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호] 자신의 삶을 스스로 디자인하라_김한경 모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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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7-05-08 조회수 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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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스스로 디자인하라

김한경 통신원  

 갤러리존과 타로카드 점포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옛 학생회관 골목. 일명 흡연 골목이라 불리던 이곳에 넓은 잔디밭과 텃밭, 그리고 <청소년 삶디자인센터>가 들어섰다. 일명 삶디라고 불리는 이곳은 광주광역시가 지원하고, 전남대학교와 광주 YMCA가 하자센터(서울청소년직업체험센터)와 협력하여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 특화시설이다.

모담지기 K는 청소년기가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매력이 존재하는 삶디에 발을 들였다. 목공을 배우고 싶지만 기초기술이 없어 작업을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한 토요 목공 기초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열려 있어, 1단계부터 4단계까지 단계별 목공 기초 교육을 신청할 수 있다.

 

 

 목공 기초 교육 1단계에서는 나무 종류를 알아보고, 연필 깎는 방법, 치수 도구, 망치, 기리, 사포, 본드 바르는 법, ·대패 사용법과 같은 가장 기초적인 이론을 배운다. 수업이 끝나고는 직접 작은 나뭇조각을 톱을 사용해 썰어본다.

삶디는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별칭을 짓는 것부터 시작한다. 모든 시민이나 청소년이 이 공간 안에서는 평등한 대우와 위치를 받기 원하기 때문이다. “○○”,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보다 어렸을 적 별명, 친한 친구들이 부르는 별명 등을 타인과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유연하게 만든다. 이러한 사소한 언어적 습관이 수평적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가장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마빈과의 인터뷰에서는 삶디의 독특한 성격을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Q. <청소년 삶디자인센터(이하 삶디)>는 어떤 곳인가요?

A. 기본적으로 청소년 직업체험 공간입니다. 직업의 이론적, 기능적인 면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활동을 해보면서 자립심을 기르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는 그런 프로젝트성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이를 통해서 아이들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게 하죠.

 

Q. 삶디 센터를 둘러보니 카페, 부엌, 지금 여기 목공방까지 다양한 활동을 위한 공간들이 있던데, 또 어떤 공간들이 있나요?

A. 지하 1층에는 손작업을 할 수 있는 생활목공방이 있어요. 1층에는 의식주 생활과 밀접한 공간이에요. 모두의 부엌, 바느질을 할 수 있는 살림공방, 삶디의 가치관이 담겨 있는 카페 크리킨디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2층에는 열린책방, 공유책상, 25석 극장인 미니극장이 있고요. 3층엔 저희 사무실로 사용하는 업무공간이 있습니다. 4층은 일일체험, 진로체험이 이루어지는 워크룸 5층에는 랄라라 훌, 합주실 6층은 녹음스튜디오와 몸짓작업장이 있어요.

 

Q. , 삶디에서는 정말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네요. <청소년 삶디자인센터>라 이용자가 청소년에 한정되어 있어 보이는데, 저 같은 성인, 일반 시민도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A. 저희가 청소년 특화시설이기 때문에 주 대상이 청소년이긴 하지만 단순히 청소년 성장 교육만을 목표로 하지 않아요. 여기는 어른들이 모여 어른들 작업하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기 작업을 하고, 그 속에서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을 지향합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와서 자기 작업을 할 수 있고, 잘하는 청소년이 있으면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배울 수 있어요. 여기서는 누구나 선생님이 될 수 있고, 학생이 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하지만 당연히 시민들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작업을 합니다.

 

Q. 삶디에서는 서로를 부를 때, 이름 대신 별칭을, 직원 대신 벼리라고 부르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A. 저희는 모두가 별칭을 사용해요. 누구를 선생님이라 부르는 것보다 별칭으로 부를 때 훨씬 더 교감하기 쉬워져요. 또 저희는 강사님”, “얘들아이렇게 부르는 것보다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직원들을 벼리라고 불러요. ‘일의 줄기나 뼈대가 되는 것을 순수 우리말로 벼리라고 하거든요. 청소년들은 여기서 마음껏 뛰어 놀라는 의미에서 노리라는 호칭을 사용해요. 노리와 벼리 사이를 매개해주는 역할을 하는 어른을 고리라고 부르고 있어요. 너와 나의 연결고리처럼.

 

Q. 단순히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두는 의미의 교육이 아니라 무언가를 알아가고, 가치를 공유한다는 의미로써 교육이라면, 삶디가 지향하는 문화예술교육이란 무엇인가요?

A.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노작활동과 업사이클링(Up-cycling) 활동입니다. 노작은 아이들이 머리로만 자기의 진로를 상상하기보다 직접 하나라도 완수해볼 수 있는 경험을 갖게 합니다. 업사이클링은 기성품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 키트를 가지고 DIY 용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버려진 것들, 쓸모없어진 것들을 다시금 되살리는 작업입니다. 그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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