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호] 상상력을 지어보자!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간_김태희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11-07 조회수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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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축제

상상력을 지어보자!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간

2019어린이목수축제

통신원 김태희​


 

△ 어린이 목수축제 현장


 뚱땅뚱땅. 마치 “저 여기 있어요!”라고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듯 우렁찬 망치질 소리가 시청 밖으로 힘차게 울려 퍼졌다. 힘찬 망치소리는 혹여 장소를 못 찾으면 어떡하나 걱정하던 내게 비웃음을 날리듯 나를 어린이 목수들의 아지트로 이끌었다. 그리고 발걸음의 끝엔 열정의 땀방울과 해맑은 미소를 가득 머금은 70여 명의 어린 목수들이 있었다.


  
△ 어린이 목수축제 현장과 출석부


 70여 명의 어린 목수들의 정체는 10월 4일부터 6일까지 광주광역시청 야외음악당 일대에서 진행되는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노작형 예술캠프 ‘어린이 목수축제’의 참가자들이다. 올해 ‘어린이 목수축제’는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 학교’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참가자 어린이들은 목수가 되기 전 9월 28일(토)에 예술가들과 만나 어떤 공간을 만들지 아이디어를 나누는 네트워크 활동을 거쳐 10월 4일(금)부터 본격적으로 아이들의 상상이 담긴 미래의 학교공간을 짓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며 이틀째인 10월 5일(토) 저녁에는 패밀리 가든 파티 시간 및 작품설명과 퀴즈 타임, 그리고 다과 시간을 갖는다.


 
 

△ 각 팀별로 주제에 맞춰 학교를 만들고 있는 모습

 현장을 방문한 날은 프로그램의 첫 날로, 어린 목수들은 가장 중요한 건물의 뼈대를 만들고 있었다. 팀 별로 나뉘어 머리에는 헬멧을 쓰고 한 손엔 망치를 든 아이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해 혹여 아이들의 집중을 흐트러트릴까 옆에서 조용히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참가 어린이들은 총 6개의 팀으로 나뉘어 작업을 진행했는데, 6개의 학교들은 각 팀만의 개성을 듬뿍 담고 있었다.


 
 

△ 서로 힘을 모아 작업을 하는 아이들


“1m 82cm!” “이걸 네모낳게 만들자!” “누가 연필 좀 갖다 줘!” “이건 이렇게 해보는게 어때?”

줄자를 가지고 목각의 길이를 재고, 직접 못질을 하고, 건물을 만들기 위한 의견을 서로 나누는 소리가 현장을 가득 매웠다. 비록 어린 목수들의 외관은 어린이 일지 언정, 작업에 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 진지한 전문 목수였다. 못과 망치, 톱 등이 가득해 혹여 위험하지는 않을까, 금세 질려 하지는 않을까, 의견이 충돌하여 다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와 같은 걱정거리는 그저 기우였다는 것을 아이들은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 뒤에서 아이들을 도와주는 예술가 선생님들


“당기는 힘을 더 올려! 각도는 45도로 맞추고! 자세는 바르게!”
이러한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데에는 예술가 선생님들의 공이 컸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 문화예술기획자 정민룡(복구문화의 집), 백민(놀이패신명), 이세현(작가) 3인의 기획단과 7인의 지역 예술가 신양호, 박문종, 이재문, 백상옥, 박성완, 이재호, 배수민 선생님이 함께했다. 특히 지역예술가 선생님들은 각자 한 팀씩 맡아 아이들을 지도했는데, 아이들의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보조 선생님들과 함께 아이들을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지도했다. 


  
△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진 아이들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작품 만들기에 임하던 아이들이 힘들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한 시간, 아이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 줄 간식시간을 가졌다. 뚱땅거리던 소리가 유일하게 잠잠해진 간식시간을 틈타 하늘색팀과 노란색팀의 예술가 선생님들과 잠깐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백상옥, 박상완 작가님


백상옥 작가님 인터뷰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에 앞서 본인 소개 먼저 부탁드려요.
A1. 네,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에서 조각작업을 하고 있는 백상옥 작가입니다. 


Q2. 이번에 처음 예술가로 참여하셨다고 들었어요.
A2. 네, 재작년에 강사로 참여했었고, 올해 처음 예술가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3. 오늘 작업을 지켜보니 다른 팀들은 학교를 만들고 있는데, 하늘색팀은 버스를 만들고 있더라구요. 혹시 버스를 선택한 이유가 따로 있으신가요?
A3. 컨셉은 다양한 기능이 있는 슈퍼버스고, 이름은 ‘신기한 슈퍼버스’입니다. 오늘은 버스의 느낌을 내기 위해서 사각형 틀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함께 다듬어 나가고 있습니다. 버스를 선택한 이유는 교실을 주제로 잡으니까 ‘~한 교실’과 같이 이름을 지어서 뭔가 틀에 박힌 결과물을 만들게 되더라구요. 등하교시, 또는 어딘가를 갈 때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버스의 특징에서 컨셉을 창안해서 교실이 이동하면서 어디든지 가서 도착한 곳이 교실이 될 수 있고, 수업을 할 수 있다는 모티브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4. 오늘 첫 날 아이들과 같이 실질적인 목수축제를 진행하고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활동을 하면서 어떠셨나요?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4. 생각보다 저희 조 학생들이 제가 우려했던 것보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선생님들의 지도를 잘 따라주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제일 첫 번째로 생각하는 점은 잘 만들고 못 만들고를 떠나 무조건 안전하게 과정을 이루어 나가는 것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결과물은 못 나와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쿨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나무를 직접 만지고, 망치질을 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성취감을 느끼고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이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5. 마지막으로 작가님들이 생각하시는 문화예술교육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5. 저는 문화예술교육 자체를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문화예술교육이 왜 중요하냐면 지금 시대에는 문화예술교육이 늘어나긴 했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국, 영, 수와 같은 교과목이 아닌 이상 특히나 이런 문화예술교육의 경우 시간 외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감성적인 측면이나 다양한 측면에서 발달할 수 있는, 발전가능성이 있는 수업을 개발되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이들 수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이 커서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져야 그 다음 세대에도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기 때문에 문화예술교육이 지금보다 더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박상완 작가님 인터뷰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에 앞서 본인 소개 먼저 부탁드려요.
A1. 안녕하세요, 저는 그림 그리는 박성완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망치질을 하고 있다 보니 건축과 나왔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는데, 조소전공도 아니고 그림 그리는 작가입니다.


Q2. 여러 해에 거쳐 프로그램에 참여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매해 갈수록 축제에 참여하는 느낌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A2. 네, 저는 올해로 3년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매해 주제가 달라 새롭게 느껴집니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아이들과 회의를 거치면서 2층 오두막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교실을 주제로 외관과 기둥을 세우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망치질을 하고 있는데, 구조물을 만들려면 단계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진행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Q3. 다른 팀의 경우 건물을 짓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노랑팀의 경우 그림을 그리는데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아요.
A3. 저희 팀의 주제는 ‘이상한 미술실’로 잡았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망치질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림도 함께 그리면서 놀자!’라는 컨셉을 잡아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Q4. 프로그램에 참여하실 때마다 중점적으로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A4. 생각보다 어른들이 계획하고 떠올리는 것보다 아이들이 훨씬 동적이고 에너지가 많아요. 그래서 계획한 것보다 아이들이 훨씬 진도를 빨리 나가는 경우도 있고, 적극성에 오히려 계획이 못 따라가는 경우도 생기기도 해요. 그래서 이를 적당하게 균형을 이루기 위해 의자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그늘도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들을 많이 생각해요. 그리고 또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아이들을 놀게 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활동을 하지만 이 활동이 일로 느껴지지 않고,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요. 올해의 방법은 주제에 맞춰 물감을 꺼내 아이들이 좋아하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했어요.


Q5. 마지막으로 작가님들이 생각하시는 문화예술교육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5. 엊그제 봤던 기사가 떠오르네요. 아이들 학습 성취도에 관한 통계조사에 관한 기사였는데요, 학습시간이 많은 친구들보다 문화예술을 접해서 다른 사고를 했던 친구들이 학업성취도와 학습효율이 높았다는 내용이었어요. 학습시간은 상대적으로 중간단계의 친구들보다 적은 반면, 문화예술분야쪽으로 많이 투자하고 접한 친구들이 학습시간이 적으면서도 성취도도 높았고, 사고도 다양하게 한다는 기사를 보고 이에 공감했어요. 문화예술을 많이 접한 친구들이 더 다양한 사고와 유연한 사고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계속 많은 문화예술교육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날엔 학교의 기틀을 작업하던 아이들이 마지막 날 완성된 학교를 보며 얼마나 기뻐할지 벌써부터 눈에 선했다. 어린이 목수가 되어 직접 망치질을 하고, 길이를 재고, 톱질을 하며 흘린 땀방울은 아이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함께 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자신들의 상상을 직접 현실로 구현해 냈다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아이들에게 더 큰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내년에는 어떠한 상상력과 열정을 가진 어린 목수들이 찾아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김태희 (10기 통신원)
문화예술을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을 통해 얻게 되는 기쁨이란 일반적인 상황에서 얻는 기쁨이나, 타인을 통해 얻는 기쁨, 목표를 이루었을 때 느껴지는 상대적인 기쁨과는 달리 인간의 내면에서부터 우러나는 감정과 정서를 풍성하게 함으로써 느끼게 되는 절대적 행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언제나 문화예술로 뒤덮인 삶을 향유하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콘텐츠를 통해 감정적인 풍요를 누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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