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호] 진실함이 가득한 숲 - 최혜림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0-10-04 조회수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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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예술동아리교육지원사업

 

진실함이 가득한 숲

예술동아리 <한울림> 

최혜림 통신원

 

 

 낮에는 여름이 밤에는 가을이 느껴지는 9월 초, 광주광역시 북구에 있는 전통문화예술교육동호회 한울림에 방문하였다.
 
 아이들만큼이나 국악을 사랑하는 모임, 한울림은 2007년 타악기 팀으로 시작하여 2016년부터 한울림국악관현악단을 시작으로 한울림해금단과 한울림 타악단으로 구성된 광주교사 국악동호회이다.

 





▲ 한울림 연습실 내부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지하에 있는 연습실로 내려가는 걸음마다 점점 크게 들리는 향피리 소리는 한울림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그리고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국악 관련 서적과 그동안의 추억을 담은 현장 사진은 국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의 현장은 코로나19로 인하여 한울림 동아리 역시 비대면 수업을 위한 동영상 촬영 준비가 한창이었다.

 




 

▲ 비대면 수업 영상물 제작 중

 

 전문 카메라와 함께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처음이었음에도, 강사와 합을 맞추어 녹화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중간마다 편집을 위하여 멈췄다가
 “여기서는 이렇게 입 모양을 해주시고...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부분에서 조심하셔야 하는 것은 지나치게 길게 호흡하는 것입니다.‘
 라는 설명을 덧붙여 현장에 오지 못한 단원들이 수업에 진도를 맞출 수 있도록 하였다.

 

 

 배경음악으로 들리는 향피리의 소리를 뒤로 한 채 전통문화예술교육동호회 한울림의 위숙량 회장과 인터뷰를 하였다.

 

 

 Q. 한울림의 뜻과 동아리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한울림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사람들은 한+울림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한울+림입니다. 한울의 뜻은 우리나라 말로 ‘진실함이 가득한’이라는 의미와 거기에 수풀 림(林)을 써서 진실함이 가득한 사람들끼리 모임이라는 의미입니다.
 
 Q. 동아리 활동하시면서 교사 활동에도 도움이 되셨나요?

 A. 당연히 도움이 되죠. 저희는 단원들이 모두 교사예요. 그래서 여기서 배운 것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죠. 단원 중에 타악기 동아리를 지도하는 선생님도 계셔요. 또, 제가 직접 수업 시간에 대금, 대평소, 소금을 불러주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요.

 

 Q. 스트레스도 다 풀리시겠어요.

 A. 받을 때도 있습니다. 하하하! 농담이고요. 음악을 하다 보면 가끔 안 될 때가 있어요. 아무리 취미여도 스트레스받을 때가 있어요.
 저희는 빛고을 시민문화회관 같은 큰 무대나 수녀원이나 장애인 단체에서 공연해달라고 하면 언제든지 달려가기 때문에 잘하고 싶어요. 그런 과정에서 스트레스 받기도 하지만 연습하면서 또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Q. 오늘 비대면 수업을 위한 동영상 촬영을 하셨는데 어떠신가요?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있을까요?

 A. 직업이 아무래도 교사다 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더 사회적 거리를 두어야하기에 비대면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비대면 수업이 어색한 건 아니었어요. 레슨을 일주일에 4시간씩 하더라도 수업이 어려워서 따로 영상을 찍어 저희끼리 공유해서 보고 듣고 복습을 하고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코로나 19로 인하여 레슨을 받지 못하니 전혀 수업을 안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라도 수업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상 수업이 좋은 점은 연주는 자기가 스스로 해야 늘어요. 아무리 좋은 강사님이 있어도 개인적으로 연습을 해야 몸에 익혀지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연습하다 궁금한 게 있으면 강사님께 전화로 여쭤보면 되지만, 피드백이 현장에서 물어보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혀의 위치나, 호흡이 약하다든가, 소리를 길게 물었다 같은 것을 전화상으로는 바로 알려 줄 수가 없죠.

 

 Q. 영상 제작하시면서 어려웠던 건 무엇이었나요?

 A. 가장 어려웠던 점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영상이 어떤 것이냐’라는 것이 단원마다 이견이 많아요. 나는 이런 영상을 찍어줬으면 좋겠다, 나는 저런 영상을 찍어줬으면 좋겠다, 여러 의견을 모으고 회의하고 있어요.
 오늘이 첫날이라서 조금 잡음이 있었는데 차차 강사님과 저희끼리 서로 맞춰가면서 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비대면 수업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A. 학교에서는 EBS나 ZOOM(화상 회의 앱), 네이버(NAVER) 등을 이용하는 영상 수업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해요. 현재 상황으로 인하여 비대면 수업을 하고 있지만, 미래에도 비슷한 상황이 다시 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 기반 조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현재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두 가지로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문화예술이라는 것은 특수성과 보편성 두 가지 모두 잘 생각해야 하거든요. 특수성이라는 것은 제가 지금 하는 것과 같은 국악이나 이런 쪽이죠. 많은 사람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전승되어야 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지 않고 있어요. 이런 분야의 특수성을 위해서는 국가나 시에서 지원을 많이 해줘야 해요. 그렇게 해야만 전통이라는 특수성이 이어지거든요.
 그런다고 특수성 쪽으로 계속 치우치면 보편성이 떨어져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좋아해야 할 보편적인 것들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저희 동호회는 국악과 관현악단으로 구성되어있어요. 요즘 노래도 하고 산조도 하면서 국악과 현대음악을 접목해서 특수성과 보편성을 아우르는 거죠.
 
 이제 교사로서, 동호회 단장을 맡은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광주의 문화예술교육은 참 안타까워요. 광주 교육감이 문화예술을 존중하면서도 무용, 국악, 사물놀이, 풍물놀이 같은 학교대항 종합예술제 대회를 없앴어요. 교육청 대회라 상금은 없었지만, 학교 자존심을 걸고 열심히 가르쳤죠. 그 당시에 사물놀이팀이 없는 학교가 없었어요. 그런데 8년 전부터 종합예술제가 없어지면서 아이들이 국악을 경험할 기회가 많이 없어졌어요. 그러면서 점차 잊혀버렸어요.
 솔직히 광주가 예술의 도시라고 하고 있지만 예술의 질이 제일 떨어져요. 특히, 광주에만 국악 영재센터가 없어요. 제가 전에 만난 학생 중에 국악에 상당한 재능을 보인 학생이 있었어요. 그 아이가 광주에서 국악을 전공으로 예술학교에 다니고 싶었는데 시설이 없어서 서울에 있는 전통예술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광주에서 재능이 있는데 보듬어 줄 학교가 없으니까 인재들이 밖으로 나가게 되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우리 지역 인재들을 다 뺏기는 거죠. 정말 안타깝습니다.
 저는 교사로서,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에게 우리 국악을 경험시켜 재능 있는 애들을 발굴하고 수업을 재밌게 하면 됩니다. 어렸을 때 이런 것들을 자주 접해야 어른이 되어서도 생각이 나거든요.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우리 국악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어 우리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울림이라는 뜻처럼 국악에 대한 진실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이 우리 전통에 관심을 두고 즐길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한다.​ 

 

 

 

 

최혜림 (11기 통신원)

오늘의 하루를 기록합니다.

내디는 발자국마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빛나는 그 찰나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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