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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억압된 분노와 상처를 치유하는 춤의 힘,
<‘콜롬비아 - 몸의 학교 워크숍’을 다녀오다.’>
김다래_8기 모담지기
예술이 가진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그 가치를 직접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아마 무궁무진하다는 답을 내릴 것이다. 예술 활동이 한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하다. 예술은 삶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사회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많은 예술 영역들 중에서 ‘춤’이 가지는 힘과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며 춤을 추는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즐거워 보이는 것은 물론 마치 봄처럼 환한 생기를 띄고 있다.여기 춤으로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낸 학교가 있다. 바로 콜롬비아의 몸의 학교다. 몸의 학교는 예술 대안 학교로서 수없이 계속된 내전으로 고통과 소외를 겪고 있는 콜롬비아 청소년에게 ‘춤’이라는 교육 방식을 채택한 학교이다.
‘콜롬비아 – 몸의 학교’는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와 함께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1997년에 설립된 후 20년 동안 8000여 명의 소외 계층 청소년들이 몸의 학교를 거쳐 갔고 그 중에서 약 500명은 전문 무용수로 성장했다.
지난 5월 26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선 ‘2017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을 맞아 ‘몸의 학교’ 설립자이자 교장인 알바로 레스트레포(Alvaro Restrepo)와 소속 무용수인 리카르도 마티네(Ricardo Martinez)를 중심으로 워크숍이 열렸다.
직접 강사로 나서 참가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시간을 가짐은 물론 알바로 교장의 진정성 있는 예술교육철학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춤은 사랑에 대한 은유’
스포츠를 전쟁에 비유한다면, 춤은 사랑에 대한 은유라는 말로 워크숍은 시작되었다. 이는 즉 스포츠는 결과 성취에 따른 보상을 주나 춤은 참여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춤이 가지는 큰 가치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 안에는 누구나 울고 있는 아이가 존재하는데 춤은 이러한 아이를 꺼낼 수 있게 만드는 좋은 매개체가 되어 주는 것이다. 즉 춤을 통해 내면의 억압된 상처와 분노가 치유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가 콜롬비아의 내전으로 고통을 겪는 아이들을 무용수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든 배경에는 춤의 공헌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알바로 교장이 추구하는 교육 철학은 무엇일까?
날개를 달아주는 교육자
▲예술철학에 관해 말하는 알바로 교장
“ 제 교육 철학은 배움에 대한 철학입니다. 이것은 플라톤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조금 다릅니다.
가르침이 시작되기 전 학습자의 마음속에는 진실을 향한 깊은 열망이 있어야 합니다. 진실 된 학습자는 알고 싶은 갈망으로 불탑니다. 스승의 가르침으로 진실에 좀 더 가까워졌는지 인식하고 이해하게 됩니다.
스승이 인도하는 진리를 얻고자 그 이전의 자신을 기꺼이 불태울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 있어 교사는 학생 안의 불꽃을 인지하고 자극하고 화답하여 강력한 불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렇게 같이 한 차원 좀 더 높은 단계로 들어가야 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교육은 바로 잘못된 체계, 빠른 단념과 포기, 획일성, 평범한, 좌절에 저항하는 교육입니다. “
알바로 교장의 예술교육철학은 그가 얼마나 교육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생각하는 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교육의 의미가 퇴색되어가고 변질되어가는 시점에서 진정으로 교육이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교육자가 가져야 할 자질과 자세는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몸의 학교'는 춤을 가르치기 전에 몸에 대한 윤리부터 가르친다. 몸은 사랑과 행복을 느끼며 생명을 잉태하는 성스러운 공간이라고 강조한다. 몸은 우리 영혼이 머무는 집이기도 하다. 몸을 돌보기 위한 성교육, 약물중독 예방, 가정폭력, 몸의 권리와 정체성, 영양, 해부학 등을 가르친다.
이러한 윤리를 가르치는 것은 바로 몸이 세상과 통신하는 채널의 역할을 하기 에 소중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다.
그가 추구하는 교육 방식은 한국의 주입식 교육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을 띄고 있다. 학생 모두의 개성을 존중하고 창의적 표현을 중시하겠다는 방식은 우리에게 많은 걸 시사한다. 교육이 한 개인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서 무척이나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 있어 교육자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스승의 말 한마디가 평생을 좌우하기도 하고 좋은 지도자를 만남에 따라 삶의 방향이 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춤을 통해 서로를 닿지 않고도 의지하는 법을 배우기
알바로 교장의 강의가 끝난 후에는 워크숍 참여자들과 함께 직접 춤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시간도 이루어졌다. 참여자들은 춤을 통해 내면을 표현하고, 현재 자신의 화두가 무엇인지를 알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지점을 자유롭게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