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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어린이놀이도시Ⅲ]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건축물, 나무 아지트 만들기
-어린이 목수축제
강은숙_8기 모담지기
광주시립어린이미술관 잔디밭에서 뚝딱뚝딱, 쓱싹쓱싹, 쿵쿵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어린이 목수 축제’라고 페인트로 직접 쓴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어린이가 목수라니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플래카드 뒤로 걸어가 보았다. 톱을 가지고 쓱싹쓱싹 나무를 자르고, 망치로 쿵쿵 소리를 내며 뚝딱뚝딱 집을 만들고 있는 어린이들을 보자 ‘우와’라는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아무것도 없던 잔디밭을 메운 각양각색의 나무 집을 짓느라 분주한 어린이 목수들의 실력에 감탄했다.
<어린이 목수축제>는 8월 17일부터 19일까지 2박 3일 동안 망치와 톱 하나로 어린이들만의 아지트 마을을 만드는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10명이 팀으로 이루어져 총 8팀으로 80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한 축제는 벌써 3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어린이 놀이도시는 1회는 종이집을 2회는 시청에 놀이터를 3회는 나무 집으로 아이들만의 공간을 만드는 기획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부모님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이번에도 모집 3일 만에 마감될 정도로 어린이들의 참여도가 높았다.
어린이 목수축제는 얼굴도 몰랐던 80명의 아이들이 8명의 지역의 예술가와 함께 어떤 아지트를 만들지 어린이들과 계획을 짜고 상상하는 시간과 직접 망치와 톱을 들고 만드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다니는 학교가 달라 처음 본 친구들과 어색함도 잠시 각자 팀에서 자연스럽게 역할을 맡아 적극적으로 나무 아지트를 만드는 일에 동참하였다.
나무 아지트를 만드는 어린이들
노작활동을 통해 나무 아지트를 만드는 어린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처음 부모님들은 어린이들이 망치질과 톱질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서투른 손으로 나무 아지트를 만드는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도 들었다. 어른들의 걱정과는 달리 어린이들이 공구 사용법을 배우고, 망치질과 톱질을 하다 보니 어느새 아지트의 뼈대가 만들어졌다. 실수로 망치질을 하다 손이 찧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구를 사용하는 요령도 생겼다. 축제 둘째 날은 나무 위에 색색의 페인트로 꾸며지고 있었다. 디자이너라 불릴 만큼 열정적인 어린이 목수들이 포착되었다. 여덟 개 나무 아지트의 특성에 따른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완성되어지고 있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즐기면서 임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에 놀이 도시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나무 집 장터
나무 아지트가 완성되고 나서 신나는 장터축제가 열렸다.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세상에서 하나뿐인 건축물인 아지트에 가져온 물건을 내놓았다. 이 장터의 특징은 돈으로 물건을 살 수 없다. 돈이 아니면 무엇으로 물건을 살 것인가? 바로 물물교환이다. 자신이 필요 없는 물건과 상대가 갖고 있는 필요한 물건을 서로 교환하며 교류의 장을 만들어나갔다. 다른 조 어린이들의 아지트를 구경하고 물건도 교환하고 우정까지 돈독해지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렸다.
나무 아지트
나무집 장터가 끝나고 <어린이 목수축제 개장식>이 시작되었다. 유명한 예술가들의 손에서 탄생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나무 아지트의 첫 집들이가 시작되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어린이들과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 부모님과 친구들, 방문객들에게 나무 집 작품을 소개했다.
“친환경을 생각한 집이에요!”
“그늘이 있는 시원한 집입니다,”
“일본 오사카 성을 따라서 만들었지만 성치고는 허술하죠?”
어린이들의 입에서 나온 개성 있는 나무 집 소개에 부모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잘해냈다는 대견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부모님들의 박수에 어린이들의 얼굴은 자신감과 뿌듯함으로 가득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아지트를 직접 내 손으로 만드는 일이 어린이들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어린이 놀이 도시-어린이 목수축제>를 기획한 정민룡 관장님(북구 문화의 집)은 아이들이 자기만의 공간을 갖기 위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협동을 배울 수 있었고, 만드는 욕구를 실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땀방울로 만든 나무 아지트는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뜻 깊은 추억으로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물해줄 내년 프로그램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