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호] 음악요정들과 떠나는 바이올린 여행_송진주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12-03 조회수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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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문화예술교육

음악요정들과 떠나는 바이올린 여행

광주 용봉청소년문화의집 <동화 바이올린>

통신원 송진주


‘통, 텅, 탱, 팅’
 줄을 튕길 때마다 귓가에 울리는 멜로디에서 동화 바이올린의 시작을 알린다.
깊은 산 꼬불꼬불 산길과 계곡을 지나 커다란 참나무 밑 작은 버섯집에 살고 있는 요정가족, 아빠 ‘지르솔’, 엄마 ‘디오레’, 나 ‘에이라’, 동생 ‘이에미’. 이렇게  네 명의 음악 요정들은 일상 속 우리 주변에 항상 함께 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자극하는 어떤 악기든 각자 고유한 음정 속에서 음악 요정들은 청각으로 누리는 정서적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환희, 슬픔, 분노, 감동 등 각 멜로디를 통해서 나의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느낄 수 있다는 것,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이처럼 세상에 태어나 마주한 아름다운 음계를 따라서 요정 가족 멤버들을 한 명 한 명 만나는 여정은 크나큰 설렘을 안겨준다. 그럼 당장 동화 속 주인공인 요정가족들을 만나러 바이올린 키트를 배낭삼아 ‘동화 바이올린’ 속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볼까? 


▲ 아이들이 완성한 동화 ‘바이올린’의 이에미와 에이라

 지난 10월부터 용봉청소년문화의집에서는 만 5세 유아들과 함께 유아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동화 바이올린>을 통해서 음악여행을 떠나고 있다. 이는 총 4차시에 걸쳐, ‘동화 바이올린’ 놀이터, 미술관, 박물관에서 스토리, 음악, 미술이 융‧복합된 학습과정을 마치고, 마지막 차시인 방문학습을 통해서 동화 바이올린 여행을 마무리한다. 본 프로그램은 전문적인 연주가와 교육자들의 체계적인 프로그램 연구과정을 통해 유아의 창의적 예술교육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으며, 오감을 자극하고 정서적 발달을 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악기교육의 로드맵을 제안한다. 이는 바이올린 연주입문과정을 쉽고 재밌게 스토리로 풀어서 예술 감성을 일깨우고, 더 나아가 초등 방과후 교육에 이르기까지 악기기초교육의 바탕이 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아이들이나 학부모, 교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보통 어린 아이들에게 고정된 자세로 작고 여린 어깨에 바이올린을 걸쳐 반복적으로 활을 켠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이러한 점에서 ‘동화 바이올린’을 기획한 김찬경 프로그래머는 태어나 처음 마주한 악기에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음악을 접하는 게 아닌, 쉽고 재밌게 놀이와 예술 활동을 통해 즐겁게 연주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한다. 25년간 문화예술교육에 종사한 경력을 바탕으로 프로그램 교재 및 디자인, 노래 등 전체적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체계적인 프로그램 연구과정을 거쳐 청각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음계를 익힐 수 있게 했다.

  

이에미에 대해서 배워보는 아이들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음계를 하나씩 익혀가는 아이 

“내 동생은 이에미~♫”
동화 바이올린 놀이터에서 흘러나오는 E코드의 ‘미’음에 따라 아이들은 합창으로 노래를 부른다. 요정가족의 각자 구성원 이름은 코드 음계에서 따와 아이들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피아노 건반에도 멜로디를 붙여 아이들이 놀이로써 직접 노래 부르고 퀴즈로 맞춰보며 ‘이에미’를 익힌다. 가족 구성원을 음계에 붙여서 캐릭터로서 음을 알게 하니, 음정 ‘미’가 동생 마법사 모자를 쓴 지도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서 아이들은 마치 실제 동화 속 공간으로 이동하듯 칙칙폭폭 기차로 그룹지어 간다.


요정가족과 바이올린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

 다음 행선지로 어느새 아이들은 동화 바이올린 박물관에 도착했다. 바이올린 키트가방을 매고서 총총 걸어가는 아이들은 지금껏 배우며 익힌 바이올린과 음계를 자신감 있게 선생님 앞에서 알려준다. “이 그림은 어떤 악기일까요?” 다소 비슷하게 생긴 현악기지만, 아이들은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생김새를 구분해내며 당당히 입장한다. 바이올린의 네 개의 줄에 따른 요정가족의 코드 음계는 아이들이 동화 속으로 집중해서 음악을 깨우쳐 알아갈 수 있게 한다.

  

동화 바이올린 박물관에 입장하며 바이올린에 대해 배우고 있다        요정가족과 함께 동화로 바이올린을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아이들의 발걸음은 동화 바이올린 미술관으로 향했다. 고사리 같은 자그마한 손으로 요정가족의 구성원들을 색칠하면서 그들과 긴밀히 마주한다. 아빠 지르솔은 노란색, 엄마 디오레는 파란색, 나 에이라는 주황색, 동생 이에미는 하늘색. 이렇게 각 음계에 맞는 요정가족의 색깔은 아이들이 동화 속 장면을 직접 손으로 만들 듯 멜로디와 함께 기억된다. 색감과 음정, 그리고 동화 속 주인공인 요정 가족들은 아이들에게 있어 평생 함께 하는 친구와 같다. 꾹꾹 색연필로 눌러 칠할 때마다 바이올린 줄 위를 뛰노는 요정들을 상상해본다.

 
동화 바이올린 미술관에서 이에미를 색칠하고 있다  음악요정을 직접 색칠하면서 음계에 친숙해지는 과정을 거친다

‘동화 바이올린’ 이야기는 음악요정들의 신나는 노랫소리와 함께 바이올린 음악으로 끝없이 흘러간다. 여정을 따라서 배낭을 메고 떠났던 아이들은 매 차시마다 코드와 멜로디를 익히고  다음 시간에 만날 요정가족을 기다린다. 여행을 마치고 집을 가는 순간에도 잊지 않는 ‘내 동생은 이에미~♫♪’.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요정 가족 멜로디와 함께 과일송, 동화송 등 바이올린 소리를 접한 아이들은 이 노래를 평생을 함께 하는 친구이자 추억 속 동화처럼 어른이 되어서도 길이길이 기억할 것이다. 꼬물거리는 손가락으로 팅팅탱탱 바이올린 줄을 튕기며, 해맑게 웃으며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 어려서부터 음악을 통한 예술적 감수성을 가지고, 아이들이 훗날 성장한 후에도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지혜롭게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한 본 프로그램은 그 따스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처럼 용봉 청소년문화의 집에서 진행된 ‘동화 바이올린’은 아이들의 바이올린 교육을 위한 기본 정석으로서 앞으로 유아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의 필수적인 교육과정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아이들이 흥미와 재미로 음악을 접하면서 진정한 인생의 즐거움을 탐미할 수 있도록 행복한 ‘동화 바이올린’ 음악여행을 떠나길 바란다. 


동화바이올린 교구 및 교재 

송진주 (10기 통신원)
하늘과 땅 사이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 이를 ‘문화’라고 쓰고 ‘인생’이라 읽는다. 우리는 매순간 깨달으며 배워나간다.
문화 또는 인생은 끊임없이 배우면서 재미나게 살아야한다. 그러므로 난 ‘유희하는 인간(Homo ludens), 송진주’로 살고자 한다.
나도 모른 사이에 문화와 함께 숨쉬고, 삶 속 깊이 스며들면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로 인해 문화예술기획을 전공하며, 앞으로 나를 포함한 모든 이가 유희하는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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