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호] 지금이 그때야 그래, 바로 놀 때!_김수환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11-07 조회수 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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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축제

지금이 그때야 그래, 바로 놀 때!

2019 문화예술교육축제 “놀 때가 제일 좋아! 아트 날라리”

통신원 김수환​ 

 

 선선한 바람에 비눗방울이 흩날리는 이곳은 나의 일상과 삶이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사람들이 모인 ‘아트 날라리’ 현장이다. 축제가 많은 11월,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도 5일 광주광역시청 야외음악당에서 문화예술교육축제를 진행했다. 광주광역시청에서 축제가 이루어지는 만큼 문화예술에 관련된 사람 외에 인근 주민들도 함께 즐겼다. 올해로 4회째 맞이하는 아트날라리는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문화예술을 즐기는 끼 넘치는 사람들’이라는 경쾌하고 발랄한 뜻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부정적인 의미의 ‘날라리’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모든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다시 태어났다. 축제는 크게 세 마당으로 ‘날라리들의 공연무대’, ‘날라리들의 놀이터’, ‘날라리들의 전시·체험터’이다. 다양하고 알차게 구성된 덕분에 광주 시민들도 즐겁게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번 아트날라리는 광주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지역문화예술교육 기반구축사업 중 하나로 운영되고 있는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동네예술배움터 광주Re’와 ‘토요문화학교-주말예술배움터’의 39개 단체가 한 해 동안의 문화예술교육활동을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또 예술동아리교육지원사업에 속해있는 7개의 동아리단체들의 축하공연도 함께했다.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한 눈에 돌아볼 수 있도록 날라리들의 예술 놀이터를 중심으로 부스가 배치되었다.

 


 날라리들의 전시·체험터로 가보니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체험을 하기 위해 줄을 서거나 이미 체험한 것들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전시와 체험 몇 가지가 있어 먼저 소개한다.

 

처음으로 소개할 작은도서관 숲 에서는 ‘쿠키로 표현하는 아트날라리’를 주제로 잡았다. 구워지는 쿠키의 고소하고 향긋한 냄새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았는지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많았다. 체험에 참여한 나소연 어린이는 “저는 동생이랑 쿠키를 만들었는데, 집에서도 만들어 봐서 어렵지 않았어요. 재미있었고 제가 직접 만들어서 더 맛있을 것 같아요.”라고 답해주었다.

 


 은암미술관에서는 ‘엮고 지어 생활용품 만들기’라는 주제를 꺼냈다. 주 체험은 마크라메를 이용한 키링 만들기 이다. 마크라메는 수공·수예의 하나로 끈을 다양한 매듭을 지어 여러 가지 모양의 무늬를 만드는데, 책상보, 전등 커버, 손가방을 만들거나 장식에 사용되는 기법이다. 이전 아트날라리 체험들이 어린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다수였기 때문에 어린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과 청소년들이 재미있게 체험 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한다. 키링을 만든다는 것에는 체험 한 번 즐기고 마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계속해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작품을 가진다는 의미도 있다. 실제로 체험자들을 반응을 보니 만들기는 조금 어려워도 만족도가 높았다.    


 아이들과 함께 아트날라리 축제를 즐기러 각화동에서 왔다는 김인미 시민 분은 “원래 이런 축제나 전시에 관심이 많았는데, 카페에 올라온 행사 포스터를 보고 여기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작년에도 아트날라리에 참여했었는데, 체험 시간에 맞춰 오니까 이미 체험자가 다 차서 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오전에 일찍 와서 아이들과 즐겁게 체험하고 있어요. 다른 분들도 축제가 시작하기 전에 미리 와서 어떤 전시·체험 프로그램이 있는지 확인하고 신청하면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라고 팁을 전해주기도 했다.

  


 7월 뉴스레터에 소개되기도 했던 ‘아이엠’에서는 그 동안 써왔던 시들을 유화 나이프를 이용해 시각화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체험자는 기존의 시들 중 원하는 구절을 한 문단, 한 줄씩 잘라 다시 재구성 하는데, 새로운 시가 탄생하기도 하고 작가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의 창의적인 시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번 축제를 진행하는 소감을 묻자 임지혜 선생님은 “일단 아이들을 못 본지 오래되었는데, 여기 어린아이들이 많이 참여해주고 체험을 좋아해줘서 좋았다”며 “놀 때가 제일 좋아 라는 말은 어릴 때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며 제 자신도 진심으로 노는 것을 즐겨서 행복하다.”라고 답했다. 만들어진 시화는 다 마를 때까지 부스에서 전시되며 작가의 시와 아이들의 감수성이 어우러진 멋진 작품들이 많았다.

 

 이외에도 총 32곳의 부스에서 다양한 전시와 만들기를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시청 곳곳을 탐험하는 ‘아라탐험대 in 시청’, 나의 수호신 만들기, 사단법인 광주영화상인연대에서 진행했던 영화를 직접 촬영하고 확인해보는 ‘우리가 만든 청소년 영화’, 한국화 엽서 컬러링, 부부젤라 만들기에 이어 총 3번의 기회가 있는 뽑기 체험도 있었다.

 

 전시·체험을 잠깐 돌아보는 사이 순식간에 공연 1부가 끝이 나있었다. 날라리들의 개막식은 호동이 풍물패와 얼씨구 할 때가 제일 좋아!를 시작으로 한춤예술단_대금, 부채춤, 광주어린이요들합창단_하나를 꿈꾸는 아이들의 노래, 극단 토박이_요즘 애들(뮤지컬)의 순으로 공연 1부가 진행 되었다. 뒤이어 주제체험이 이어졌는데, 박스를 이용해서 자화상을 그리는 체험이다. 무대로 나간 아이들이 박스에 다양한 재료와 생각들로 그려넣은 자화상을 관람석 뒤에 전시해 놓으면서 마무리 되었다. 

 


 공연이 마무리되자 관람석에 앉아있던 시민들까지 합세해 시간이 갈수록 부스마다 참여하는 시민들이 늘어갔다. 특히 무료로 진행되는 체험들은 4회차, 마지막 회차인 5회차까지 이미 모두 신청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시민들은 체험과 공연이 비는 시간에  중간 중간 근처에 마련된 푸드 트럭에서 맛있게 점심을 해결하기도 했다. 아트날라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도시락을 싸온 부모님들도 있었다. 한 어린이의 손에 도마가 들려 있어 신기해하며 물어보니 우당탕 목공소 부스로 안내해 주었다. 

 

 


 우당탕 목공소 체험을 기획한 생활정치발전소는 현재 ‘마을을 그리는 꼬마 쉐프’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나무로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마을을 꾸미는 중인데, 서창동의 문제 중 하나인 주차문제를 아이들과 함께 주차금지 나무화분을 만들어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나무를 이용해 마을을 꾸미고 정화하는 프로그램들을 진행 중이기에 우당탕 목공소를 기획했다고 했다. 체험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니, 자신이 직접 사과·모과나무를 이용해 냄비받침을 만들고 도마를 만드는 것을 어린이들이 정말 좋아하고 흥미를 느낀다는 것이 보였다. 식사할 때마다 자신이 만든 냄비받침을 쓸 것이라는 어린이도 있었다. 옆에서 진행되는 어린이 목수 축제에 참가하는 몇몇 아이들도 이 체험에 참여했다. 이미 여러 번 해본 작업이라며 능숙하게 사포질을 하는데, 그 모습이 프로 목수 같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쓴 편지에 답장을 써보는 경험을 해볼 일이 얼마나 있을까. 사단법인 청년문화허브에서는 나미야 비밀 우체국을 운영하며 직접 나미야 할아버지가 되어보는 활동을 기획했다. 체험자들은 미리 분류해 놓은 사연들의 편지를 읽어본 뒤 ‘이 편지에 내가 답장을 쓰고 싶다!’라는 결심이 서면 펜을 들어 답장을 쓴다. 양림동 펭귄마을의 우체통, 청년문화허브 주소로 보내온 편지들과 이메일로 받은 다양한 사연들이 시민들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체험자들은 편지지에 자신의 진솔한 생각을, 공감을, 때로는 자신만의 해결방법을 제시하며 한 자 한 자 진심을 담아 답장을 적었다.
 청년문화허브의 박준성 선생님은 “보통은 우리 단체에서 편지에 답장을 하곤 합니다. 하나의 답장을 쓸 때 어떤 단어로 어떻게 쓸지 항상 고민하면서 진심을 다해 답장을 보내요. 그렇게 답장을 보내면 나중에 종종 편지를 주신 분이 다시 고맙다고 답장을 보내오시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때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사연들과 각기 다른 사람들이 보내온 편지 이에 대한 답장을 보내는 이색적인 체험이었다.

 

 풍암동에서 온 지연희 시민 분은 “춤추는 날라리에 지인이 참여하게 돼서 구경할 겸 오게 되었어요. 이 축제는 처음인데 경험할 거리들이 많아 아이들도 굉장히 만족스러워해요. 광주에 이런 재미있는 행사가 있다는 것이 많이 알려져서 다들 참여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축제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쯤 2019년의 아트날라리도 막을 내릴 준비를 했다. 막바지에 이르자 운영본부 앞에 문득 길게 줄이 늘어섰다. 앗! 스탬프를 잊을 뻔 했다. 이번 아트날라리에서는 부스에 참여하면 스탬프를 찍어주는데, 총 5개의 스탬프를 찍으면 500명에 한해 선착순으로 선물을 나누어 준다. 스탬프를 받아 선물을 챙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500명 안에 들었다는 왠지 모를 승리감에 기분도 좋아진다.

 

 이번 아트날라리는 ‘놀 때가 제일 좋아’라는 주제로 운영단체, 예술가 프로그램참여자 그리고 시민 모두 너 나 할 것 없이 어우러져 사람과 사람을 잇고 행복한 세상을 열어갈 수 있도록 문화예술교육의 소소한 일상에 빠져보기를 바라며 준비했다고 한다. 이렇게 함께 모여 광주만의 문화예술교육축제가 계속해서 이어져 간다면, 날라리의 의미를 재정의했듯 놀이 또한 그렇게 되지 않을까. 이 축제를 통해 ‘놀이’가 어떤 사람에게는 휴식이고, 예술의 표현이고, 자존감을 채워 넣는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김수환 (10기 통신원)
다이내믹한 뉴욕 생활을 마치고 잠시 쉬어간다 생각했다. 그러나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새삼 느낀다. 마루에 누워 강아지와 아침 햇살을 맞이하는 것과 책이 가득한 서재에서 멍 때리는 것이 즐겁다. 간단함, 재미, 그리고 솔직함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싶다. 나아가서 간결하면서 핵심을 찌르고, 뼈를 때리는 문장으로 독자들이 통쾌함을 느낀다면 더할 나위 없다는 생각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 깊은 사유로 사람들의 내면에 편안을 주는 사람으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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