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호] 뚝딱뚝딱 만드는 재즈선율 <시소학교>_임우정 모담지기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8-10-08 조회수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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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창의예술학교

뚝딱뚝딱 만드는 재즈 선율

시소센터 이곳저곳을 목공과 음악으로 꾸미는 시간

임우정_모담지기

 

  지난 9월 중순 서구청소년문화의집 시소센터에서 창의예술학교 통합수업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올 초 첫 뉴스레터의 원고에서 필자가 소개했던 창의예술학교는 초등, 중‧고등, 청년, 그리고 노인에 이르기까지 나이에 따라 학교에 진학하듯 4개의 단체가 각 연령별 맞춤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인데, 이번 통합수업에서는 시소의 청소년들과 청년을 대상으로 창의예술학교를 진행하는 애드뮤직컴퍼니가 재즈음악으로 아이들을 만났다. 

 

  지난 인터뷰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손에서 재탄생하는 물건 및 공간에 집중해, 청소년들이 자원을 생산적으로 재구성 할 수 있는 현장탐구형학교를 기획했던 시소학교의 참여자들은 그동안 시소센터 곳곳을 작은 손으로 뚝딱뚝딱 만든 목공작업으로 다채롭게 꾸며 놓았다. 

 

 

▲ 게임기가 된 엘리베이터 버튼과 곳곳에 닿은 아이들의 손길

 

  대부분이 초등학생인 시소의 참여자들은 직접 톱질도 하고 망치질도 하고 곱게 색칠하며 시소의 이곳저곳을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가득 채워놓았는데, 오늘은 잠시 망치를 놓고 3층 음악실에 모여 재즈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 직접 연주를 통해 재즈에 대해 알려주기 위한 애드뮤직컴퍼니의 아침공연

 

  합동수업을 열며 아침부터 멋진 공연으로, 참여자들이 평소 많이 들어봤지만 재즈음악인지 몰랐던 곡들을 통해 재즈에 대해서 알려주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그래도 여전히 어색함을 느낀 참여자들은 목공작업 때와는 달리 본격적인 수업이 들어가기까지 계속해서 부끄러움을 표현했다.

 

  그런 어색함과 부끄러움 속에서 본격적으로 ‘재즈’ 맛보기 시간으로써, 시소학교에서 경험한 것들을 가지고 직접 가사를 만들어 보는 시간이 시작됐다. 하얀 종이 위에 참여자들은 그동안의 시소학교에서 경험한 목공시간을 떠올리며 빈 종이를 채워가기 시작했다.

 

 

▲ 시소를 시작으로 그동안의 이야기로 백지를 채워가는 참가자

 

  어색해하던 것도 잠시 시소학교에서의 즐거운 경험들이 속속 생각나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종이는 가득 메워졌고, 참여자들이 생각해낸 단어들을 조합하여 재즈곡에 맞는 가사로 변화시키는 작업이 이어졌다. 망치질, 시소센터, 오늘의 간식 등의 단어들이 애드뮤직컴퍼니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노래에 얹어졌고, 재즈를 배운지 1시간 만에 다 함께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이 짧은 시간에도 가사를 만들고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다니 놀라운 시간 이었다!

 

 

▲아이들의 가사 작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애드뮤직컴퍼니와 목공 선생님들

 

  이렇게 열심히 서로 도와가며 가사를 만들고 함께 노래를 부르자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수업시간 내내 유독 부끄러움을 타서 자리에도 앉지 못하고 자꾸 목공과 시소 선생님들 뒤로 숨어들던 참가자가 부끄러움을 던지고 당당히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겠다고 손을 번쩍 들었다. 아직은 어리지만 목공시간에는 똑 부러지는 그녀를 시작으로 참여자들이 직접 개사한 곡을 돌아가며 부르고 녹음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 그룹을 나눠 그 자리에서 녹음을 진행하고 바로 모두의 목소리를 합쳐 곡이 완성되었다.

 

  그 자리에서 녹음 된 본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꺅꺅’ 소리를 내며 즐거워하던 아이들. 시소에서는 목공으로 창의예술학교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날 함께 한 참여자들 중에는 연예인이 꿈이라 짧았지만 처음으로 제대로 된 보컬 레슨을 받아볼 수 있어 신이 난 친구도 있었고, 연신 이곳저곳 자신이 꾸민 곳들을 알려주고 종이에 가장 많은 시소에서의 즐거운 기억을 적었던 친구도 있었다. 

 

  처음 경험한 재즈음악을 배우는 시간을 신기하고 재미있게 생각하는 시소학교의 참여자들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이 가진 즐거움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되었다. 시소에 오지 않았다면, 창의예술학교가 없었다면 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며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고, 부끄러움을 이기고, 자기가 한 활동들에 자부심을 느끼는 참여자들을 보면서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삶 속에서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길 바라본다.

 

 

▲ 밝게 웃는 아이들의 표정이 이 시간을 모두 설명해 준다.

 

 

임우정(9기 모담지기)                                                                                                                              미술교육을 전공하였고 여전히 미술을 사랑하며, 생활 속에서 계속 예술과 함께 하며 살고 싶다. 나이 든 고양이와 함께 나이 들고 있고, 돌고래가 살기 좋은 환경을 꿈꾼다.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고 에세이를 쓰고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시면서 예기치 못한 기쁨을 통해 궁핍함을 잊고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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