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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지원사업
매일 매일이 모여서 만든 동네방네 여행일기 ‘우리 동네 신문사’
-서창향토문화마을 일대
마민주 9기 모담지기
▲서창 만드리 풍년제가 열리는 서창동
드넓게 펼쳐진 서창 들녘에는 해년마다 흥겨운 풍악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만드리라는 모내기를 하고 나서 발산마을, 중천마을, 동하마을 등은 매년 7월 중순에 만드리 풍년제를 진행한다. 풍물놀이와 김매기를 재현하는 행위예술 등을 통해 주민들의 노고를 위로해주며 풍년을 기원한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전통적인 농촌 문화가 대부분 사라졌다고 하지만, 서창동에서는 구전으로 전해 내려온 들노래의 명맥을 이으며 마을의 화합을 도모한다.
농촌과 자연이 어우러진 세동 마을. 그곳을 놀이터 삼아 뛰어노는 아이들이 있다. 우리는 ‘서창 향토문화마을’에서 세동 마을을 탐험하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 동네 신문사’는 우리들의 일상 속에서 친구들과 마을 어르신들과, 자연과 더불어 하루, 이틀 기록을 통해 "작은 습관"을 만들고 예술이 일상이 될 수 있는 프로젝트이다. 아주 보잘 것 없고 사소한 일이라고 상관없다. 마을 탐험일지 뿐만 아니라 그림으로 그리는 자기소개나 특별한 가족 소개, 30개의 네모 빈칸에 하루하루 기분의 색깔로 채우는 그림 달력 등 여러 방식으로 신문을 채워나간다. 매일매일이 모여서 만들어진 기록들을 신문으로 발간한다. 마을 어르신들께 신문을 직접 배부하면서 아이들은 일상을 추억으로 만들고 어른들은 일상을 추억한다.
▲만귀정 / 열부유인김씨행적비
▲마을을 견학 중인 아이들
▲마을 골목
야은당과 열부유인김씨 행적비, 만귀정까지 아이들은 자신들의 마을의 문화 유적지뿐만 아니라 마을 곳곳을 탐험하고 곧 발간할 신문에 실을 글을 쓰고 있었다. 형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기사문이 아니더라도 시문이나 일기, 플라로이드 사진과 그림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들은 원고지를 채워 나갔다.
▲야은당에서 탐험일지를 쓰고 있는 모습 / 머리를 맞대고 글을 쓰는 아이들
▲ 머리를 맞대고 글을 쓰는 아이들
Q, 송학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나요?
A. 꼭 송학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 아니고요. 이 마을에 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이 마을이 세동 마을이고 저 밑에 동화 마을, 서창 마을이 있어요. 근처에 사는 초등학생 전 학년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우리 동네 신문사 기획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희가 작년에 인큐베이팅 지원 사업으로, 아이들과 함께 ‘마을 모험가’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어요. 아이들이 마을 안에 있는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소개시켜주고, 그곳에서 게임을 만들고 진행하면서 놀았죠. 스마트폰과 인터넷만 붙잡고 사는 아이들이 땀을 흘리며 뛰어 놀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컨셉을 정한 거예요. 그렇게 놀다 보니, 마을 어르신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어요. 농사일을 하고 계신 어르신, 마을 이발관을 하고 계신 어르신, 평상에 모여 계신 어르신들을 뵙게 되면서 좀 더 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마을의 소식지를 만들어서 각 집에 직접 배포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 아이들의 작품
Q. 의도대로 잘 진행되고 있나요?
A. 처음 제가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요. (웃음) 아이들이 안 따라 와줄 때도 있고 지금 날도 더우니까요. 그런데 저번에 재단 선생님께서 너무 결과에 치중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보이는 결과에 신경 쓰지 말고 과정에 좀 더 집중해서 활동을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해주셔서 부담이 없어졌죠. 여름은 쉬어가는 타임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작 단계로 계획하고 있어요. 가족들을 소개하는 소개문이나 오늘과 같이 마을 문화유산을 견학하고 글을 쓴 것을 실을 것 같아요. 다다음 주에나 1호 소식지가 나올 것 같아요.
Q. 신문제작을 하면 배부 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A. 저희 마을이 가구 수가 얼마 되지 않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직접 배부하려고 해요. 다 함께 마을을 돌면서 직접 나눠드리고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요. 주민 자치센터에는 조금 비치를 해놓을 거 같고요. 우리가 무슨 활동을 하는지 어른들이 아실 수 있도록 홍보해야죠.
▲서창동 향토문화마을
‘우리 동네 신문사’는 현장 취재부터, 기사 작성, 배부 등 일련의 과정 대부분이 아이들의 손으로 직접 진행된다. 지역 문화자산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주체가 되어 자연스럽게 일상에 문화예술이 녹아들도록 만드는 것이다. 동시에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애착을 형성한다. 자신의 마을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아이들이 탐험하고, 글을 써 신문에 실으면서 많은 주민들이 아이들과 소통하고 마을이 가진 역사문화 자원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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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민주(9기 모담지기) 글을 쓰는 것을 사랑한다. 고통은 불완전한 형태로 삶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글을 쓰는 것은 그런 형태 없는 것들에 윤곽선을 부여하는 일이다. 작가가 그 윤곽선을 들고 ‘내 말 좀 들어주오’하며 심각히 나서주는 게 좋고, ‘그럼 그럴까요’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좋다. 우리가 하는 행위 자체가 예술이라면 이 역시 하나의 예술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은 가끔 깊고 오래된 상처를 소독해줄 때가 있다. 그렇기에 예술은 삶과 분리되어선 안 된다. 삶 자체가 예술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