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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창의예술학교 네트워크 포럼
<동네예술학교가 필요한 이유>
-문화예술교육 네트워크 포럼 취재 정리
마민주 9기 모담지기
동네예술학교란 지역에 밀착해 마을 자원을 활용하여 일상 속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을 단위 학교로, 우리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삶 속의 예술을 쉽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킨다. 그로인해 개인에서 이웃, 이웃에서 공동체로 인식이 확장되는 결과를 낳고 이것은 보다 큰 의미를 창출한다. 단순한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선생님과 학생의 구분을 없애고, 마을 자원을 활용해 쉽게 예술을 접하고, 공동체의 존재성을 인식하여 소외된 이들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결국,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수요소인 셈이다.
2018년 6월 27일 광주문화재단 4층 문화사랑방에서 ‘문화예술교육 네트워크 포럼’이 진행되었다. 지역단위의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광주문화재단은 인식하고 있던 셈이다. 문화예술교육 기획자 및 예술강사, 지역 활동가 등 다양한 참여자들이 자신들의 문화예술교육 사례를 발표하고 ‘동네예술학교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토론하며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색하였다.
▲ 광주문화재단 문화사랑방에서 진행된 문화예술교육 네트워크 포럼
창의예술학교를 마을예술학교로 (북구문화의 집의 정민룡 관장)
창의예술학교 사례와 마을예술학교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마을 내에서 가능한 자원을 엮어 생활영역과 밀접한 예술교육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한다. 즉, 새로운 예술교육 실천 모델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을예술학교는 ‘적정기술’의 개념과 닮아 있다. 적정기술은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때 지역적, 문화적, 경제적 조건과 양립 가능하고 간단한 기술과 현지 재료를 사용하여 활용하고 그 지역의 사람들에 의해 도구와 과정이 유지, 작동할 수 있는 ‘적정’한 것을 지향한다. 예술이 마을 단위의 적정교육이라는 방법을 통해 지역사람들의 삶에 적용되어 일상의 변화를 이끌어 나갈 때 창의예술학교 모델이 마을예술학교로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을예술학교의 방향을 간단히 정리한다면 지역문화예술교육을 재구성하기 위한 지역학교 브랜드의 전략수립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마을 사람들이 선생이 되는 열린 학교를 만들 수 있으며 생활과 아주 밀접한 교육 내용을 다룸으로써 예술의 활동성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창의예술학교의 현주소 발표하고 있는 북구문화의 집의 정민룡
함께여서 즐거운 청소년들의 동네놀이터 ‘시소학교’ (시소학교의 김유리, 조규진)
시소학교는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다.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공간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그들은 언제든지 찾아와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라고 대답했다. ‘마을 속 청소년들의 놀이터’ 시소센터는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시소학교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형 프로그램이다. 청소년수련시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하여 진행된다. 학교 밖의 안전하고 대안적인 교육공간이자, 학교 안의 배움과는 다른 지점의 배움을 경험할 수 있는, 청소년과 시소학교가 서로를 돌보며 함께 성장하는 삶의 배움터를 조성한다.
시소학교의 핵심 가치는 공생, 자립, 공동체에 있다. 시소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활동들은 ‘협동'을 전제로 한다.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결과를 창출하는데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협동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가치다. 책상 만드는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 작업용 앞치마의 뒤 끈을 묶는 것부터 나무합판을 사포질하고 톱질을 하고 옮기는 과정 속에서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다. 서구청소년문화의집 뒤편 장수어린이공원에 대한 탐색을 시작으로 주변 자원과 더불어 청소년들의 놀이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탐색을 시작으로 주변 자원과 더불어 청소년들의 놀이공간으로 조성하는 ‘공원프로젝트’, 서구청소년문화의집 내부 공간을 자기화하기 위한 공간 디자인 및 실행을 목표로 쓸모를 잃은 물건들의 새로운 쓰임에 대해 고민하며 제품을 제작하고 페인팅 하는 ‘생활디자인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두 개의 과정은 사전에 기획된 교육과정을 좇기보다는 청소년들의 욕구를 반영하여 움직이는 교육과정을 지향한다.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을 손과 몸을 통해 배우는 노작수업이자 자연, 사회, 사람과의 관련 속에서 실제 생활에 적용하고 현장탐구학습형으로 ‘삶의 학교’ 성격을 띤다.
▲ 시소학교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시소학교의 김 유리
삶의 기술을 터득하는 마을 학교 (바퀴달린 학교의 박 우주)
바퀴달린학교는 지난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 예술교육프로그램이다. 바퀴달린학교는 올해 '노작을 통해 경험을 배우는 예술학교’라는 비전을 세웠다. 장르 중심의 예술교육 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학교다. 그 경험치는 노작을 통해 가능하다. 도구와 재료를 만져가져 몸(손)을 쓰는 활동을 통해 ‘손에 감기는 맛’이 익숙해지고 체화되었을 때 미적체험을 완성할 수 있다. 그때 비로소 창의적인 표현을 할 수 있다. 생각하고 표현하는 힘,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노작활동을 통해 삶에 관한 다양한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바퀴달린학교를 대표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땅과 예술’반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시골마을의 자연에 커리큘럼을 설계한다. “농사짓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이 다를 바 없다.”라는 박 문종 화가의 철학에 따라 땅의 기운을 담은 대지미술을 펼친다. 황토를 개어 무더기를 만들고 팻말을 꽂기도 하면서 자연에서의 재미를 찾는다.
‘장난감공장’반은 상상속의 장난감, 내가 만들고 싶었던 장난감을 직접 내 손으로 만드는 반이다. 첫 해에는 전차를 만들고, 올해는 4륜 오토바이와 연결해 캠핑카를 만들기로 했다. 전자기술부터 목공기술, 용접기술, 적정기술까지 더해 놀잇감을 발명한다. 다소 위험해보일 수 있는, 무시무시해 보이는 기술들을 시도하면서 처음에는 학생들은 주저한다. 선생님의 시범이 이루어지고 난 뒤에는 용감하게 선생님 옆에 자리 해 용접용 장갑에 손을 넣기도 한다. 처음에는 주저한 아이들도 반복된 경험을 가지며 도전감을 가진다. 도리어 무섭고 위험을 걱정하는 것은 어른이다.
‘물건의 재구성’반은 물건에 대한 관찰을 시작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디자인하고 만들기 하는 수업이다. 물건의 쓰임새에 대해 새로이 보는 시간이다. 바퀴달린학교는 삶 속에 배움이 있다고 본다. 일상을 주목하는 것, 나의 생활환경을 면밀히 보는 것, 사람과 사물, 공간에 천착하는 태도 등이 바로 삶 속에서 지혜를 얻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 삶의 기술 터득 사례를 발표하는 바퀴달린 학교의 박 우주
구시가지의 동네문화학교란 (달할매학교의 김 현미)
동네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동네문화예술학교다. 현대의 동네는 교육적 기능을 많이 잃어버렸다. 그러다보니 학교가 마을의 역할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던 예절교육, 인성교육, 놀이를 통해 길러지던 공동체의식 등도 이제는 학교교육을 통해 가르쳐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예술은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작품을 제작하는 모든 인간활동과 그 산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art라고 한다. 심심해서 낙서를 하거나 흥얼거리며 자작곡을 만드는 모든 행위를 예술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문화예술이란 그냥 우리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말할 수 있다. 또 학교란 제도적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 또는 기관이라고 한다. 학교를 채우고 있는 교육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및 바람직한 인성과 체력을 갖도록 가르치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이다.
이제 동네문화예술교육필요성에 대해 말하면 첫째, 학습의 장을 지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 삶은 필연적으로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삶이나 생활에 배제된 교육을 받은 구성원에게 지역을 접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지역의 삶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자신의 동네가 살만한 곳이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게 할 수 있다. 이는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마음이 싹틀 수 있게 만든다. 셋째,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교육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마을마다 구성원들의 삶의 시간과 공간이 다르면서 나타나는 문제와 요구사항은 다르다. 동네가 갖춘 자원의 질과 양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표준화된 잣대로 측정하고 대응하는 것은 어렵다. 넷째, 마을교육공동체가 활성화될 수 있다.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감수성을 높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며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민주시민의식을 함양할 수 있다면 자치역량과 민주시민의식을 몸으로 습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구성원 하나하나가 더 존중받고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 문화예술 활동의 참여자와 활동가의 적절한 거리에 대해 설명하는 달할매학교의 김 현미
재즈와 문화예술교육 (뚜비두밥 재즈학교 김 수곤)
재즈는 1800년대 후반 각국의 다양한 문화가 만나 창조된 음악으로,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며, 창의적이고 자유로움의 상징이다. JAM이란 처음 보는 연주자들끼리 즉흥으로 곡을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미리 약속된 악보가 없기 때문에 연주자들은 더욱 자유롭게 연주 할 수 있었으며, 그 속에서 창의적인 영감을 통해 재즈는 모던재즈라는 예술적 영역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재즈가 가지고 있는 융합과 저항정신의 문화성찰을 통하여 광주 시민으로서의 지역성을 고취할 수 있다. 또, 귀로 듣는 것을 넘어 음악 안에 담겨진 메시지에 대해 고민해보면서 음악의 사회적 메시지와 미적 아름다움을 결부할 수 있다.
뚜비두밥 재즈학교는 학습자 개개인의 감각을 중요시하는 창의적 재즈학교이다. JAM이라는 즉흥적인 음악문화를 수용하여 기존의 음악교육의 틀을 탈피한 과정 안에서 자발적 습득을 강조한다.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중시하며, 협업능력을 통한 상호관계 형성을 중시한다.
▲재즈학교 참여자들에 대해 발표하는 뚜비두밥 재즈학교 김수곤
마민주(9기 모담지기) 글을 쓰는 것을 사랑한다. 고통은 불완전한 형태로 삶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글을 쓰는 것은 그런 형태 없는 것들에 윤곽선을 부여하는 일이다. 작가가 그 윤곽선을 들고 ‘내 말 좀 들어주오’하며 심각히 나서주는 게 좋고, ‘그럼 그럴까요’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좋다. 우리가 하는 행위 자체가 예술이라면 이 역시 하나의 예술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은 가끔 깊고 오래된 상처를 소독해줄 때가 있다. 그렇기에 예술은 삶과 분리되어선 안 된다. 삶 자체가 예술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