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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비대면 예술놀이프로젝트 <키득키트>
한여름의 산타 정상 회담
2020비대면 예술놀이프로젝트 키득키트[Kid-Kit]
송진주 통신원
강렬한 햇살과 장마로 인해 덥고 습한 요즘, 현관문을 벗어나 집 바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가 꺼려진다. ‘마스크는 챙겼나? 오늘 비가 올까?’ 나가기 전부터 바깥에서 일어날 오만가지 일들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무더운 더위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롭게 바깥을 나가기 어려운 지금, 우리는 본의 아니게 생존을 위해서(!) 집에 머물러야 한다. 편안하고 안전한 나만의 공간, 나의 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창 바깥에서 친구들과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은 이러한 나만의 공간이 너무나도 간절하다.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는 전문가 선생님들
7월의 어느 날, 이와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광주문화재단에서 비밀 모임이 조성되었다. 하나둘 정체 모를(?)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중대한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바로···. 아이들의 집을 짓기 위해 기획한 ‘키득키트(Kid-kit)' 제작 회의다!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광주문화재단은 광주 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목공기술을 활용한 노작형 예술캠프인 ‘어린이목수축제’를 기획하여 추진해 왔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집단 활동이나 야외캠프 진행이 어려워지게 되자, 아이들이 집에 머물며 친근하게 예술놀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키트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된 것이다.
과연 집에서 어린이들이 놀이로 ‘집’을 만들 수 있을까? 주변에서 어른들이 쇠붙이의 무거운 도구로 뚝딱뚝딱 집 짓는 공사만 보아왔던 아이들에게 ‘내가 짓는 집’이란 어떤 느낌일까? 아마 이러한 의문도 어벤져스 급 전문가 선생님들이 있다면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바로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처럼 각자 집으로 배송될 ‘키득키트’를 위해 모였기 때문이다.
▲키특키트 제작하기 위해 모인 예술가 및 전문가 선생님들의 자기소개 시간
‘키득키트’는 예술과 놀이의 개념을 융합하여 즐거움과 표현의 자유를 경험할 수 있는 어린이 가족 대상 놀이 키트로, 다양한 장르의 지역 예술가들과 그들의 창작 기술 및 아이디어를 매칭하여 다양한 집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이는 가족을 포함한 어린이(초등1~4학년), 고학년 (초등5~중1학년)을 대상으로 총 100명의 아이에게 개성이 넘치는 100가지 집들을 곧 선보일 것이다.
이런 집짓기 놀이 키트만을 가지고 어떻게 집을 만들까?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수업 듣는 것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온라인 채널인(줌, 유튜브 등)을 활용하여 곧 찾아갈 예정이다. ‘집 안의 집’이라는 콘셉트로 우리 집 안에서 편히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예술가 선생님들과 양방향으로 소통하면서 키트 놀이를 통해 특별한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이호동 작가
▲회의 아이디어를 내는 정승원 작가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이조흠 작가
이를 위한 예술가 및 키트 제작 전문가 선생님들의 열정 넘치는 아이디어 제안으로 이날 회의의 열기가 뜨거웠다. 오직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재밌고 안전하게 아이들만의 집을 만들 수 있게 할까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마치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기 위해 사랑과 관심을 담아 아이들에게 전달해주고픈 산타들의 모습이었다. 열정적인 산타(!)들로 인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회의를 진행하고 나서, 마침내 키득키트 사업을 맡은 김세령 담당자를 만나 인터뷰할 수 있었다.
▲환한 웃음으로 인터뷰에 응해주는 김세령 사업담당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올해 재단 교육팀 3년차를 맞이한 김세령이라고 합니다. 2018년도에 입사하여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작당 모의하듯(?) 재밌는 일도 벌여보고 마음이 일렁여 울어도 보며 아무쪼록 에너지 넘치게 일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창의예술학교, 창의예술교육연구소, 어린이목수축제, 정책기반사업(포럼)을 맡아 더 다양한 결들의 고민을 해보며 코로나19와 열심히 싸워(?)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Q. 키득키트, 이름이 정말 재미있는데요! 어떻게 이러한 아이디어가 탄생하게 된 건가요?
A. 아, 키득키득. 저는 웃는 걸 좋아해요. 입속에서 실없이 자꾸 웃음이 새어 나올 때 ‘키득키득’ 웃잖아요.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시작과 끝의 공기가 애매할 때? 눈과 입으로 웃으면 분위기가 절로 자연스러워지는 게 있어서 그런지 웃는 게 좋아요. ‘키득키트’는 키득거리는 웃음소리와 어린이(kid), 키트(kit)를 더해서 만든 중의적 의미를 담아 만든 네이밍이에요. 코로나로 서로가 힘든 시기에 좀 더 유쾌하게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는 선물 같은 사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현재 코로나로 삶의 전반이 흔들리는 갑갑한 현실에 처해있지만 우리는 그래도 각자 살아가고 있는 방식들에 익숙하기에 그 방식과 틀 안에서 조금이라도 변화를 준다면 분명 전과 다른 새로운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있는 '언택트' 콘텐츠 접근 방식들을 받아들여 아이들과 예술가가 같이 놀며 찬찬히 일상을 돌아보는 예술놀이 프로젝트 ‘키득키트’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Q. 코로나로 인해 ‘어린이 목수 축제’를 ‘키득키트’로 변경하게 되면서 어려운 점이 많으셨을 거 같아요. 키득키트를 추진하려는 과정에서 우려되는 점이나 기대하는 점이 있을까요?
A. 사실, 저는 제가 제일 걱정돼요.(웃음) 이미 초‧중학교 친구들은 어른인 저보다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대체하여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되어 잘 알잖아요. 제가 기계치다 보니 말로만 들어봤지, 사용할 일이 없을 것만 같던 화상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시도해보고 다음에 개인적으로도 열심히(!) 활용해보려 합니다!^^
또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8월 셋째 주에 초중등 개학이 대부분 이루어져서 그 전에 키트를 배송하고 아이들이 교육을 참여하도록 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촉박합니다. 그렇지만 오늘 기획회의로 작가님들과 이런저런 생각을 나누고 배우다 보니, 정신 바짝 차리면 분명 성공시킬 수 있겠단 확신이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대로 집이 제작된다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거 같아 설레요!
Q.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어린이 목수축제를 '키득키트' 사업으로 추진하게 되면서, 아쉬워하는 어린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치아 잇몸 보이며 서로 마주 보고 웃음 짓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될 줄 생각지도 못했어요. 비록 바깥에서 어린이 목수 축제를 하지 못했지만, ‘키득키트’로 우리 편하게 마스크 벗고 추리닝 바지 입고서 재밌게 집 지으며 놀면 좋겠어요. 우리 곧 만나요!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인해, 우리의 일상뿐만 아니라 문화예술분야에도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비록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 문화예술을 향유하며 활발하게 놀기 어려운 현시점이지만, 나만의 집을 만들어 서로 온라인 소통하고, 공유하며 마음만은 보다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송진주 (11기 통신원) 하늘과 땅 사이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 이를 ‘문화’라고 쓰고 ‘인생’이라 읽는다. 우리는 매순간 깨달으며 배워나간다. 문화 또는 인생은 끊임없이 배우면서 재미나게 살아야한다. 그러므로 난 ‘유희하는 인간(Homo ludens), 송진주’로 살고자 한다. 나도 모른 사이에 문화와 함께 숨쉬고, 삶 속 깊이 스며들면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로 인해 문화예술기획을 전공하며, 앞으로 나를 포함한 모든 이가 유희하는 삶을 꿈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