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점으로 시작해서 조금 더 큰 점으로,
티핑 포인트를 만들어갈 6기 통신원
“ 티핑 포인트를 만들어 갈 6기 통신원을 모집 합니다 ”
시작은 한 문장의 기사를 접하게 되면서다. 나이도, 배경도, 하는 일도 모두 다른 우리 6명의 통신원들은 그렇게 한 문장의 기사를 접하게 되면서, 지난 4월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통신원으로서 한 테이블에 나란히 않게 되었다.
tipping point : 갑자기 뒤집히는 점’ 이란 뜻으로 때로는 엄청난 변화가 작은 일들에서 시작될 수 있고 대단히 급속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
첫 만남과 동시에 각자 취재 단체를 선택하고 예술강사 인터뷰를 준비했다.
“어..어……. 어떻게 써야 하지?” 매 달 똑같은 고민을 하면서 8달이 지났다. 그동안 광주 지역 및 인근에 위치한 문화예술 단체 및 담당자들을 만나고 학교 예술강사 분들을 만났다. 현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그들의 고민에 귀를 귀울릴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통신원의 막내로서 평균연령을 낮춰주고 최신 트렌드, 고급 사진찍기 기술을 마구 퍼 날라 주었던,
우리의 젊은 피 김소진 통신원
88만원 세대라고 불리는 대학교 4학년, 취업 준비생. 바쁜 학교 일정을 소화하면서 본인에게 맞는 일을 열정적으로 찾고 경험을 쌓아가는,
워너비 아빠 친구 딸 최지수 통신원
말이 많지 않지만, 그녀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있는,
외유내강 강진아 통신원
첫 만남부터 똑! 소리 나게 자신을 어필할 줄 알았던, 항상 당당하게 만들어진 길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미모 갑 박초영 통신원
흉내 낼 수 없는 묵직한 시선과 글빨로 현장의 소리를 읽어 내려가 주던,
준비된 글쟁이 전경화 통신원
마지막으로, “우리 아무것도 몰라요!” 하고 말똥말똥 앉아 있으면 초등학생을 가리키는 선생님마냥, 하나에서 열까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우리의 내비게이션이 되어 준 정윤정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아직 점은 뒤집히지 않았지만 서서히 알음알음 우리 안에 작은 점들이 커지고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리라!
기꺼이! 함께! 변화를 위한 작은 점이 되어 준, 우리 6기 통신원들과 지역 문화예술교육 담당자들, 청소년 교육에 힘써주시는 예술강사분들, 한 해 동안 좋은 분들과 만날 수 있고 점과 점을 엮어갈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 준 광주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담당자들께 고개 숙여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 6기 통신원들이 마음을 전합니다~*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6기 통신원 김소진-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가네요.
통신원 활동과 더불어 2학년 대학생활이 쏜살같이 지나고 저는 어느덧 예비 3학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새내기! 새내기! 거리며 모든 이들의 관심을 사로잡던 저는 이제 밑으로 들어오는 새내기들을 눈여겨보는 그런 존재가 되어버렸어요. 씁쓸하면서도 묘~하게 기분 좋네요.
2015년, 대학생활도 적응할 만큼 적응하고 학교 밖 대외활동들을 꿈꿔왔던 저에게 6기 통신원이라는 자격은 정말이지 크나큰 기회였습니다. 첫 만남 때 어색해하고 주눅들어있던 저의 모습 기억나세요? 매우 훌륭하신 분들 사이에 이렇게 끼어도 되는 건가 싶어 많은 고민이 되었답니다. (ㅠㅠ) 그래도 용기 북돋아 주시고 격려해주신 통신원 쌤들 그리고 윤정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저는 통신원 활동을 통해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광주 시민들의 삶에 질적 향상을 위해 작지만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들을 계획하고 시행하고 있는 훌륭한 분들과의 취재를 통해 저 또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양가 있는 알맹이가 되고 싶다는 작은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남들이 생각지 못한 문화교육프로그램 제작에 힘쓰고 계시는 당신들을 저는 응원합니다!
-6기 통신원 강진아-
인생에 힘이 되어주는 예술
얼마 전 친구와 함께 광주시립미술관에 갔다. 1-2전시실에서는 북유럽 디자인 전시가, 3-4전시실에서는 '도시에 서식하다'가, 5-6전시실에서는 작가 강철수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북유럽 디자인 전시를 보면서 얼마 전 취재했던 디자인 예술 강사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리고 문화, 인간, 사회, 환경, 철학이 담긴 디자인의 힘, 디자인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도시에 서식하다'를 관람하는 중에는 얼마 전 아시아예술극장 개관페스티벌중 하나인 '제로 리퍼블릭'이 떠올랐다. 광주 안에 들어선 커다란 건축물과 그 건축물 밖의 사람들이 얼마나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문화 예술은 건축물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밖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놀면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일본의 '요코하마'라는 도시에서의 노력들을 보면서 우리 광주는 어떻게 많은 시민들이 문화예술로 즐거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계속해서 질문이 샘솟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철수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가슴에 따뜻함을 품고 돌아왔다.
통신원을 하기 전에 이 전시를 보았다면 나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1년 동안 통신원을 하면서 나는 각자의 인생에 '예술'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꼈다. 그동안 내가 보고 느끼고 글로 쓴 만큼 나 자신에게도 많은 생각과 질문들이 남게 되었다. 전시를 보면서 가슴에 남은 질문들이 불쑥 불쑥 다시 나타나는 걸 보면 통신원을 통해 내 안에 쌓인 것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예술을 접하며 'off' 상태였던 감각들이 'on' 이 되는 횟수가 많아졌다. 전보다 더 많이 따뜻함을 느끼기도 하고 책임감을 느낄 줄도 알게 된 것 같다. 나는 이제야 '문화 예술'의 미세한 힘을 느낀 것 같다. 밑바닥부터 차곡차곡 보고 듣고 느끼며 쌓아가는 중인 것이다. 그리고 이제야 '시선'이라는 것이 생긴 것 같다. 사람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앞으로 내 옆의 사람들, 사물들, 장면들을 더 많은 질문과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 나는 문화 예술을 계속해서 접하고 보고 듣고 기록할 것이다. 그리고 썩 나은 환경이 아님에도 사람들에게 힘이 되기 위해 어디선가 꾸준하게 문화 예술을 교육하고 있는 사람들을 꼭 안아주고 싶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
취재를 통해 만난 인연들과 개인적으로 또 다른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왔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취재에서 만난 들꽃영토의 최래오 선생님을 낭독모임 '책맏이소리'에 초대했다. 그렇게 만난 인연으로 우리는 매주 월요일 여전히 함께 책을 읽고 있다. 바퀴 달린 학교에서 만난 이정숙 선생님은 북구문화의 집에서 열리는 '한평 장터'에 나를 초대하셨다. 나는 얼마 전 올해 마지막 한평 장터에 셀러로 참여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게 된 건 참 행운인 것 같다. 이렇게 문화, 예술, 교육으로 연결되는 사람과 시간 속에서 나뿐만 아니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웃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6기 통신원 박초영 -
내 손으로 티핑 포인트를
대학에서 연극, 영화를 전공하고 졸업 후 광주에 내려와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지 6개월쯤 지났을까, 한계가 찾아왔다. 매너리즘에 빠져 자극제가 필요하던 시기에
“광주문화예술교육의 <티핑 포인트>를 만들어낼 6기 통신원을 모집합니다.”
공고를 봤다.
‘바로 이거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문화예술을 가르칠까? 대상에 따른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은 어떻게 다를까? 지역성이 반영된 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될까?’
호기심으로 시작한 통신원 활동이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졸업 후 돌아온 광주가 마냥 낯설었는데 광주 곳곳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누비며 나의 옛 추억도 하나 둘씩 떠올랐다. 통신원 활동을 통해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내가 광주로 돌아왔던 이유를 찾는 계기가 되었다.
6기 통신원 활동을 하며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막연하게 가졌던 관심 어린이, 그리고 공연이라는 키워드로 좁혀졌고, 관심 분야에 대해 더 집중적으로 공부하게 되었다.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교육과 공연을 연계시켜 생각하는 눈도 키우게 되고, 무엇보다도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한 현장의 지혜를 깨닫게 되었다. 덕분에 지금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에서 교육과 연계한 공연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달 좋은 사람들, 좋은 프로그램과 만날 수 있도록 해준 광주문화재단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 감사하다.
- 6기 통신원 사지혜 -
다시 시작!
2015년 2월 25일, 지금까지 삶의 터전 이였던 서울을 떠나 광주로 이사를 왔다. 이사와 함께 가족과 하던 일, 만나던 사람들을 모두 두고 왔다. 한동안은 이사 짐을 푸르고 정리하는데 몰두해 있었다. 우연히 광주 문화재단 싸이트에서
‘광주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온, 오프라인 커뮤니케이터로서 지역문화예술교육의 소식을 전할 6기 통신원을 모집한다’ 는 기사를 접할 때쯤엔 집안에만 있는 게 지루해 질 때쯤 이였다. 광주에는 건너건너 아는 사람도 한 명 없다는 점이 신기할 정도였다. 무작정 지원을 했다. 기존에 하고 있던 일 또한 문화 예술 교육 분야였기에 관심이 갔고, 무엇보다 광주지역과 광주에 있는 친구들을 사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렇게 5명의 통신원들과 임아영 선생님, 정윤정선생님을 만났다.
그들이 광주에서 사귄 나의 첫 번째 친구들이 되었다.
우리 6기 통신원의 모토는 ‘알음알음’ 이였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에게는 너무나 적절한 표어가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알게 된 10명도 채 안 되는 사람들을 통해 알음알음 지인들이 생겨났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어려운 일 앞에서는 격려를 해주었다. 무엇보다 새로운 터전인 광주에 잘 적응 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주었다.
평소 문화예술교육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소통’ 과 ‘경계 허물기’ 라고 생각했는데 그 효과를 몸소 깨닫게 된 한 해였다. 새로운 지역에서 낯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고 눈에 보이지 않은 그 경계의 끝을 살포시 넘어갈 수 있었다. 그 중심에 문화와 예술, 교육 그리고 사람이 있었다.
일 년도 채 안 되는 시간동안 받은 게 너무나 많은 한 해가 되었다. ‘감사하다’ 라는 말을 전하려는데 괜히 코끝이 찡해져 온다.
-6기 통신원 전경화-
만물에 공평한 문화예술교육
마지막 릴레이 인터뷰를 하고 돌아오던 길이 생각난다. 사람들의 발길에 짓이겨진 은행잎들, 서슬퍼런 찬바람은 마지막 잎들까지 다 떨구어 버리겠다는 심보로 사정없이 불어댄다. 겨울.
겨울은 가난한 자들에게는 더없이 잔혹한 계절이다. 고용불안의 연령대가 툭툭 내려오고 있다.
지금 시대에도 아사로 인해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있다.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세상과 달리 그 안에는 곪아가고 있는 면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더욱 삭막해지고 마음은 여유가 없어진다. 예술이 할 수 있는, 무기력해보일 수 있는 위로만이 그래도 절실해진다. 예술은 더욱 더 내려와야 한다. 금수저 예술가들도 있다. 흙수저 예술가들도 있다. 흙수저 예술가들이 생활고에 지쳐 예술을 포기하지 않도록 세상이 돌아갔으면 좋겠다. 우린 흙수저야, 하는 사람들도 지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현실감 없는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감이 없다는 말을 이 나이에도 듣는 나는 그래도 믿고 싶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나아졌으면. 돈보다는 더 중요한 걸 알고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세상. 찬바람이 불어도 사람끼리 나눈 작은 온정은 봄을 그리워하고 기다리게 해준다. 봄날의 햇볕은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내리쬐어준다. 자연은 공평하다. 많이 가진 자에게 더 많이 주지도 않고, 적게 가진 자에게 적게 주지도 않는다. 차별하지 않는다. 편견도 없다. 학벌을 따지지도 않는다. 문화예술교육이 이렇게 모든 만물에게 공평하게 대해주는 자연처럼, 모든 사람들을 어루만져줬으면 좋겠다. 이론적 지식으로 무장한 게 아니라, 삶의 경험과 현장에서의 느낌들이 발효되어 진정 사람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문화예술교육을 했으면 좋겠다.
“~좋겠다”말을 많이 적게 됐다. 시간이 더 흐르면 “~좋다!”로 변할 거라 믿는다.
그만큼 광주 곳곳의 현장을 취재하고 돌아보면서 많은 걸 보고 배웠다. 나에게는 정말 산 공부였다.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통신원으로 활동하면서 보낸 시간들이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