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호]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바림>_박상준 모담지기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8-10-05 조회수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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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바림, <현대미술 관계읽기> ‘윤원화 저 <1002번째 밤 : 2010년대 서울의 미술들>’ 

 

박상준_9기 모담지기

 

 정한 시각이 되자 반사적으로 짐을 챙겨 버스정류장으로 나섰다. 버스정류장에 반짝이는 LED, LED 자체는 하나의 픽셀픽셀마다 연결되어 하나의 점에서 분절과 분절과정을 통해 의미를 형성한다. 그 시간에 의해 서두름을 재촉하고, 하루의 시작과 미지막을 장식한다. 분절로 가득한 일상 속, 경계를 허물고 자유로이 토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향했다.

 


 ▲ ‘바림’ 공간

 충장로에 위치한 어딘가 예술가들만의 잔치가 벌어질 것 같은 긴장과 두려움을 안고 건물 외벽을 눈길을 따라 올려다본 후, 한계단 한계단을 올라갔다. ‘바림’ 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그 곳에는 지난 전시의 마지막 여운을 간직한 작품들이 있었고, 이번 북클럽의 주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미술에 누구보다 열정적인 관심을 가진 사람들, 혹 예술가라 부르고 싶은 이들이 이 앉아있었다. 

 


▲ 지난 전시 작품

 

 ‘바림’ 은 어떤 공간인가요?

 예술을 하기위한 대안공간으로 , 갤러리나 미술관에 들어가지 못한 신인작가 작품이나 열심히 작업하는 작가들에게 도움을 주고 실험적인 공간을 마련해주고자 하는 마음에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이번 문화재단 센터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문화예술교육의 장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북클럽은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현대미술 관계읽기> 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3가지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요. 먼저, 책 읽고 서로의 생각을 토의하는 북클럽, 전시장 가게되었을 때 챙기는 팜플렛을 읽으면서 묘사를 분석 및 비평하는 ‘팜플렛 팝플렛’ 그리고 최근사회적 이슈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이슈토론’ 이 있습니다. 

 ‘북클럽’ 같은 경우는 평소에 읽고싶었던 책 등을 참가자에게 신청을 받거나 혹은 따로 선정하여 읽어보는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책의 전부를 읽기보다는 부분의 챕터를 선정하여 이 부분의 내용에 대해 토의하는 자가발전적인 시간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김보경 -바림 큐레이터

예술과 일상의 경계, 그리고 미술의 분절에 대하여 

 ‘바림’ 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색을 단계적으로 점점 엷게 하거나 점점 진하게 하는 그라데이션(gradation) 기법을 말한다. 한쪽으로 갈수록 색이 바랜 듯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색채기법이다. 즉 말하자면 일종의 분절성을 파괴하는 경계를 무너뜨리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특히나 이 ‘바림’ 에 대해 인상깊었던 건 이번 2018 광주비엔날레의 주제가 ‘상상된 경계들’ 이었기 때문이다. 예술에 대해 심오한 생각을 가지거나 혹은 각자의 마음속 잠재되어있을 것에 대해 토의하는 건 의미있는 시간인 것 같았다. 

 

제3장 제도가 유령이 될 때

 이번 북클럽에 선정된 책은 ‘윤원화 저 <1002번째 밤 : 2010년대 서울의 미술들>’ 이었고, 챕터는 책 中 3장 ‘제도가 유령이 될 때’ 라는 파트였다. 

  

▲ 활발한 토의를 이어가는 모습

 

 파트를 읽은 다음 책 내용 중 이해되지 않거나 조금 더 심오한 내용으로 분석하고 싶은 질문들을 서로에게 하기 시작했다. 인상깊었던 내용에 대해 언급을 하자면, ‘제도가 유령이 된다는 것’ 에 대해 크게 예전의 미술과 현재의 미술 그것에 대한 향유의 공간인가에 관한 토의였다. 지금의 미술관이 순수미술관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부터 시작하여 최근에 2018 광주비엔날레 그리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미술관의 역할은 무엇인지

 

 사실, 어떠한 정답은 있기가 어려울 듯 하였다. 시대가바뀐 만큼 그에 대한 변혁을 추구하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거나 혹은, 신진미술가들이 설자리를 조금 더 확장하고 심도깊게 이해하고싶은 작가들이 있을테니까 말이다. 일면에서는 미술관의 목적은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문화적 향유공간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닐까 하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그렇다면 순수미술은 복합문화관의 역할로 탈바꿈하는 것인가에 관한 의견이 주고받고 진행되었다. 

 

 어느 한 대답이 정답으로 귀결되지 않은 활발한 토의를 듣다보니 절로 분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필자는 미술가는 아니지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미술관 등을 좋아한다.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작품을 감상하러 가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곳의 특유한 낯선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예술로 대변할 수 있는 작품들을 보고 그 안의 포스트모더니즘이니 하는 작품을 통해 스스로의 대답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자료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 

 

 여기 모여있는 작가분들 모두 열의에 찬 두 눈을 반짝이며 토의에 임하였다. 미술관의 정체성 그리고 만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복합문화관이라면 어떻게 접근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가부터. 

 

 책의 마지막 문단을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그럼에도 이 미술가들이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이들 자신이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환경의 구성 요소이기 때문이다’ 라는 문장이었다. 미술관이 있어서 미술가가 존재하기보다는 미술가가 존재하여 미술관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개인적인 입장이다. 끊임없이 제도에 대해 숙고하고 보완하면서 퍼즐을 맞추는 임무를 주고자 하는 것 같았다. 

 


▲ 토의에 집중하는 모습 


바림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미술관, 미술가를 떠올리면 어떤 심상이 머릿속을 스칠까. 조금은 독특할 수 있다는 이미지가 잡힐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북클럽을 진행하는 참가자들 역시 확실한 자신만의 주관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그들이 토의를 진행할 때 서로간의 의견을 분절시키는 것보다는 의견에 의견을 더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듯 했다. 조금 더 궁금해하는 표정이 어우러져 예술가의 장을 형성하였다. 끊임없는 그라데이션과 같이 토의를 통해 아름다움을 표출하는 미술의 출구는 경계가 없을지 모른다. 질문을 통해 끝없는 아포리아를 상상하며.

 

*공간위치 : 광주 동구 중앙로196번길 31-17 3층 

*공간홈페이지 : https://barimart.wordpress.com 

 

  

박상준(9기 모담지기)                                                                                                                           매일 저녁 일과를 끝내고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말자는 모토를 가슴속에 품고, 내일의 과업을 살펴보면서. 때론 싱거운 글도 써보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도 검색해본다. 머리는 내성적이지만 몸은 외향성을 지향하며, 머리는 두렵지만 몸은 도전한다. 행동하는 만큼 결실을 맺는다는 것에 대한 의구심은 없다. 생각에 잠기고 싶을 땐 가사가 없는 뉴에이지 음악을 듣는다. 선율을 따라 상상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대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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