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이 선정한 <2015 문화예술교육 현장 Best>
글 - 전경화 통신원 엮음
2015년도 한 해 동안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 모든 단체들의 열정과 그 노고를 통신원들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매월 현장을 방문하고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면서 다시 한 번 되감기를 통해 현장을 느끼기 때문이다. 광주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과 대상자를 만났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 베스트를 선정해보았다.
우선 선정된 분야를 정리해보면 공예, 통합예술(미술과 공예 중점), 미디어, 미술과 춤, 음악 이렇게 분야가 좁혀졌다. 대상자는 노인, 아동, 장애인, 성인이다. 모든 연령대가 참여한 셈이다. 그렇다면 통신원들이 베스트로 뽑은 이유가 궁금해진다.
키워드로 정리해보았다.
1. 대상자들의 열정 (할머니들의 시간 속 추억 쌓기)
2. 즐거움 (아동지역센터 아이들의 창작 활동에 대한 집중도)
3. 함께 (성인 지적장애우들과 사회의 관계 형성 토대)
4. 공감 (엄마들의 일상 재발견)
5. 진정성 (대안학교 청소년들 대상자에 대한 이해도)
자, 이젠 통신원들의 베스트 선정 이유를 알아볼 차례이다.
핸드락 공예협동조합 <할머니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강진아 통신원
더운 여름, 경로당을 가득 메운 할머니들의 즐거운 열정이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다. 할머니들이 정말 즐거워했고, 뿌듯해했고, 자신이 만든 것을 자랑스러워하셨다. 그 물건들은 내가 사서 갖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할머니들의 솜씨와 감각이 대단했다. 그리고 할머니들은 그 물건을 만들면서 '예쁘다' , '아름답다'를 몇 번이고 말씀하시며 아름다웠던 추억도 함께 기억했다. "내가 두 번의 세상을 사네."라고 말씀하셨을 정도로 할머니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그만큼 할머니들의 프로그램 사랑이 대단했다. 시간이 갈수록 할머니들이 많이 오셔서 경로당 자리가 부족할 정도였다. 취재를 갔던 나는 그것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작지만 강한 문화예술교육의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그 시간은 문화예술교육이 또 다른 문화예술교육으로 재탄생함으로써 만들어진 아주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포근한 날씨, 기분 좋은 햇살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소리
통합예술교육 아트품애 <창의에 생명을 더하다' 아나바다 프로젝트 >
김소진 통신원
글을 쓰기 전 그 동안 취재를 위해 어디서 어떤 아이들과 무엇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BEST 장면은 두 달 전 할로윈 데이 때 만났던 학동지역 아동센터 친구들이다. ‘창의에 생명을 더하다’ 아나바다 프로젝트를 취재하러 가서 만났던 그 날은 1시간 30분 동안 버스를 타고 정류장에서 내려 핸드폰에 나타난 지도 어플을 보며 학동지역 아동센터를 찾아갔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선선하고 포근한 가을 날씨에다가 너무 쨍-하지도 않고 적당히 비춰준 기분 좋은 햇살, 학동지역 아동센터에 거의 도착했을 때쯤 문 앞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이 삼박자가 어울렸을 때의 그 기분이란! 그날 그냥 기분이 좋아서 계속 웃었다. 다른 센터들과는 다른 건물 구조였던 그 곳은 현관문 쪽 복도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많은 책들이 구비가 되어있었다. 몇몇 아이들은 책을 읽고 있었고 또 다른 아이들은 사포질을 하며 열심히 창작 활동에 집중하고 있었다. 포근한 날씨, 기분 좋은 햇살 그리고 열심히 창작활동을 하며 웃어대는 아이들. 이 삼박자가 어울러졌을 때의 기분이란!
센터에서 고학년인 우리라는 아이와 손을 잡고 할로윈데이를 기념하는 사탕을 샀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아이들 사탕은 맛있게 먹었을라나?
㈜잇다-손맛 나는 미디어 송정
박초영 통신원
1년 동안 취재하며 초등학생 70세 넘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그만큼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문화예술교육현장 중에 베스트를 뽑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굳이 굳이 정말, 꼭, 한 곳만 선택해야 한다면 ㈜잇다의 <손맛 나는 미디어 송정> 프로그램이다. 이 곳은 문을 연 순간부터 달랐다. 낯선 사람이 오면 경계하기 마련인데, 모두가 웃으면서 맞아주고 인터뷰하러 온 나를 정말 편하게 대해주었다. “그들은 특별해요(They are special)"
‘장애’라는 말 대신 ‘특별함’으로 대체하는 ㈜잇다 식구들의 태도가 생생하다. 문화예술교육에 관심이 많으나 복지사각지대, 문화소외계층에 놓은 성인발달장애우들을 위해 한 층 업그레이드 된 프로그램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운영 중이다. 단순히 사회소외계층을 위한 복지프로그램이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와 교감하고 영감을 주고받는 게 가능하도록 하는 점이 문화예술교육의 장점을 잘 살린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또한 송정시장이나 송정공원에서 사진촬영수업을 하고, 결과발표회를 지하철 송정공원역에서 하는 등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성인지적장애우들이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점이 인상 깊었다. ‘문화콘텐츠그룹 ㈜잇다’의 바람처럼 앞으로도 성인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미디어를 매개로 소통하며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
마음 놀이터 <엄마 꽃이 되다>
사지혜 통신원
지금도 생생하다. <우리 동네 엄마들의 행복 찾기. 엄마 꽃이 되다>는 내가 맡은 첫 번째 취재 단체였다. 그날은 아침부터 촉촉히 봄비가 내렸다. 뭐라도 하나 빠질까? 전날 저녁부터 준비물을 챙겼다. 광주 운전 길은 초보인지라 심하게 넉넉한 시간에 길을 나섰다. 물론 빨리 도착해서 한 시간 가까이 차안에서 비오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회원들과 선생님이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하며 단체를 방문한 기억이 난다. 딱히 어떻게 써야할지 잡혀져 있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엄청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그렇게 많은 사진을 찍어 놓고도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어서 참으로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선생님들의 사진을 올렸다. 두고두고 죄송하다. 글과 상관없는 내용도 인터뷰란 명목아래 참 많이도 물어 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분 선생님은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 주셨다. 김옥진 선생님은 묵직한 카리스마가 있는 모습이었지만 답변 하나하나 따뜻한 감성으로 응해 주셨고 신희흥 선생님께서는 시종일관 밝은 에너지로 몸과 마음까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분사해 주셨다. 몸에 소울을 입혀주는 신희흥 선생님의 신체 수업도 인상적 이였고, 미술과 힐링을 접목시킨 김옥진 선생님의 미술 수업도 의미 있었다. 함께한 엄마들의 집중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자세히 보면 볼수록 예쁘고 귀한 엄마들의 행복 찾기 시간. 엄마들이 꽃이 되는 시간. 함께하는 향유자들도 선생님들도 일상의 재미를 찾고 소소한 것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잊혀지지 않는 귀한 시간 이였다.
문화예술공동체 울림 <꿈꾸는 소리 ‘아프리카 퍼커션 악단’>
전경화 통신원
아프리카 음악으로 대안학교 청소년들과 소통하려는 점에서 새로움을 먼저 느꼈다.
공연자들로 구성된 단체의 구성원들의 특징답게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분야를 선택하였고, 어떤 에너지와 효과가 있는 지를 잘 알고 있었다. 아프리카 음악의 특징, 아프리카의 연상 이미지를 활용하여 자유로울 것 같으나, 자유롭지 않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자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또한 프로그램을 기획자이며 강사이기도 한 대표자의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철학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취재를 갔던 모든 문화예술교육현장들은 저마다의 의미와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 중에서 울림을 베스트라고 선정한 것은 마음의 울림 탓이다.
문화예술교육은 함께 할수록 대상자들의 열정도, 즐거움도 높아진다.
공감을 한다는 것은 결국 진정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현장 베스트에서 핵심으로 정리한 키워드를 조합하여 <문화예술교육이란?>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았다. 경쾌한 명제이지만, 그만큼 노력도 열정도 각오도 필요하다 싶다. 뭣보다 광주 시민들의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관심도와 애정도 중요하다.
2016년도 광주에서 진행될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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