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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동아리교육지원사업
늦가을의 블루밍, 우리가 꽃피우는 시간
금손캘리그라피+하란방+코리안티크 콜라보 전시회
김수환 통신원
“그냥 지나가는 시간은 없다듯이
이 무렵이 되면 어김없이 동백꽃은 피어납니다.
저희 전시를 마주해주시는 이 순간
한창 피어나는 동백꽃처럼
여러분의 시간도 꽃피우기까지 아름다웠을
그 시간들을 떠올리길 바랐습니다.
태풍처럼 휩쓸고 지나갔던 시간도
화사한 봄날처럼 애틋한 시간도
푸르른 여름 싱그러웠던 순간도
가을 냄새 그윽이 아련했던 시간도
모든 시간이 함께 이 자리에 있습니다.
한해의 끝 무렵 피어난 동백꽃,
내 한해를 돌아볼 지금
우리 각자의 삶도 꽃 필 무렵입니다.”
-금손캘리그라피·하란방·코리안티크 콜라보 전시회 소개말-
새로운 문화를 경험한다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예술은 문화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산수커피의 문을 열었을 때 내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분야의 문화와 예술을 맛볼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예술동아리 전시회가 열리는 산수커피는 동명동의 번화한 거리가 아닌 자리에 위치해 있었고, 그 위치와 그날의 따스한 날씨가 전시회의 감상을 더욱 선명히 기억에 남도록 만들어 주었다.
△ 예술동아리 금손캘리그라피, 하란방, 코리안티크 콜라보 전시회가 열리는 산수커피 입구
올해 예술동아리교육 지원을 받았던 금손캘리그라피, 하란방, 코리안티크 3개의 동아리가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전시 ‘동백 꽃 필 무렵’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산수커피에서 진행되었다. 전시는 총 4일간 ‘동백 꽃 필 무렵’을 주제로 해를 마무리하며 그동안 이루어낸 성과들을 작품으로 보여주었다. 전시 공간 곳곳 소중히 쓴 글귀들이 눈에 띌 때마다 마음이 일렁였다. 꾹꾹 눌러쓴 한 글자 한 글자가 나지막이 말을 걸어오는 듯 했다.
△ 금손캘리그라피 작품들
금손캘리그라피, 하란방 코리안티크 세 개의 동아리가 지원을 받는 예술동아리교육지원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의 공연, 전시, 제작, 발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동아리 11개의 장르, 33개의 동아리가 선정되었다.
내가 쓰는 모든 글이 감동이 되는 순간을 바라며 만들어진 금손캘리그라피는 동아리의 회장이 직접 캘리그라피에 관심 있는 분들과 함께 마음을 담은 글씨를 써보고자 동아리를 결성하게 되었다. 하란방, 코리안티크와의 콜라보 전시에 이르기까지 총 6개월간 교육이 이루어졌고 기본 붓 펜 사용법, 자음과 모음, 한글자, 두글자, 구조잡기, 간단한 일러스트, 짧은 문장, 긴 문장, 수채화 수업, 칼라 붓펜 활용한 작품 만들기 등으로 교육이 진행되었다.
△ 금손캘리그라피 회원들이 직접 쓴 작품들
금손캘리그라피 예술강사로 있는 양수민 선생님은 수업을 진행하셨던 소감을 묻는 질문에 “수업을 하다보면 실은 모든 분들이 다 기억에 남아요. 모두 열의를 가지고 열심히 참여해 준 것에 감사합니다! 간혹 스스로 배우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하지 않은 분들은 하더라도 금방 포기하거나 하는데 이번 동아리 회원들은 오랜 시간동안에도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니 강의하는 저 또한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웃음).”라고 답해주셨다. 강지선 회원은 “글씨가 별로 예쁘지 않은데, 아는 분이 한번 도전해보라고 권유해주셔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앞으로도 시간만 가능하다면 계속해서 참여하고 싶어요. 사실 평소에 쓰는 글씨가 많이 달라지진 않았지만, 캘리그라피로 쓰라고 하면 조금 달라진 것 같아서 자신감도 생기고 괜스레 뿌듯합니다!”라고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2 in 1, 하나의 작품, 두 개의 예술을 지향하는 하란방은 콜라보를 함께한 두 동아리, 금손캘리그라피와 코리안티크와는 색다르게 도자공예와 회화장르를 결합한 동아리다. 기존의 일반 도자기법에서 벗어나 회화장르와의 콜라보를 통해 색다른 감성의 작품을 창작함으로서 단순 동아리활동 그 이상의 창작활동으로 성취감을 더한다. 예술동아리교육지원사업을 시작으로 아마추어 예술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춰 전시, 도자공예 일일체험 등과 같은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이다.
△ 하란방 작품들
하란방의 이번 교육은 전체적으로 도예에 회화를 접목시켜 최종적으로 한 작품 이상씩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도자공예를 전공으로 한 회원들이 많기에 회화의 기본적인 기법을 위주로 수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1~7 주차는 수채화 기초기법을 익히고, 붓, 물감에 익숙해지도록 했고, 8~11 주차는 본격적으로 일러스트 이미지들을 카피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12~21 주차는 본격적으로 종이가 아닌 도자에 그림을 그릴 준비와 실습을 했다. 일반 물감과 다른 도자물감을 익히기 위해 색감을 테스트할 수 있는 색감 시편 만들기와 최종 작품을 제작해보기 전에 감을 익히기 위한 초벌자기 실습을 실시했다. 22~25 주차에서 최종 작품을 작업하며 그 작품들로 디스플레이 연구까지 하여 모두 함께 전시를 꾸려 나갔다.
하란방의 예술강사를 담당한 양병구 선생님은 이번 교육과 콜라보 전시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동아리 대표님이 예전에 잠시 저에게 수채화를 배우신 적이 있었는데, 이번 지원 프로그램에 함께 해주실 수 있는지 제안을 해주셔서 강의를 맡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종이에 그리는 수채화 수업을 위주로 강의했다보니, 이렇게 도자에 그림을 그릴 것을 목표로 수업하는 것 자체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네모난 종이에 그림을 구성하는 것이 아닌, 원과 네모 등 다양한 형태의 초벌자기에 어떻게 그림을 그려 접목시키면 좋을지 함께 의논하고 점검하고 도와주는 과정 모두가 뜻깊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품이 나왔을 때 회원 분들께서 뿌듯해하시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라고 답해주셨다.
△ 하란방 회원들의 작품들
하란방의 대표인 김하정 회원은 “건전한 취미가 생겨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줄었습니다. 또한 이번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기본적으로 회화실력이 향상되었습니다! 회원들의 경우 미술계열 전공자가 아닌 경우가 많아 작업 시 아이디어스케치 하는 것조차도 어색했었는데, 이번 수업을 통해 회화미술과도 더욱 가까워졌답니다(웃음). 앞으로도 동아리 활동은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함께 문화예술을 공유할 예정에 있어요. 현재 내년에는 또 어떤 분야와 접목하여 즐겨볼지 즐겁게 의논하고 있습니다.”라고 이번년도 동아리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작은 규모이긴 했지만 전시회 자체를 처음 해본 회원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보니 뜻깊은 경험을 했다며 신기하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늘 보기만 하던 작품의 자리에 나의 작품이 있다는 것이 즐거우면서도, 문화예술의 분야에서 내가 외부에서 바라보는 입장이 아닌, 비로소 그 안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던 회원도 있어서 함께 전시회를 연 것이 보람되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코리안티크 작품들
한국적인 미를 담아낸 글씨를 통해 자신만의 감성을 담아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코리안티크는 성별, 나이에 관계없이 우리말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글자를 적고자하는 분들을 위한 동아리이다. 덕분에 코리안티크의 작품들은 한글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회원 각자 아마추어 캘리그라피 작가로서 순우리말 엽서를 제작하여 한글의 아름다움과 현대의 감성을 합친 캘리그라피를 선보이고자 한다. 코리안티크의 이번 교육은 드로잉 기법배우기부터 시작해 자음과 모음쓰기, 글자의 구도잡기, 문장 이어적기, 글자의 강약조절하기, 순우리말엽서 제작, 셀링왁스를 사용한 딥펜 적기 마지막 전시 작품 구도 잡기로 마무리되었다. 코리안티크는 일률적인 캘리그라피가 아닌 동아리 회원 각자의 개성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에 가득했고, 한시적으로 끝나는 전시회가 아니라 이를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순우리말 캘리그라피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동아리로 확장하고 싶다고 한다.
△ 코리안티크 회원들의 작품
△ 금손캘리그라피 양수민 선생님이 직접 적어주신 캘리그라피
작은 공간 안에 꽉 들어찬 세 동아리의 작품들을 바라보다보면 동아리 회원들의 노력과 고심이 눈에 들어온다. 전시가 진행되었던 토요일 일요일에는 금손캘리그라피 양수민 선생님과 코리안티크 박용범 선생님이 전시회에 오시는 분들에게 원하는 글귀를 캘리그라피로 적어주었다. 부드럽게 그리고 계신 글자를 보니 자연스럽게 글자 하나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생활문화예술활동 동아리 지원사업에 대해 콜라보를 함께한 세 동아리 모두 한결같이 동아리를 체계적으로 견고히 하는 계기점이 되었다고 말하며 더 많은 홍보를 통해 다양하고 개성있는 동아리를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김수환 (10기 통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