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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아시아문학페스티벌
아시아 문학을 탐색하다
곽주영 모담지기
“나는 투시자가 되기로 하였습니다.”
19세기 프랑스의 유명시인 랭보는 감각적이고 실존적인 나, 본질적인 나, 정확한 인식을 넘어서는 영혼을 탐색하는 것이 진정한 시인이라고 했다.
문학은 어떤 것일까. 글을 쓴다는 것이 랭보가 말했던 것처럼 그렇게 어렵고 힘든 것일까?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많은 문학작품을 접하지만, 문학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는 많이 없는 것 같다. 특히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들은 국내, 또는 서양권의 작품에 국한되어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시아문학페스티벌 현수막
2018년 제2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11월 6일부터 9일까지 총 4일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대에서 펼쳐졌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하여 아시아 초청작가와 지역작가, 시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학축제로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축제는 아시아문학낭송제, 아시아문학난장, 아시아문학촌, 아시아작가 팟캐스트 등 여러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흥미와 관심도에 따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특히 아시아문학촌에서는 오후 2시부터 남녀노소 모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백일장을 개최한다. 5행시를 지어보는 백일장인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참여해본다. 시제는 매일매일 바뀌니 날마다 참여해도 재밌을 것 같다.
▲ 간단한 5행시를 제출하고 나면 소정의 상품도 증정한다.
또 광장에는 아시아 문학인들의 작품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간이 구성되어있다. 글자만 있었다면 다소 밋밋했을 공간이 작가들의 캐리커처 덕분에 훤씬 활기차다.
▲ 아시아 문학촌에 걸린 작가 소개와 작품들
또한 일반 시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는 아시아문학사랑방이 있다. ACC메이커 스페이스에 마련된 공간으로 기념작가 도서전이 열리고 있으며, 원한다면 구매도 가능하다. 11월 6일 (화), 8일 (목) 양일 간 작가와 시민이 문학을 논하는 크로스낭독 공감도 열렸다.
▲ 기념작가 도서판매전
이런 상설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도 전남 곳곳에서 아시아문학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열렸다. 대인시장에서는 아시아문학 난장이, 전남대학교에서는 초청작가 옌렌커와의 대화가, 이외에도 화순, 담양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그동안 우리는 아주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 처음 말했던 것처럼 접해왔던 문학도 서양작품이 대다수이다. 그러나 아시아의 국가들은 비슷한 고통의 흔적을 가지고 있다. 그 어두운 시절을 지나면서도 빛을 잃지 않았던 문학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투시자. 랭보가 한 말은 너무나도 어렵다. 그래서 문학이 더더욱 어렵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평화를 노래해보자는 문학페스티벌의 슬로건을 보며, 문학을 더 이상 어렵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비슷한 고통의 기억들을 쓰다듬으며, 먼 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연대하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먼 서양이 아니라, 가까운 아시아. 우리가 할 일은 바로 이런 문학 축제들을 통해서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 담론이 커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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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주영(9기 모담지기) 미술이론을 전공하고, 현재 경영정보시스템을 배우고 있다. 금융기관에 적을 두었다가 또 지금은 박물관에서 일을 한다. 가끔씩 인생을 엇박자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 학문 사이에서 나름의 가치와 의미를 세워가는 것, 어긋난 박자 속에서 제 고유의 선율을 만들어 가는 것, 속도는 다르지만 정 방향으로 향해가는 것을 꿈꾸는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