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호] 신창동의 자랑, 즐거운 인형극 한마당 <신촌원시인예술극단>_곽주영 모담지기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8-10-10 조회수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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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광주 예술동아리 교육지원사업

신창동의 자랑, 즐거운 인형극 한마당

-신촌원시인예술극단-

곽주영 모담지기

 

“호랑이는 출발하셨대요.”

“나무는요? 사슴은?”

 원시인예술극단 모임에 들어가자마자 수상한 이름들이 쏟아진다. 호랑이? 나무? 개똥? 대체 누구를 부르는 거지? 고개를 갸웃거린 것도 잠시, 그게 곧 참여자들의 별명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서로가 인형극에서 맡은 역할로 부르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 별칭을 부르니 친근감이 수직 상승한다. 이들은 모여서 간단한 근황을 전한 후에 본격적인 연습 준비를 시작했다. 

 

 

▲ 연습 준비를 하는 극단 회원들

 

 오늘은 바로 인형극의 대본 연습 날이다. 제목은 토끼의 재판. 어딘지 꽤 친숙한 이름이다. 마지막 멤버까지 도착하고 나니, 숨 돌릴 틈도 없이 연습이 시작되었다. 

 자신들을 싱글! 벙글!이라고 소개한 두 재담꾼이 바람잡이 역할을 맡는다.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사람들의 시선을 한 눈에 확 사로잡는 것이다. 마치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뽀뽀의 뽀미언니같은 느낌이다.  

 토끼의 재판에는 여러 재미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지나가던 나그네가 그물에 걸린 호랑이를 풀어주었다가 잡아먹힐 위기에 처하자, 여러 동물·사물들에게 판결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계속해서 사람에게 불리한 결정만이 반복되다가 토끼의 재치로 호랑이는 다시 그물 속으로 들어가고, 나그네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 이야기이다. 공연시간은 30여분 정도로 남녀노소 누구나 집중하기에 딱 적합한 시간이다. 

 

 

▲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인형극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어른들이 대본연습을 하는 중간에 아이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이다. 그저 연습일 뿐인데, 아이들은 이따금 몰입하면서 극에 개입한다. 대답을 하거나 등장인물에게 호통을 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 눈에 띈다.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주부들이 아이들을 데려오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은 굉장한 장점이다.  특히 어린이들도 부모님의 새로운 활동을 직접 보고 자연스레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선순환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기획회의 중인 극단 회원님들

 

“우리 친구들은 약속을 잘 지키는 친구들이 될 수 있죠?”

마지막 교훈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아이들은 네라고 대답하며 재미와 배움 두 가지의 즐거움을 가져갈 수 있다. 

 대본 연습은 세 차례나 반복되었다. 첫 번째는 러프하게 읽어보기. 읽는 도중 강사선생님의 피드백을 따라 다시 한 번 대사를 반복한다. 두 번째는 배운 것을 생각하며 읽고, 녹음까지 하게 된다. 세 번째는 녹음 한 것을 바탕으로 강사 선생님이 적극적인 피드백을 해주고 서로의 느낌을 공유한다. 

 


▲ 연습 후, 피드백을 받고 있는 모습

 

 연습을 하는 시간은 그들에게 매우 즐거운 시간인 듯하다. 대사가 틀려서 웃고 떠들고, 닭 울음소리를 너무 잘 묘사해서 웃음이 터지고…….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 좋아서 하는 일. 즐겁기 위해 하는 일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렇게나 멋진 연기들을 펼쳐주신 회원님들을 도저히 그냥 보낼 수 없었다. 연습이 끝나고 흩어지시는 회원님을 잡고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먼저 호랑이 역을 맡아 열연을 해주신 정대중 선생님이다. 

 

Q. 안녕하세요. 맡은 역할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멋진 호랑이 역을 맡은 정대중이라고 합니다.

 

Q. 동아리 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랑 참여하니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A. 참여하게 된 이유는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어버렸는데, 마음에는 항상 동심이 있다고 할까요? 좋아하는 것이 인형극이었는데, 나이 먹은 어른이 할 수 있다고 해서 참여하게 되었구요. 할 때마다 너무 즐겁고 재밌어요. 특히 꾸밈이 없다고 할까요. 아이처럼 정직한 사람이 된 것 같아요.


Q.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시다면요?

A. 제가 직장을 다니다보니까 연습에 참여를 적극적으로 못하는 것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면들은 마음에 많이 걸리고, 미안하기도 하고. 다른 분들께 누가 될까봐.


Q. 정말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전문 성우 못지않으시던데요.

A. 실은 과거에 전적이 있습니다. (웃음)그게 바로 또 동심인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의 끼가 분출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다음은 사회자(싱글벙글) 역할을 맡은 정윤희 선생님이다.

Q. 어떻게 해서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A. 그냥 목사님과 그림책 마을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 마을에 도움이 되는 것. 문화복합융성? 같이 할 수 있는, 마을사람들이 같이 보고 즐기면서 신날 수 있는 것. 아무 생각없이 뮤지컬하나 하죠. 했던 말이 커져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Q. 아까 노래들어 보니까 ‘사랑을 했다’가 중간에 나오더라구요. 요즘 어린이들이 매우 좋아하는 노래던데, 알고 선곡하신건지요?

A. 네. 이 대본이요. 각색을 했어요. 원래 있던 극본에서는 개똥도 나오지 않아요. 저랑 회원분들이랑 같이 각색을 했죠. 중간 중간 트렌디한 부분이 그런 것들이예요. 아이들이 따라부르면서도 어? 우리 저 노래 아는데, 이렇게 각인 시켜주려는 효과를 끌어내려한 것도 있어요. 

 

Q.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졌으면 좋겠는지. 계획이 있으시다면.

A. 이렇게 시작을 해서 계속, 처음에는 마을로 시작해서 찾아오게도 하고 우리 마을의 특색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요. 나중에는 그런 거는 대본을 창작하고 인형극을 발전시켜서. “우리 동네는 이런 동네야”라는 것들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동아리 김희경 기획자에게 물었다. 신촌원시인예술극단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Q. 안녕하세요. 동아리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희 동아리는 광주 보건대 정문에 위치하고 있는 신촌원시인마을이 조성되고 있는 마을 안에 있는 동아리입니다. 신창동은 광주에서 젊은 동으로 손꼽을 수 있고 아이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죠. 저희 마을도 신창동에 속해있지만, 사각지대인 외곽 지역 마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보건대의 방학기간이나 주말에는 아주 조용한 마을이기도하구요. 그래서 찾아오는 마을로, 책읽기 운동의 확산이 되는 마을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특히 그림책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문학이잖아요. 그런 그림책의 내용을 재미있게 극으로 만들어 표현해 보자는 의견들이 모아졌습니다. 

대학교 때 인형극을 했던 분과 지금 레크레이션을 하고 있는 주민의 의견을 시작으로 진행되었어요. 그림책을 표현해보고 재미있는 인형극을 통해 마을로 찾아오고 또 다른 마을로 찾아가면 좋겠다고 시작이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신창동의 자랑인 선사유적지에 대해 다루어져 마을의 자랑을 표현하고 싶기도 하구요. 인형극단 선생님을 섭외 하던 중 문화재단 동아리 모임을 지인을 통해 동아리 지원사업의 추가 모집의 소식을 듣게 되었고, 광주문화재단을 통해 초보지만 구체화되고 전문적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Q. 대본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기획부터 같이 하신건지 궁금합니다. 

A. 여러 가지 그림책을 모색하고 공유하면서 2권의 책이 선정이 되고 2팀으로 나누어 각본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각본 2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여러 번 내용을 수정해서 2개의 각본을 만들었어요. 2~3개월 대본연습을 하다보니, 에너지가 분산 되는 부분이 있었고, 동아리 회원들과 의견을 종합하여 1개의 각본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각본을 만든 후 정문희 선생님께서 부자연스러운 부분을 수정해주셔서 지금의 대본이 탄생했습니다. 이제는 발성연습과 대본연습에 집중하고 있어요.


Q.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인형극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참여하는 부분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동아리 회원이 대부분 30~40대 가정주부이고, 또 직장인으로 구성이 되어 자녀들이 많은데요.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연습을 하며 데려왔는데,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아서 좋아요. 또 옆에 와서 대사도 따라하고, 인형을 만드는 과정을 처음보고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더라구요. 그래서 엄마아빠들이 연습을 하고 이후에 준전문가가 되면,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참여시키면 좋겠다고 의견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엄마가 맡은 역할을 아이들이 대사를 따라해보고 “엄마 이렇게 해봐 아까보다 더 자연스럽다” 평가를 해주는 아이도 생기구요. 

어떻게 보면 우리 아이들은 동아리의 최초의 관객인 셈이죠. 인형극 연습 날이 되면 서로 따라오겠다고 아이들이 먼저 알려주기도 하지요.

 

Q. 향후 계획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부탁드립니다.

A. 먼저 신창동 주민센터와 마을 안에서 발표회를 갖을 계획입니다. 멀리 공연을 보기위해 가는 것보다 마을 안에서 찾아오고 찾아가면서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요. 그리고 신창동의 자랑인 신촌마을 바로 앞에 있는 선사유적지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들과 가족들이 많은데, 나중에는 선사유적지를 소재로 인형극을 만들어 알리고 싶어요. 또 신촌그림책마을 안에서 주기적으로 인형극을 발표하고 싶구요.


▲직접 인형을 만들고 있는 회원님들 


 신창지구, 그러니까 신촌원시인마을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꿈과 함께 클 수 있겠구나 했다. 이 동아리는 기존에 있는 극본을 그대로 쓰지 않는다. 기획·각색을 공동체와 함께 하며, 인형극에 쓰이는 인형도 직접 만든다. 특히 그 과정에서 아이들도 개입을 하게 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우리 어른들이 해야하는, 할 수 있는 역할은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까. 정말로 가치있는 것들이 지워지지 않게 지켜주고 가르쳐주는 것. 또 그 과정이 너무 강제적이거나 어렵지않게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만들어가는 것. 

이러한 노력은 마을 깊은 곳에 뿌리내리고, 건강한 성장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곽주영(9기 모담지기)                                                                                                                          미술이론을 전공하고, 현재 경영정보시스템을 배우고 있다. 금융기관에 적을 두었다가 또 지금은 박물관에서 일을 한다. 가끔씩 인생을 엇박자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 학문 사이에서 나름의 가치와 의미를 세워가는 것, 어긋난 박자 속에서 제 고유의 선율을 만들어 가는 것, 속도는 다르지만 정 방향으로 향해가는 것을 꿈꾸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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