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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문화학교 주말예술배움터
“우리의 움직임은 춤이 될 거야!”
댄스컴퍼니 베베 ‘우리가족 몸 사용 설명서’
통신원 김태희
4월 20일 햇살이 가득한 토요일, ‘우리가족 몸 사용설명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작은도서관을 찾았다. 첫 입장부터 평범치 않았다.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은 마치 미션임파서블의 한 장면 같았다. 교실 전체에 줄이 묶여있어 안으로 들어가려면 온 몸을 사용하여 들어가야 했다. 선생님들과 반갑게 첫 인사를 나누고 바로 온 몸을 이리저리 사용하여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말뿐만이 아닌 몸을 사용하니 첫 만남부터 친밀감이 올라가는 듯했다.
▲ 영화 ‘미션 임파서블’을 연상케 하는 교실
수업시간인 1시가 다가올수록 참가자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온통 줄로 엮여있는 교실을 보고 눈을 초롱초롱 빛냈고, 수업이 채 시작하기도 전 에너지를 발산하고 친구들과 놀며 행복한 웃음소리를 만들어냈다.
▲ 에너지를 발산하는 몸놀이
몸이라는 신체를 매개로 온 가족이 함께 소통하고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몸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며 가족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창작 발레컬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인 ‘우리가족 몸 사용설명서’는 13주 동안 수업이 진행된다. 프로그램의 마지막 단계는 발레컬 ‘우리가족 몸 사용 설명서’ 제작, 발표 및 피드백이다. 친하더라도 감정을 표출하는데 부끄러움을 가질 수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몸놀이 단계를 통해 서로 친해지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몸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수강생들
3주차까지는 몸놀이 단계로, 이번 주는 줄을 이용한 수업이 진행됐다. 교실 곳곳에 묶여있는 줄을 온 몸을 이용해 통과하기를 시작으로 몸 기록하기, 고무줄놀이 순으로 수업이 이어졌다. 온 몸을 이용해 육체적으로 신나게 놀았다가 차분히 자신의 몸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마지막으로 남은 에너지를 고무줄놀이를 통해 마음껏 발산하는 시간을 가졌다.
▲ 어른 아이 구분 없이 함께 즐거워하는 수강생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학부모님들이 보호자가 아닌 참가자로써 함께한다는 것이다. 보통 아이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아이들만 활발히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서는 학부모까지 모두 참가자가 되어 프로그램과 하나가 되었다. 수업이 진행되면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님들이 더욱 집중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제 참여 학부모님들은 어린들도 아이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방법을 알게 되어 좋았으며 앞으로도 가족모두가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많아지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마음과 몸이 열렸다면 4주차부터 본격적으로 발레동작 익히기에 들어간다. 가족들만의 ‘우리가족 몸 사용 설명서’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기획자와 강사들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이 몸에 대한 소중함을 알아가고, 서로 몰랐던 부분들을 알아가며 가족 간의 유대가 더 끈끈해져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마지막 13주차가 끝난 후 참가자들에게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까? 벌써부터 그 변화가 기대된다.
수업이 끝나고 ‘우리가족 몸 사용설명서’ 기획자와 강사들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진은정 기획자님과의 인터뷰다.
Q. 안녕하세요, 오늘 수업 너무 즐거웠습니다.
간단한 프로그램 소개 및 기획하신 이유를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A.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이 굉장히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발산하는 것을 보고 ‘가족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현대화되는 사회에서 가족들이 각자 너무 바쁘다보니 함께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이런 예술적인 것들을 접목시켜서 가족과의 화합적인 부분들을 증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었어요.
Q. 프로그램 소개 중에 ‘발레컬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라고 되어 있더라구요.
발레컬이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A. 발레컬이 조금 조금 생소하죠?(웃음). 발레컬은 발레와 뮤지컬의 합성어로 과거 국립발레단에서도 발레컬 공연을 올린 적이 있어요. 프로그램 개발을 하는데 유아 아이들에게 발레를 재밌게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다가 ‘발레컬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이번 프로그램에 사용하게 되었어요.
Q. 1~3주차 프로그램에 있는 ‘몸에 대한 반성문 쓰기’가 인상 깊었어요.
특별히 이 프로그램에 넣으신 이유가 있나요?
A. 과거 몸을 어떻게 사용해왔는지 돌아보고 내 자신 또는 더 나가가서는 가족들과 바른 몸을 가져보자는 취지에서 만들게 됐어요. 과거 자기 몸을 너무 혹사하면서 지내지는 않았는지, 가사노동, 육아노동, 직장 및 학업 스트레스 등에서 각자의 몸을 돌보지 않는 것을 되돌아보면서 내 몸 스스로를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했어요. 13차시가지 쭉 몸에 대한 기록을 진행하면서 나중에는 몸이 어떻게 변화가 이루어지는지도 확인해보고자 해요.
다음으로는 오늘 수업을 즐겁게 이끌어주신 윤선목 선생님과의 인터뷰다.
Q. 3주차까지는 몸풀기로 진행되는데, 1주차에서는 비석치기, 2주차에는 고무줄놀이가
진행되었어요. 3주차에는 어떠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나요?
A. 다음 시간에는 작은 보자기들을 엮어 만든 큰 보자기를 이용해서 몸풀기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충분히 놀면서 하나의 음악을 연결을 해서 보자기를 다 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가지고 놀다가 가위를 가지고 보자기 전부 다 자르는 거예요. 무언가를 해소한다는 기분으로요. 자른 것을 집어 던지기도 하고 가슴에 품기도 하고 안기도 하고 그렇게 하면서 본인들의 움직임이 무용이 되고.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게 그걸 전체로 연결해서 영상촬영을 해보려고 해요. 이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직 결과는 보지 못했지만 다 끝나고 나서 돌아보면서 “우리도 모르고 했던 움직임이 결국엔 춤이 됐네, 예술이 됐네. 하나의 군무가 됐네.”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요. 그래서 즉흥무용같이 연습을 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흐르게 지나가는 식으로 해보려고 해요.
Q. 혹시 일부러 비석치기, 고무줄놀이를 프로그램에 집어넣었나요?
A. 맞아요. 세대 간의 교감이나 공통점을 찾고, 엄마들은 너희 나이에 이런 놀이들을 했다는 것을 공유하는 거죠. 예전에는 그냥 집에서 놀고 즐겁게 했던 놀이인데 지금은 수업시간이 아니면 할 수 없게 되었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같이 모여 해보고, 지금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 과거의 노래를 지금 상황과 맞는 노래에 맞춰 고무줄놀이를 해보는 등 시도를 하면서 너무 옛날 것만을 고집하지도 않으면서 현 시대와 맞춰가며 과거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시도하게 되었어요.
Q. 보통 아이들만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부모님들도 굉장히 즐겁게 참여하시고
활동에 집중을 하더라고요. 이런걸 보면서 모두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게 느껴지더라고요.
A. 실은 엄마들도 아이들 때문에 왔지만 와서 보니까 나도 좋았고, 저희 또한 이들을 위해서 수업을 하고 있지만 하고 나니까 내가 더 좋았다라는 걸 느꼈으면 해요. 참여자들과 함께 저희 강사들도 행복도를 높일 수 있도록요.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선생님들이 모여서 회의를 할 때 “우리는 무조건 즐겁게 하자. 모두가 즐거운 거 하자.”라고 말했는데 지금으로서 이 목표는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선생님들께 공통질문을 드렸다.
Q. ‘모두가 즐겁게 즐겁게’라는 마인드로 하신다고 하셨어요.
혹시 즐거움 외에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분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진은정 기획자 앞서 이야기 했듯이, 요즘에 각자의 일을 하다보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것 같아요. 가족 간의 유대관계 같은 부분들이 이곳에 와서 더 가까워지고, 아이들에게 한 번이라도 스킨십을 해주고, 한 번이라도 더 바라봐주고, 응원해주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또한 몸놀이를 통해 세대 간의 공감할 수 있는 부분 또한 이루러질 수 있기를 바라고. 실제로 그러한 기대효과를 보지 않을까 생각해요.
윤선목 선생 요즘에 여기저기 현장을 돌아다니면 몸을 사려야 할 때 사리지 못하고 몸을 함부로 사용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청소년들이 이른 시기에 흡연을 시작한다거나 거친 말을 사용하는 것 처럼요. 저희 차시 중에 서약서를 쓰는 게 있어요. ‘나는 나의 몸을 함부로 하지 않겠습니다’, ‘내 입에서 나쁜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습니다.’ 등 문구를 가족들과 함께 만들 거예요. 이러한 서약서를 만듦으로써 내 몸을 함부로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거죠.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몸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져갔으면 좋겠고, 후에 가족과 함께한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박희정 선생님 요즘 아이들이 시간만 나면 컴퓨터, 핸드폰을 잡고 있잖아요. 그런데 몸으로 하는 걸 많이 안 해봤어요. 그래서 이번기회를 통해 이렇게 놀이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아갔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어릴 적 밖에서 신나게 놀았던 것처럼 이 공간 자체가 아이들의 재미있는 놀이터가 되고 아이답게 해맑고 예쁜 추억을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또, 4차시부터는 제가 발레를 가르쳐요. 이 시간을 통해서 아이들이 몸의 소중함과 바른 자세를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Q. 선생님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이란 무엇인가요? 혹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진은정 기획자님 문화예술교육은 그냥 ‘즐거움’같아요. 문화예술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깔깔 거리고 웃는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과거엔 몸을 통해서 창의적이고 표현하는 부분들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근데 지금 시대에 이러한 점이 교육현장에서 이뤄진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껴요. ‘문화예술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구나,’ 라고요. 그렇기에 엔도르핀과 같은 효과를 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윤선목 선생 문화예술교육은 다 1등을 할 수 있고, 다 꼴등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1등이 꼴등이 될 수도 있고, 꼴등이 1등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래서 제가 교육 중 문화예술교육을 가장 높게 평가할 수 부분 ‘그냥 경험해보면 되는 것’이라는 거예요. 특히 놀이와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이 접근성이 좋다고 생각해요. 또한 사회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도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문화예술교육 해서 뭐해?”가 아니라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많이 전파되었으면 좋겠어요.
박희정 선생님 문화예술의 경우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데 저희 수업을 통해서 이게 어려운 게 아니라 가까이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어느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재밌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걸요.
한편 ‘우리가족 몸 사용설명서’는 현재 1기를 모집해 진행 중이며 다가오는 7월부터 2기를 모집할 예정이다.
김태희 (10기 통신원) 문화예술을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을 통해 얻게 되는 기쁨이란 일반적인 상황에서 얻는 기쁨이나, 타인을 통해 얻는 기쁨, 목표를 이루었을 때 느껴지는 상대적인 기쁨과는 달리 인간의 내면에서부터 우러나는 감정과 정서를 풍성하게 함으로써 느끼게 되는 절대적 행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언제나 문화예술로 뒤덮인 삶을 향유하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콘텐츠를 통해 감정적인 풍요를 누리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