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호] 더 많은 이들이 'very good!'을 외칠 수 있기를_이하영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12-03 조회수 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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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문화예술교육사인턴십지원사업

더 많은 이들이 ‘very good!’을 외칠 수 있기를
문화예술교육사 워크숍


통신원 이하영

 “한마디로 very good!” 문화예술교육사 역량 강화 워크숍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워크숍을 끝낸 소감을 묻자 시원한 웃음과 함께 짧지만 힘 있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빼곡히 채워진 일정이었음에도 지친 기색 없이 ‘very good’을 연발할 수 있는 워크숍, 과연 어떤 하루였을까? 문화예술교육사 인턴십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네 분의 선생님들과 함께한 하루를 나눠보고자 한다.

 

2019년 11월 8일 금요일 09:00 am
 아침 일찍 시작된 일정임에도 순천으로 향하는 차 안은 가을 소풍을 떠나는 길처럼 밝고 즐거운 분위기다. 문화예술교육사 선생님들은 서로의 근황을 묻고, 각자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소식을 나눈다. 곧 열리게 될 축제 소식과 새로 시작하는 교육 프로그램, 마무리 되어가는 행사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간다. 이야기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순천. 첫 번째 일정은 골목투어다. 도시재생 선도사업의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순천의 원도심을 해설사분의 설명과 함께 둘러보는 시간이다.

 

▲ 해설사와 함께하는 순천 원도심 골목투어

 매산고등학교 앞에서 시작된 투어는 서문 안내소와 서문 터 정원을 거쳐 문화의 거리 일대로 이어졌다. 주민들을 위해 준비된 문화 프로그램과 문화의 거리 입주 공방의 솜씨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를 둘러보았다. 투어를 마무리하고 차로 돌아가는 길, 문화예술교육사 선생님들을 위한 맞춤형 해설로 투어가 마무리된다.

 

▲ 서문안내소에 내에 위치한 전시실

 “문화예술을 통해 교육을 하시는 분들이라고 들었어요. 그래서 이곳을 꼭 설명드리고 넘어가고 싶어요. 순천은 정원 박람회 이후 정책적 지원을 통해 도시의 자투리땅들을 한 평 정원으로 가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조성된 6개의 정원 중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건 하나뿐이에요. 비결이 뭘까요? 정원이 자리한 곳의 벽을 맞대고 있는 집 보이시죠? 이 정원은 작가가 집주인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조성한 정원입니다. 집 주인분께서는 나의 욕구가 수용된 듯한 느낌에 마치 자신이 주인인 것처럼 정원을 관리하고 계십니다. 나머지 정원들은 작품성이나 실험정신이 뛰어날지 몰라도 주민들이 좋아하지 않아 조형물을 가리려고 나무를 심고 꽃도 심고... 결국 처음 모습과 크게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게 바로 순천 도시재생에서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전문가보다는 원주민을 위한 도시재생, 담당자가 바뀌어도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도록 사람보다는 시스템에 집중하는 것, 마지막으로 속도보다 가치. 빨리 빨리가 아닌 오랜 시간이 들어도 주민들의 요구에 부합한가를 고민했다는 점이 순천 도시재생의 성공 요인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개발하실 때에도 통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12:30 pm
 약 두 시간가량 골목길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나자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어우림 수목원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함께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월례회의 자리를 가졌다.

  
▲ 고민과 어려움, 보람과 즐거움을 나누는 월례회의

 

“지금 실크스크린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 야외 현장탐방을 다녀왔어요. 작가님 작업실에서 프레스기를 구경했는데 커다란 프레스기를 직접 보는 건 처음이라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고요.”

 

“결과전시회를 마쳤어요. 전시 결과물을 다 폐기해야 할 줄 알았는데, 프로그램내용과 작품을 설명 드리니까 의미 있게 다가갔는지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작품을 전부 집으로 가져가시는 거예요. 그때 조금 보람 있었다고 해야 하나...”
 
 수업 시간에 있었던 재밌는 일화와 소소한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회의가 시작된다. 문화예술교육사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인 만큼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행정집행 과정에서 느꼈던 궁금증을 이야기하고, 각자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선생님들은 다들 프로그램 홍보 어떻게 하세요? 홈페이지에도 올려보고 메일링 홍보도 하는데 홍보방법이 고민이에요.”

 

“지역 맘 카페에 올려보시면 어때요? 홍보할 때 많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경험에서 비롯된 실질적인 조언은 워크숍이 끝난 후 기관으로 돌아가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02:00 pm
 월례회의를 마친 후에는 수업과 연결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전남 콘텐츠 코리아랩에 도착해 3D 프린팅 교육을 듣고 직접 이름표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문화예술교육사 선생님들은 ‘메이커스 교육’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프로그램 기획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 3D 프린팅 교육에 참여한 문화예술교육사 선생님들

04:00 pm
 역량 강화 워크숍의 마지막 코스는 순천만 국제습지센터. 정호승 시인의 강연을 듣기 위해 정원 내에 위치한 갯지렁이 갤러리로 향했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강의를 듣고 밖으로 나오자 어느새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바쁘게 움직인 일정임에도 광주로 돌아오는 길, 하루를 마무리하는 선생님들의 얼굴은 반짝거린다.

 

‘유익했고 해설과 함께 순천 원도심을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 ‘3D 프린팅은 처음 해보는 데 새롭고 재밌었다.’ ‘힐링’ ‘문화예술교육사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 같아 좋았다.’는 소감을 남기며 눈을 빛내는 네 분의 선생님들. 강연에서 들었던 정호승 시인의 한마디가 떠오른다.

 

“괴테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모든 색채는 빛의 고통이다.’라고요.”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우리들의 삶과 일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선생님, ‘문화예술교육사’. 빛나는 선생님들의 노력이 있기에 보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완성되는 것은 아닐까? 더 많은 이들의 입에서 ‘very good!’ 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만들어갈 아름다운 세상을 기대해본다.  

이하영 (10기 통신원)
미술대학 큐레이터학과를 졸업했다. 큐레이터가 뭐 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그때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 아세요?'라고 되묻는다. 예술작품을 전시라는 형태로 잘 꿰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을 좋아한다. 모든 일의 끝에는 사람이 있다고 믿으며 예술작품 너머의 사람을 보려고 애쓰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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