 쓰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남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 된 악기공방이야기 프로그램은 각자의 가정에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부족한 부분을 악기라는 소리로 채우고 위로가 된다는 데 치유용으로 쓰일 수 있겠다.
그리고 아이들은 학교말고 또 하나의 집단 속에서 사회성을 기르기도 한다. 집에서 혼자만 있었다면 편하게 하고 싶은대로 하고 씻고 싶지 않으면 씻지 않았는데 매주 토요일에 악기공방 수업을 나오면서 이 부분 또한 많이 개선되고 있다.
라이어악기는 아기 앉듯이 품안에 넣고 라이어악기의 현을 만지면서 연주한다. 마지막과정인 오일작업같은 경우에는 선생님이 칠을 해주면 흡수되고 남은 오일을 닦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까지 지나면 정말 시중의 악기같은 모양새를 제법 갖춘다.수업의 과정이 너무 재밌다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라이어악기를 연주하며 편안한 미소를 지어볼 모습이 그려진다. 7현까지 이어서 튜닝하면 실제로 연주가 된다. 또 하나의 변화일까싶은 수줍어하지만 직접만든 악기를 들고 있는 사진을 요청하자 바로 응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