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5.jpg [size : 112.6 KB] [다운로드 : 41]
지역특성화문화예술지원사업 동네예술배움터 광주Re
오월의 광주 마을영화로 물들다
청년과 주민이 만드는 동네예술 “간뎃골 영화교실”
통신원 정연이
▲중흥동에 걸린 프로그램 참여모집 현수막
영화를 사랑하는 광주 시민들에게 전해드립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어서 오게 되었습니다.” 앳된 어르신 한 분이 자기소개를 한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6명의 영화감독과 감독 지망생들이 모여 광주에서 영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보기 위하여 사회적 기업인 “필름에이지”를 창설한다. 그리고 지금 여기 광주에서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배우가 되고 싶은 시민들이 함께 마을영화를 제작하려고 모였다.
“간뎃골 영화교실”은 주민들과 마을영화를 제작하고 마을영화 축제를 여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다. 필름에이지의 대표이자 영화감독인 윤수안 대표가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2019년 4월부터 11월까지 총 8개월간 여정을 함께할 주민들이 참석했다. 교육장소는 주로 중흥2동 주민센터가 된다. 오리엔테이션은 대표님과 시나리오 작가님이 오셔서 프로그램 세부 내용을 주민들에게 공유하고 각자 자기소개를 하는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작년에 제작된 중흥2동 마을영화 <봉사왕>을 잠시 감상하는 시간도 가졌다.
▲제 4회 간뎃골 마을영화제작교실 오리엔테이션
가운데 골? 간뎃골 영화제
“간뎃골 영화제”는 북구에 위치한 중흥2동이 주요 교육 공간이면서 영화의 현장이다. 하지만 중흥2동에서만 촬영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광주에 거주하는 모든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다. 중흥2동의 행정 동사무소는 주민자치위원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이곳이 하나의 영화 마을로서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중흥동의 ‘中(가운데 중)’가 들어가는데 갓뎃골은 ‘가운데’라는 뜻이다. 가운데골을 빨리 말하면 갓뎃골이 된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필름에이지의 대표이자 영화감독인 윤수안 대표님을 모시고 간략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필름에이지 대표이자 감독인 윤수안 대표
Q1. “필름에이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까요?
: “필름에이지”는 8년차 된 사회적 기업이에요. 광주에는 4년차이고요. 설립을 했을 때는 6명의 영화감독과 영화감독 지망생들이 모여서 만들었고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광주에서 영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볼까? 그리고 어떻게 우리가 생계를 유지하면서 영화라는 장르를 창작을 해볼까? 하는 고민 속에서 만들어졌어요. 주요 활동들은 영상 콘텐츠, 영화, 다큐 제작하고 있고요. 수익 사업으로는 홍보영상, 영화 관련된 교육, 예를 들면 청소년 영화교육과 시민 영화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다음으로 영화상영이 있어요. 예전에는 야외 상영을 많이 했었죠. 지금은 베리어프리영화제, 일종의 장애인 영화제에 참여합니다.
▲ 2018 제작된 마을영화 <봉사왕> 감상
Q2. 문화예술교육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문화예술교육은 “놀이”죠. 저는 교육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라고 생각해요. 어떤 정보를 배우는 것. 왜 우리는 배우려고 할까? 그런 새로운 것을 얻으면서 내가 몰랐던 것을 정보를 습득하면서 어떤 굉장한 자기성찰이나 어떤 감정(감성)을 경험하기 때문에 교육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제 노는 것, 그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었던 품성·성향들을 발현시켜주는,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발현시켜주는 것이 교육의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냥 영화교육을 한다고 해서 영화의 몰랐던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이 영화를 통해서 같이 보고 배우면서 내가 하고 싶었던 것 또는 내가 본래 가지고 있는 내 본성을 찾는 거죠.
예를 들어서 직장생활에 너무 찌들려 있는 나 자신이 원래는 좋은 장면들과 그림들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근데 영화를 통해서 이것이 발현이 될 수가 있다는 거죠. 그런 식으로 교육이라는 것이 자신이 감춰두었던, 숨겨두었던 본연의 모습들을 발현해나갈 수 있는 것이고, 그것들을 놀이의 형태로 해줘야한다는 이야기에요.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것은 통하지 않고요. 그래서 영화 교육에 저희가 “연기”수업을 하는 이유가 그것에 있어요. 영화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자기가 연기를 실제로 해보면 영화 시스템을 알게 되요. 거기에 중점을 두는 것이죠. 그래서 연기수업이라는 것도 사실은 저도 해야 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주민들의 요구사항이에요. 영화 교육을 받아보니 자신들이 아쉬워서 연기 수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Q3. 시민들과 활동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 작년에 “봉사왕” 촬영했을 때 주민 배우의 집인 중흥2동에서 찍었어요. 내용은 엄마가 음식을 하다가 딸이 엄마하고 싸우면서 나가는 장면이에요. 엄마가 봉사 나가려고 반찬을 여러 가지를 싸다가 싸운 거죠. 그 장면을 찍고 주민들하고 스텝들하고 밥을 먹었는데 방안에 큰 평상이 있어요. 그 평상에 15명 정도 모여서 동사무소 직원까지 20명 정도? 식사하는데 그 모습이 이게 공동체구나 싶었어요. 같이 둘러앉아서 밥을 먹으면서 서로 챙겨주고 정말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아마 영화라는 게 우리가 만들어놓고 나중에 아 이게 잘 만들었네, 못 만들었네, 그게 아니라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공동체의 끈끈한 정이라는 게 형성이 되는 구나. 그것을 느끼면서 굉장히 좋았죠.
Q4. “필름에이지” 운영 중 힘든 점이 있다면?
: 항상 힘들어요. 저는 회사를 운영해야하는 입장에서 필름에이지가 기본적으로 영화라는 장르, 드라마 영상 콘텐츠, 웹 드라마 같은 제작을 하고 있는데 그런 창작물에 대한 것하고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괴리감이 있어요. 홍보영상은 돈을 버는 수단인데 영화는 돈이 안 되잖아요. 영화를 만들면 팔리는 것도 아니고 영화를 만드는 것만큼의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만들려면 결국 지원을 받아서 만들어야하는 상황이에요. 우리 회사는 좋은 마을 영화를 만들고 좋은 영상 콘텐츠,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하는 것, 그래서 우리가 이런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서 수익을 내려면 굉장한 영화 콘텐츠의 완성도가 높아야하거든요. 돈을 주고 볼 수 있을 만큼의 퀄리티가 나와야하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괴리감과 어려움이 있어요. 그것은 저희가 이제 극복을 해야 하는 부분들이고 어려운 벽이지만 언젠가는 그 벽을 넘기 위해 홍보영상을 줄여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죠. 직원들끼리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웃음)
Q5. 영화를 좋아하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 영화라는 게 항상 극장, 멀티플렉스에서 소비되는 것이잖아요. 영화를 보는 사람의 목표는 하나에요. ‘영화가 재밌으면 좋겠다.’ 오락성인데, 물론 광주극장이나 예술극장은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영화는 소비되는 건데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은 영화를 생산하는 일이에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이죠. 저희 지역영화인들, 전문가들은 영화의 스텝이 되고 주민들은 영화배우가 되어서 같이 영화를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영화의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산자의 입장으로 바뀌게 되요. 그러니까 문화예술은 우리가 돈을 내고 보는 사람, 관객의 차원에서 넘어가서 같이 만들면서 서로 즐겁고 자기 자신의 자아를 발현시킬 수 있는 형태로 우리가 영화를 생각해보아야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에 첫 단추로 저는 마을 영화를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마을 영화가 광주에 많이 확산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만족한다는 것, 행복이란 스스로 만족하는 점에 있다. 이곳에 모인 광주 시민들도 누가 시켜서 마을 영화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자발적으로 모였고 좋은 취지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즐기며 스스로에게도 만족하는 행복을 느끼기 위해 앞으로 지속적인 모임을 가진다. 모두가 원하는 영화를 만들기엔 비록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 시민들의 바른 마음가짐과 지혜의 풍부함이 모여 새로운 “마을영화”가 2019년 11월에도 탄생할 것이다.
| 정연이 (10기 통신원)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에 깊이 빠져들고 싶어 문화예술기획으로 한 번 더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나는 발로 뛰어 문화예술의 현장과 친해지고 진실한 마음과 생각으로 글을 쓰겠다. 또한 모양새가 그리 곱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언제든지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취재하는 통신원이 되겠다. 나는 내가 더욱이 꾸며진 미소와 외모보다는 자신을 정갈하게 다듬을 줄 아는 지혜를 맛보며 행복해 할 줄 아는 소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 의미 있는 삶은 온전히 나만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