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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전환문화예술교육
새로운 나의 의미를 찾는 시간
지영씨의 인생부록
통신원 김태희
▲ <지영씨의 인생부록> 프로그램 현장
지난 10월, 광주문화재단에 ‘지영씨의 인생부록’을 함께할 지영씨를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영씨의 인생부록’은 3-40대 새로운 나의 의미를 찾아가는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출산과 육아로 생애 변곡점을 맞아 새로운 나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는 총 6번의 만남을 계획했다. 그렇게 광주의 각 지역에 흩어져 있던 지영씨들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새로운 나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광주문화재단으로 모였다.
▲ 이력서를 작성하기 전,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
취재를 위해 방문한 만남의 장소는 한 해의 마무리가 다가옴을 알리듯 연말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따뜻한 빛의 조명들과 소담하고 정갈히 담겨있는 간식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포근한 느낌이 가득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강연듣기, 영화보기, 이력서쓰기, 수다떨기, 내 마음 들여다보기 등으로 채워졌던 만남은 어느 덧 마지막을 향하고 있었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주는 프로그램의 마지막 주로, 이력서를 작성하는 시간이었다. 이력서를 작성하기 전, 강사 아봉의 리드로 모두가 동그랗게 둘러 앉아 각자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내 인생 최고의 스펙은 무엇인지, 내 인생의 귀인과 악인은 누구인지, 나만 아는 나의 이력은 무엇인지 등 그동안 가슴 깊이 품고 있던 지영씨들만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해주며 더욱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지영씨들의 모습에 나조차도 감정적으로 엮어지는 기분이었다.
▲ 연대기 작성법에 대해 설명 중인 아봉, 임아영 선생님
▲ 이력서를 작성 중인 지영씨들
▲ 이력서 작성 후 자신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서로 함께 공감하는 시간을 가진 후 본격적인 이력서 작성에 들어갔다. 여기서의 이력서는 보통의 이력서와는 조금은 달랐는데, 학력과 경력 등을 작성하는 것이 아닌 본인의 연대기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연대기에는 자기 연민은 빼고 생각나는 지금까지의 일과 사건을 작성함과 동시에 스스로 연대기의 제목을 정한 후 그 뒷장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듣고 싶은 말을 써내려 갔다. 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학부시절 올 A+ 성적을 받아 전액장학금을 받고, 8년동안 쇼핑몰을 운영하고, 10년 동안 회사에 근무하기도 하고, 대학교 언어교육원에 한국어강좌를 처음으로 개설하기도 했던 지영씨들의 삶이 고스란히 연대기에 하나씩 하나씩 채워져 갔다.
▲ 여전히 따뜻한 분위기의 만남의 장소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만남의 날. 여전히 따뜻한 분위기의 장소가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깊이 정이 들었던 지영씨들은 오늘이 마지막 만남이라는 사실에 등장부터 아쉬움이 가득했다. 마지막 만남에서는 6번의 만남을 마무리하는 시상식과 방구석토크가 이어졌다. 한 명 한 명에게 맞춰진 상들과 선물에서 프로그램 담당자님들과 참가자분들이 얼마나 서로를 신뢰하고 진심으로 생각하는지가 느껴졌다. 이후 편하게 자리에 앉아 프로그램을 참여하며 느꼈던 점들을 나누고, 편지를 읽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새로운 시작의 선에 위치한 서로를 응원하기도 하며 새로운 시작을 도모하기도 했다. ‘나’를 찾기 위해 이곳에 모여 끝에는 ‘우리’가 된 마지막의 시간이 지영씨들에게는 계속하여 따뜻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 지영씨들을 위한 시상식
▲ 지영씨들을 위한 차림상
마지막이 너무도 아쉬워 쉽게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지영씨들의 모습을 보고, 그들 속에 남겨진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졌다. 그들에게 있어 이번 프로그램이 어떠한 의미였는지 말이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참여자 선영님 인터뷰>
통신원) 처음으로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계기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선영님) 포스터가 광주맘카페 사이트에 올라와 있었어요.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 생각을 해서 할까 말까 하다가 참가하게 되었어요.
통신원) 6번의 강연이 끝났는데 끝난 소감은 어떤가요?
선영님) 회차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들도 있지만 적당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프로그램이 단계적으로 마음을 열 수 있게 해주었던 거 같아요. 사람마다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잖아요. 어려운 이야기인데 시간이 갈수록 스스럼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주고, 저도 100%는 아니었지만 처음이라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큰 변화가 생겼어요. 나를 드러낸다는 게 별거 아닌 듯 해도 쉽지 않은 일이 거든요. 저 같은 경우도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은데, 만난 사람들이 코드가 잘 맞아서도 그렇지만 프로그램이 마음을 편하게 해줘서, ‘이런 프로그램들이 있으면 또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통신원) 앞으로도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져 나갈 건데, 이 글을 보고도 주저하고 계실 분들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이 프로그램을 할까 말까 고민하고 주저하고 계신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선영님) 한동안 아이를 키우면 거기에 빠져 밖으로 나올 생각을 잘 못 해요. 용기도 없고, 타인을 대할 때 자신감도 없어요.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자기가 “하~ 진짜 못하겠는데, 그래도 해볼까? 해볼까? 해볼까?” 하고 한 발자국만 나오면 많은 일들이 일어나요. “가자” 하고 손잡고 가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고 어떤 계기가 생기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많지 않아요. 이런 용기는 스스로 해야 돼요. 지금은 인터넷에 많은 정보들이 있으니 “한 번 해볼까?” 이런 생각 꼭 하셔서 꼭 좀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누구의 엄마, 아내, 며느리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까 자기가 좀 하고 싶은 거, 해보고 싶은 거 하면서 살 수 있게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말해주고 싶어요.
통신원) 마지막 질문인데요.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느끼셨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선영님) 일단 여기와서 오늘까지 이렇게 하고 집에 돌아갈 때마다 이런 생각 많이 하죠. 남의 이야기를 더 들어야겠다. 그런데 본인들 얘기를 얼마나 하고 싶겠어요. 그런데 남의 이야기 듣고,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또 그들이 필요하다면 내가 티가 나지 않더라도 도움을 많이 주고, 여러 사람이 그러다보면 세상이 좀 더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참여자 지영님 인터뷰>
통신원) 처음으로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계기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지영님) 일단, 이 프로그램에 조건이 있잖아요. 3-40대, 임신, 출산, 뭐 이런 거 주제 조건에 해당되는 사람이기도 하고, 제 인생에 있어서 ‘더 나은 삶이란 어떻게 앞으로 살아야 되나’ 하는 갈증이 되게 심했던 거 같아요. 그러던 와중에 네이버에서 우연히 프로그램을 보게 돼서 신청을 하게 됐어요.
통신원) 처음과 비교해서 가장 큰 변화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지영님) 일단 ‘더 나은 삶’이라는 갈증이 제 자신과의 대화와 다른 지영씨들과의 대화를 통해 많이 해소가 되었어요.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이 저한테는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악몽 같았어요. 무조건 버텨야 한다는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들로만 가득 찼었는데 3주동안 함께 하면서 일상이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어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진짜 나만의 행복한 것들을 찾게 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또한 프로그램을 통해 내 최고의 스펙이 지금의 내 이력서를 증명하는 순간이 되었고, 인생부록이 어떻게 살아가야 될 것인가에 대한 길을 배운 것 같아요.
통신원) 6주간의 만남이 끝났고 앞으로 다시 삶을 살아가야 되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생긴 목표라던가, 아니면 하고 싶어진 것들이나 하는 게 있을까요?
지영님) 일단 주변 사람들이 저 보고 요즘 되게 부지런해졌대요. 항상 마음 속으로 해볼까 했던 것들을 용기내서 문화센터 밸리댄스를 끊었어요. 그런 외적이 변화가 있었고, 저한테 가장 좋았던 건, 내적인 아름다움. 내적으로 아름다워지기 위해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돼서, 이 프로젝트가 저한테는 제 인생의 프로젝트가 됐던 거 같아요.
통신원) 마지막 질문인데요, 이번 프로그램 지영씨의 인생부록이 지영씨에게 있어 어떤 의미였는지를 마지막으로 여쭤보고 싶어요.
지영님) 진짜 정말 우연의 일치일까… 저는 지금 서른 두 살이긴 하지만 거의 5-60대 일어날 법한 일들을 겪었어요. 이러한 일들이 많이 힘들었지만 더 많이 또 배울 수 있었던 삶의 과정이었던 거 같아요. 이런 과정을 좀 더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정리가 된 것 같아요. 이 <지영씨의 인생부록>이 정말 제 인생의 부록 같은 존재가 되었던 거 같아요.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은 ‘지영씨’들이었지만, 그 뒤에는 이들을 위해 열심히 힘써주신 분들이 계신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모든 만남에서 지영씨들을 감동시켰던 프로그램 담당자분들은 마지막 만남까지도 참가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깊은 공감과 감정적인 교류를 이어나갔다. 진정성으로 가득 찬 관계를 옆에서 보고 있자니, 담당자의 이야기를 꼭 듣고 싶어 인터뷰를 요청했다.
<담당자 정윤정 선생님>
Q1. <지영씨의 인생부록>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목을 보고 눈치 채셨겠지만, 베스트셀러였고, 올해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책 <82년생 김지영>이 기획의 계기가 되었어요. 팀장님께서 출산과 육아로 인해 생애전환기에 서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하셨고, 자문회의를 거쳐 연구진과 강사진을 꾸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출산 후 육아에 지쳐 있던 당시 <82년생 김지영> 책을 읽었는데 그때 참 많이 울기도 했고 위로를 받았기에 꼭 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지영씨의 인생부록> 주인공은 ‘나’라는 마음으로 사심을 보태 준비하게 됐습니다.
Q2. 총 6번의 만남이 마무리가 되었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출산과 육아라는 것이 당연한 생의 과정처럼 보이지만,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마주하면 정말 당혹스럽습니다. 저 같은 경우 누구도 출산, 그 보다 더한 육아의 고통을 상세히 알려주지 않았다는 배신감이 컸어요. 그리고 남자도 그렇겠지만, 출산과 육아는 정말 여성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습니다. 그런 여성들을 위한 정책개선은 물론이고 인간적 위로와 응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지영씨의 인생부록>에 참여하신 분들도 그런 위로와 응원이 고팠던 분들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그 분들이 마음속 응어리를 꺼내 이야기하고 털어내는 과정을 거치며 진심으로 텅 빈, 그래서 무엇인가 새로 채울 수 있는 상태가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대단스럽게 한 것은 없고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며 서로를 다독였습니다. 특강해주셨던 ‘김희진’ 작가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여자들이 모여 서로를 다독이는 마음, 그런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본인은 그걸 ‘자매력(力)’이라 하신대요, 저도 그런 걸 느낀 것 같습니다.
Q3.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임아영 선생님과 함께 했던 5차시 중 ‘귀인’ 과 ‘악인’을 말하던 순간인 것 같아요. 동그랗게 모여 앉아 살아오며 만났던 귀인과 악인을 말해보자 했는데, 의외로 정말 깊은 이야기들이 나왔어요. 가족, 친구, 동료 등 관계 속에서 나, 그리고 그 관계가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생각해보았고, 이를 통해 내면 깊은 곳의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Q4. 6번의 만남동안 참가자들을 감동시키는 기획들이 많았는데, 어떻게 세부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함께 연구․기획하는 연구진, 특강강사와 사전회의를 하며 나온 기획들이었습니다. 모두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 중 참가자들에게 필요한 것을 찾고, 제안해 주셨어요.
참여자를 울게 만들거나, 감동을 위해 억지로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것은 아니었고요, 참가자들이 편하게 자신을 내보일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하려 노력했습니다.
<지영씨의 인생부록>은 누군가의 기획으로 시작된 것이지만, 그 여정은 함께 한 지영씨들이 만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밀한 기획보다는 참가하신 분들이 스스로 주인공이 되길 바랐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담당자 김세령 선생님>
Q1. <지영씨의 인생부록>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기획을 제가 주도한 일은 아니고, 저는 서포트 역할을 주로 하였지요.
저희 팀 내 경력단절 여성 대상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오랜 숙원사업이었습니다. 중장년층 50-60대 여성 대상 ‘경자씨와 재봉틀’ 시리즈에 이어 육아와 출산으로 인해 ‘나’를 잃고 잠시 ‘나’를 잊어간 30-40대 여성들을 응원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경자씨와 재봉틀 연구 기획단인 천윤희 선생님과 임아영 선생님, 센터의 정혜영 팀장님, 정윤정 선생님과 광주시직장맘지원센터의 임선주 센터장님까지 흡사 어벤져스와 같은 조합이 다시 뭉쳐 지영씨 프로그램을 위한 작당모임을 시작했었죠. 시작 분위기는 친척 언니 동생들이 만나 정모를 꾸리듯 매번 즐겁고 편안함이 묻어났던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올해 첫 문을 연 ‘지영씨의 인생부록’은 최근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재이슈화되고 있는 조남주 작가의 <82년 김지영>을 모토로, 조급해하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그녀들을 위로하고 힘을 북돋고자 기획하였고 기획단과 참여자모두가 하나였던 듯싶어요.
Q2. 총 6번의 만남이 마무리가 되었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언제나와 같이 늘 끝은 아쉽고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정말 많이 아쉽고, 하지만 이 끝은 끝이 아닌 새 시작이라 믿고 있기에 슬프지는 않아요.
Q3.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요?
사실 거짓 안보태고 매번 매순간의 만남들이 기억에 남는 듯해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82년생 김지영’영화를 보고 모두들 퉁퉁 부은 눈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브런치 식사를 했던 모양새(?)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피식 새어나올 듯합니다. ‘공유 같은 남편조차 비현실적이다, 정말 누가 봐도 내 이야기 같다, 시어머니들은 어쩜 그렇게 하나같으실까.’ 아직 남편과 아이를 가져보지 않은 저이지만, 뭔지 모르게 이입되고 같이 끄덕이는 모습으로 열다섯 명의 여자들이 모여 몇 접시를 깼는지 모르게 광란의 낮을 보냈어요.
Q4. 6번의 만남동안 참가자들을 감동시키는 기획들이 많았는데, 어떻게 세부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첫 번째 만남은 임아영 선생님을 특강강사로 모셔 자리가 낯선 참가자들에 마음의 문을 푸근하게 두드려주었고, 두 번째는 대망의 ‘82년생 김지영’ 영화를 조조로 단체 관람하고 그녀들의 잡담 소스가 곁든 맛난 브런치 식사를 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돌봄 인문학 수업>의 김희진 작가님을 모셔 아이를 돌보는 일은 빛나는 통찰력을 가질 수 있는 위대한 경험임을 일러주는 멋진 강의를 들었고, 네 번째 만남은 깊숙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심리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다음 만남은 우리의 아봉, 임아영 선생님을 다시 만났고 먼저 둥그렇게 둘러 앉아 공통주제의 일분 토크를 한 후 좀 더 분위기 잡아 나의 연대기를 기록하는 ‘이력서 쓰는 아침’을 진행하였어요. 그리고 마지막 만남에선, 센스 넘치는 우리 교육팀원들의 도움으로 널따란 아트스페이스 대강당을 최대한- 아늑하게 꾸며 지영씨들을 맞이 했습니다. 그동안 ‘나’를 돌아보는 시간들이었다면 좀 더 가까이 ‘우리’를 ‘서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서로를 바라볼 때 울컥함이 더 짙게 올라왔던 것 같아요.
또 한 번 감동이 전해졌던 건,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로도 무언가 엄청난 일을 벌릴 태세로 그녀들은 뭉쳤고 지금 우리는 그녀들의 힘찬 날갯짓을 열렬히 응원하며 기대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 만남의 아쉬움을 나누고 앞으로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서로
그저 프로그램의 마지막주에 현장을 찾아 두 번의 만남을 가진 것이 다였다. 그러나 지영씨들의 이야기와 프로그램을 향한 애정은 내 안에 복잡한 감정들로 가득 채웠다. 누군가의 딸, 엄마, 아내로 살아온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 했던 동시에 이 자리에 나와 자신을 드러낸 그들의 모습이 알 수 없는 찡함을 느끼게 했다. 3주간 진행된 6번의 만남이 지영씨들의 삶에 있어 지영씨들이 갑이 되고,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지금까지의 수식어가 아닌 말 그대로 나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새로운 나의 의미’를 찾기 위해 모인 지영씨들이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이 터닝포인트가 그들의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 오랫동안 따스하게 함께하기를 바란다.
김태희 (10기 통신원) 문화예술을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을 통해 얻게 되는 기쁨이란 일반적인 상황에서 얻는 기쁨이나, 타인을 통해 얻는 기쁨, 목표를 이루었을 때 느껴지는 상대적인 기쁨과는 달리 인간의 내면에서부터 우러나는 감정과 정서를 풍성하게 함으로써 느끼게 되는 절대적 행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언제나 문화예술로 뒤덮인 삶을 향유하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콘텐츠를 통해 감정적인 풍요를 누리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