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호]어디에나 있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학교- 2018 창의예술학교_박상준 모담지기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8-04-02 조회수 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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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학교

2018 창의예술학교

박상준_9기 모담지기

  

2018년 창의예술학교 운영사업의 운영단체 최종 모집공고가 발표되었다. 수많은 운영단체의 쟁쟁한 경쟁 속에서 서류와 면접심사를 통해 운영단체 4곳과 리드단체 1곳이 선정되었고, 지난 3월 27일 빛고을 아트 스페이스 5층 대강당에서 일정한 확인 절차를 수행하는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하였다.

 

창의예술학교는 지난 2012년부터 (재)광주광역시문화재단에서 추진해오고 있는 지원사업으로 광주시민의 창의성을 신장하고 문화감수성의 함양, 더 나아가 지역문화예술의 자생적 모형을 변경해보고자 하는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삶의 예술 배움학교’로서 삶을 둘러싼 다양한 문화예술과 지역문화자원과의 관계를 통해 창조적 지성을 실험하고 발견, 실천해나가는 일종의 삶의 경험학교라고 할 수 있다. 삶의 체험학교? 처음에는 문화예술교육을 배우는 장이란 1 차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담당자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금 더 고차원적인 관점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북구문화의집 박우주입니다. 바퀴달린학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북구문화의집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바퀴달린학교는 지난 2012년부터 운영되고 있고, 창의예술학교로 시작하기 이전까지 더하면 10년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삶과 예술배움청 시즌2로 광주의 여러 동네 학교들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 2018 사업계획을 위해 회의하는 모습

 

Q. <삶과 예술 배움청>은 무슨 의미를 내포하고있나요?

A. 창의예술학교를 설명드려야할 것 같네요. 창의예술학교는 학교 밖(공교육)에서 배움에 대한 새로운 실험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민간영역의 힘이 더 실린 것이 <삶과 예술 배움청>이라 보시면 되는데, 창의예술학교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삶과 예술 배움청>은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랍니다. 기존 교육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을 배우며, 배움에 대한 호기심,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존재, 타인과 교감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지식이 아닌 지혜를 배울 수 있는 학교지요. 이를 위해 때로는 노작활동도, 때로는 여행도, 때로는 마을관찰도, 때로는 사유하는 활동을 펼칩니다. 배움이라는 것이 특별한 곳이 아닌 일상에서도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를 위해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학교지요. 

배움청이란 말은 공교육의 교육청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시면 돼요. 실제 물리적인 공간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는 학교들 간의 네트워크가 민간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모임체를 말하는 것이지요.

 

Q. 올해 창의예술학교 프로그램과 간략한 소개부탁드리겠습니다.

A. 2013~2014년에 <삶과 예술 배움청>을 운영했었는데, 이번에는 시즌 2로 더 탄탄하게 해보려 합니다. 학교별 과목, 학교가 위치한 동네, 학생층이 모두 상이한데요. 준비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구성원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시즌2에서는 ‘동네예술학교’를 꿈꾸며 몸집은 작지만 마을단위에서부터 시작하는 학교, 삶과 예술을 경험하는 동네예술학교로 확장하고 연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총 네 개 학교가 참여하는데요.

  

먼저, '달할매학교'는 할머니 일상문화예술학교입니다. 남구 월산동의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마을 내 순돌이네 작은도서관을 중심으로 할머니들의 일상의 모습에 주목하는데요. 마을의 유휴지를 이용해서 텃밭도 재배해보고, 음식을 만들어 나누기도 하는 등 할머니들의 일생리듬에 맞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뚜비두밥 재즈학교'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장르 심화형 음악창작학교입니다. 두 개 반으로 나누어 재즈 입문자들과 재즈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학교를 운영할 예정이며.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재즈를 통해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시소학교'는 삶 디자인 청소년 예술학교입니다. 청소년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기술을 손과 몸을 통해 배우는, 노작수업을 진행합니다. 청소년들도 요즘은 디자인에 관심이 많답니다. 시소학교 인근의 공원을 청소년들이 직접 디자인해 놀이터화 하는 과정, 쓸모를 다한 물건의 새로운 쓰임을 찾는 생활디자인 과정, 총 두개의 과목을 운영합니다. 

  

'바퀴달린학교' 예술가 선생님들과 함께 노작활동을 하는 어린이예술학교인데요. 옥상공간을 활용해 텃밭도 만들고 다양한 옥상구조물을 만들어 볼 주말건축반과 담양 수북의 박문종 화가 작업실에서 펼치는 땅과예술반, 아이들의 로망인 캠핑카를 만들어 볼 장난감공장반을 운영합니다. 

 

Q. 창의예술학교 프로그램은 연령대가 다양한데 프로그램마다 분위기나 성향이 궁금해요.

A. 연령대도 다양하지만 지역도 상이해요. 그래서 장소의 영향도 있습니다. 달할매학교가 특히 그런 마을의 특성이 잘 담겨있는데요. 어르신들에게 ’배움‘은 ’즐기고 노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학교가 있는 마을 유휴지를 이용해 소작을 하는 것이 과정이 있는데, 농사의 특성상 학교 수업이 없는 시간에도 할머니들은 오며가며 텃밭을 들렀다 가시곤 한답니다. 달할매학교 기획자 선생님께서 ’비오는 날 옆집에서 풍기는 김치전 같이 땡기는‘ 달할매학교라고 표현을 하셨는데요. 학교가 일상과 괴리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곳. 달할매학교는 그런 특성을 갖고 있어요.

 

바퀴달린학교는 오랜시간 운영해서 그런지, 저학년때 시작해 중고등학생이 된 아이들도 있는데요,  참여하는 학생들의 에피소드가 재미난 것이 많습니다. 특히, 땅과예술반을 1학년때부터 입학해 3년째 다니고 있는 김승유 학생은 수북면의 교실에 수업재료를 싣고 다니는 리어카가 있는데요. 그 리어카를 가지고 새로 입학한 친구들에게 자신만의 리어카 조작법,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선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도 합니다. 

 

시소학교는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에 있어요. 청소년들이 자신의 공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10대들의 감각이 묻어난 놀이터로 변신할 예정입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시로마을장터를 열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 커뮤니티에서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실행해보는 것을 경험해보는 것도 재미난 실험이 될 것 같아요.

비두밥 재즈학교는 작년에 다른 사업을 통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재즈버전으로 제작해 발표하기도 했었는데요. 올해는 궁동에 새로 생긴 ’살롱드재즈‘ 공간에서 수업을 하면서, 새로운 동네와 어우러지는 다양한 시도들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작년과 비교하여 올해의 추진방향과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올해는 운영방식에 변화가 있었거든요? 컨소시엄으로 바뀌어서, 시작 전부터 2018년도 운영 방향에 대한 논의를 자주 했습니다. 의도치 않았는데 각기 다른 지역(동구, 서구, 남구, 북구)에, 다른 연령층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하게 된 점도 특징인데요 올해를 기점으로 광주 곳곳, 마을에서 재미난 학교들이 점차 늘었으면 합니다. 할머니의 요리 이야기, 골목장인에게 배우는 연필깎기 노하우, 시골집 예술가와 펼치는 모내기.. 정말 배움이 즐겁고 설레는 학교죠.

그러기 위해서 올해는 특히 민간영역의 문화예술교육 네트워크인 배움청의 역할을 견고히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광주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단체나 기관들이 새로운 배움을 위한 연구와 토론을 이어가고 이것이 민간영역의 거버넌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목표입니다. 학교마다 독립적인 교육과정을 갖되, 배움청에 속한 학교로서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지요. 세부적으로는 네트워크 포럼, 웹진 발행을 통해 논의의 장을 내외부로 펼치고 이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Q. <월간 동네예술학교> 라는 프로그램이 인상 깊은데 조금 더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A. 제목 때문에 눈길을 끌었던 것 같은데요? 앞서 목표점을 말씀드렸듯이, 동네 예술학교들이 모여서 이 분야의 이슈를 공유하고 새로운 흐름을 읽어내는 스스로의 배움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배움청에 속한 네 개 학교가 월별 주제에 따른 이야기도 나누고, 그 과정을 기록하는 것이고요. 학교별 수업과정을 취재하거나, 최근의 이슈 등을 담아보려 합니다. 매월 계획하고 있고, 주제는 진행하는 과정에서 바뀔수도 있습니다. ’10년 전 예술교육 아이들에 대한 이력 조사‘ 라던지, 문화예술교육에서 청년을 고민해보거나, 동네의 생활기술장인과 예술교육, ’교육하는 예술가, 예술하는 교육자‘ 등 다양한 주제를 뽑아볼 계획입니다. 

 

Q. 창의예술학교에 지원하시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해온 창의예술학교는 기존 교육에서 배울 수 없는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다양한 주제, 영역을 통해 접할 수 있게 했습니다. 올해도 청소년디자인, 음악(재즈)활동, 노작활동, 일상예술교육으로 구성해 어린이부터 할머니 노년 세대까지 아우르고자 합니다. 세대 간의 배움도 있고, 네 학교가 함께 떠나는 봄소풍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런 학교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Q. 선생님께서 생각하는 문화예술교육이란 무엇입니까?

A. 문화예술교육은 예술을 통해 나와 주변을 탐닉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탐닉한다는 말은 몹시 즐겁고 빠져있다는 뜻인데, 무언가를 관찰하고 면밀히 들여다보는 태도, 그 속에서 나와 주변을 발견하는 과정. 그것이 예술을 통해 경험하게 하는 것. 그것이 문화예술교육이라 생각합니다. 


해맑은 담당자님의 모습에서 2018 문화예술교육의 밝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다. 많은 직원분들의 적극적인 회의참여 그리고 공감과 이해의 확산의 방향을 모색하는 사진 속 직원분들의 웃음은 “어디에나 있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학교” 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듯하다. 

인터뷰를 끝마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문화예술교육이란 무엇일까 답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야경” 이라고 언급하고 싶다. 밤이 되어야 비로소 보이는 아름다움처럼, 문화예술교육 또한 알고 나면 더욱 소중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열린 교육의 장에서 배움과 토론 그리고 공감 형성의 장은 남녀노소 많은 분들의 참여로 이루어질 수 있다. 곧 참여자들과 소통하는 그 자체가 문화예술교육의 진흥을 이끌어내는 원천이 아닐까 생각한다. 열려있는 학교에서 별을 품은 야경처럼 미소를 품은 마음을 가지길 소망한다.

 

  

박상준(9기 모담지기)                                                                                                 매일 저녁 일과를 끝내고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말자는 모토를 가슴속에 품고, 내일의 과업을 살펴보면서. 때론 싱거운 글도 써보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도 검색해본다. 머리는 내성적이지만 몸은 외향성을 지향하며, 머리는 두렵지만 몸은 도전한다. 행동하는 만큼 결실을 맺는다는 것에 대한 의구심은 없다. 생각에 잠기고 싶을 땐 가사가 없는 뉴에이지 음악을 듣는다. 선율을 따라 상상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대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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