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호] 7년의 여정: 더욱 창의적인 학교를 맞이하며_선단비 모담지기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8-12-03 조회수 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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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창의예술학교 ‘삶과예술배움청’ 좌담회


7년의 여정 : 더욱 창의적인 학교를 맞이하며

 

선단비 모담지기

 

 2018년 창의예술학교는 ‘학교 밖 학교’를 목표로 1년 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음악을 연주하고 할머니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아이들에게 새로운 배움을 주던 학교가 어느 새 마무리할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지난 11월 21일 광주문화재단 4층 문화사랑방에선 그 동안의 성과를 자유롭게 의논하기 위해 다시 한 번 4개의 학교가 한 자리에 모였다.

 

 2012년을 시작으로 7년을 이어온 학교는 그간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 왔을까? 현장에선 이전 성과와 함께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 가고 있었다. 이 중 교육 방식의 아이디어가 충분히 읽혀지지 않다는 점에서 모두 아쉬움을 토로했는데, 삶과 예술에서 시작된 창의예술학교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그 열의와 모토가 약해짐을 인지한 것이다. 결국 ‘교육’이라는 틀 안으로 다시 발길을 돌리며 체험과 경험 형식의 교육에서 벗어날 수 없던 지난날의 행보를 지적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창의예술학교에게 기존 학교에서 볼 수 없는 실험적인 자세와 초창기의 설렘을 강조했다. 또한 기존의 문화예술교육을 만드는 것이 아닌 ‘교육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창의예술학교의 성과와 비전에 대해 토론 중인 모습

 

이어 4곳의 학교가 한 해 동안 창의예술학교를 운영하면서 느낀 소감을 차례대로 발표했다. 먼저, <뚜비두밥 재즈학교>는 재즈를 흔히 접근하기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악기 체험을 함으로서 ‘틀리면서 배우는 음악’임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에 시민들이 음악을 배우고 연주를 할 수 있는 설렘을 갖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달할매학교>는 처음 창의예술학교를 참여하게 된 계기가 다른 동아리들은 어떻게 운영되는 지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허나 할머니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면서 ‘별 거 아닌 것이 별 거가 될 수 있어 자긍심이 생겼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시소학교>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표했다. 특히, 아이들이 직접 꾸미는 과정에서 협동심을 발휘하기 힘들어 아쉬웠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2012년부터 함께 해 온 <바퀴달린학교>는 이번 활동을 통해 지금보다 좀 더 풀어놓으면서 배우는 ‘자유로운 교육’이 형성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달할매학교>를 통해 느낀 점들을 이야기하는 김현미, 김유정 선생님

 

다음은 창의예술학교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기로 한다. 이번 좌담회를 함께 이끌어 준 <북구 문화의 집> ‘정민룡’ 관장님과 좀 더 세부적인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현재 창의예술학교의 현주소는 어떻게 되나요?

되었다, 안 되었다라고 판가름하기보다 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앞으로는 모르겠죠? 시사점은 ‘학교 밖에서 배움’이 갖고 있는 의미나 가치가 학교 안이든 밖이든  거기서 배울 수 있는 꺼리를 찾고, 그 꺼리를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바꿔서 아이들이 즐기는데 넓은 의미에서는 그게 배움이 된다는 거예요. 이런 과정들을 생각했을 때 화두는 확실히 던졌다고 봅니다. 2012년에 처음 던지고 그 화두를 정리하며 앞으로의 비전을 이야기를 하려고 하죠. 성과와 한계와 과제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어요.

 

 

이번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정민룡’ 관장님 (좌)

 

Q. 2012년부터 운영해왔는데 과거와 현재의 진행방식에 있어 차이점이 있다면?

최근에는 프로그램 교육에 대한 철학이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창의예술학교는 새로운 방식들을 제안하고 자유로운 형태를 갖추는 것이 주목적이었어요. 지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그 목적을 찾아가고 있는 거죠. 이걸 확장시켜 볼 때,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려는 비전들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확고한 형태는 없지만 어느 정도 길을 제시하고, 가고 있다! ‘광주형 문화예술교육’의 패러다임이죠.

 

Q. 앞으로 창의예술학교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일단은 ‘창의예술학교’니까 창의성을 추구하지만 좌담회에서 새로운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했잖아요. 시도 자체를 가능하게 하려면 자유로움이 있어야 하고 그 부분을 어떤 맥락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앞으로 운영방식, 프로그램의 내용, 참여 태도 등 전부 연결이 되어있는 거죠. 그게 가장 큰 숙제에요. 문화예술교육이라는 틀 자체가 있다 보니까 어떻게 변주시키고 그 틀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새로운 틀을 제시해야 될 목적이 있죠. 이걸 잘못 벗어나면 안 되잖아요. 원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물론 시도는 실패를 낳을 수 있지만 항상 

의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담회의 현장은 다양한 의견으로 치열하다

 

Q. 올해의 성과들을 보며 내년의 목표는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요?

앞에서 언급했던 과제를 풀기 위한 담론을 형성하고 같이 프로그램 컨텐츠도 맞춰서 개발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걸 부분적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운영 방식도 구성하고, 각기 대상이나 계층에 따른 적용이 차별화되는 등 세세한 것들까지 전부 생각해야 되죠.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역사회와 어떻게 영향을 끼칠 것인지 연결점들도 찾아야 합니다. 

뭐니 뭐니 해도 창의예술학교에서 배우던 참여자들, 문화예술기획자들, 예술가 등 이런 분들이 2012년부터 7년 이상 쭉 함께 해온 거잖아요. 그 분들의 발전, 성장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초기에 참여했던 어린이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청소년이 됐고 청소년은 대학생이 되며, 예술가는 그 안에서 늙어가고 초보 선생님은 베테랑 선생님으로 거듭나는 등. 시간에 따라 발전하고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는 모습들이 창의예술학교라는 틀 안에서 일어나고 있죠. 그걸 보고 ‘잘했다, 잘못했다’라고 파악하긴 어렵습니다. 마치 사람 인생하고 똑같아요. 왜냐면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쌓아온 관계는 없었거든요. 그 자체가 최고 성과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문화예술교육이란?

‘삶’과 비슷해요. 지속적이고 연속적이고 살아가는 거죠. 그 경험 중의 하나가 문화예술교육이고 그 걸로서의 가치가 있어야 하죠. 비록 그게 삶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하나의 요소가 되는 거예요. 그 요소는 작아도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 없어요. 작은 요소들이 모여 삶을 살아가는 데 큰 원동력을 만들어 내니까요.

 

 

마무리 멘트를 끝으로 ‘삶과예술배움청’ 시즌2도 마침표를 찍는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퀸은 다른 밴드와 특별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제작사의 질문에 “우린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이에요”라고 답한다. 영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사랑 받은 퀸마저도 그들을 정의할 때 ‘부적응자’라고 칭하며 자신만의 장르를 개척해 정상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실험과 노력을 거쳐 온 것이다.

 이렇듯 창의예술학교도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부적응적인’ 형태지만, 수많은 난관 속에서 그들이 추구해 온 ‘학교 밖 학교’를 맞이할 날이 올 거라 믿는다. 우리의 삶에 예술이 함께 하길 바라며 곧 8년을 맞이할 창의예술학교의 행보를 기대해보자.

 

  

선단비(9기 모담지기)

늘 그렇듯 새로운 시작은 낯섦과 설렘이 공존한다. 동구에서 재봉틀과 함께 청춘을 엮고 있던 나는 기자단이라는 새 옷을 걸치고 광주 곳곳을 돌아다니기로 결심한다. 예술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에서는 문외한적인 모습을 보였던 나 자신에게 회의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서툴고 어수룩한 솜씨지만 광주 시민들과 문화예술의 연결 고리가 되기 위해 모담지기에 지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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