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심으러 토요일에 마중 나가는 이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오리엔테이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오리엔테이션+1차 그룹컨설팅 현장-
글_ 박영수 통신원
"창 밖에는 아직 봄이 오는 중이지만, 여러분을 보니 제 마음에는 벌써 꽃이 피었습니다." 으레 기본옵션으로 하품 몇 번쯤 쩍쩍 해대기 일쑤인 환영인사 순서에서, 이리 로맨틱한 말로 마음을 사르르 녹이시는 분은 광주문화재단의 서영진 대표님이시다. 대표님의 마음을 꽃피게 한, 윤복희와 임재범도 울고 갈 ‘여러분’이 과연 누구시길래? |
토요문화학교와 문화예술교육계 에이스들의 뜻 깊은 만남
먼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는 그 정체를 알기 힘들다. 광주광역시와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학교 밖 전문 문화예술기관·단체에서 아동·청소년과 그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토요일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 소양을 함양하고, 또래 간·가족 간 소통할 수 있는 여가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그 목표. 참여대상으로는 학령기 아동·청소년 그룹을 중심으로 한 가족, 차상위계층 혹은 기초생활수급자, 결혼이민자, 북한이탈주민, 한 부모 가정 아동·청소년 및 그의 가족 등이다.
자, 여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부르고 대표님이 피처링하신 ‘여러분’의 주인공들이 있다.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김영순 팀장님의 한껏 세련된 설명회 이후, 컨설팅을 위해 삼삼오오 그룹으로 모여 있는 사람들. 청년부터 시작해 연령층도 다양하다. 바로 광주 문화예술교육의 전반에서 에너지 넘치게 활동하고 있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로 초청된 35개 에이스단체의 대표들이다. 분야 또한 다양하다, 음악, 미술, 스포츠, 환경, 독서, 마을 만들기, 그리고 그 안에서도 각각 전문분야가 나뉘어 확실하게 세분화되어있으며, 운영기간은 11월까지란다. 골라서 선택 할 수 있는 어느 아이스크림 브랜드처럼 원하는 수업을 내 마음대로 들을 수 있겠다. 오늘은 광주문화예술교육의 에이스들이 뜻 깊은 시간을 갖는다. 광주광역시의 아이들이 반복되는 고된 일상에서 토요일마다 따뜻하고 달콤한 봄 같은 시간을 갖는다. 곧 다가오는 살랑거리는 따뜻한 봄바람이 그리고 촉촉한 봄비가 겨우내 얼어붙은 그들의 몸과 마음 또한 사르르 녹여주겠지.
이 자리에 모인 단체 대표들과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무섭고 딱딱한 얼굴들이 아니었다. 내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모두 부드럽고 포근한 첫 인상이었다. 소위 말하는 ‘웃는 상’은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 이들은 ‘문화예술’이 가진 아름다움과 따뜻함을 ‘교육자’라는 이름으로 여기저기에 뿌려주고 나누어 줄 것이다. 이런 부드러운 얼굴들이 모여 여기저기 웃음물결이 일고,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열정 깊고 애정 짙은 나눔이 오고간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후 자연스레 컨설팅 현장을 지켜보는 나의 입가에도 미소와 설렘이 번진다. 행사 시작 전 사업 설명회·컨설팅이라는 단어를 보고, 딱딱한 정장을 입은 어른들이 모여 명함을 주고받으며 사무적인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는 스토리를 예상했던 나의 편견이 이내 꿀밤 한 대 먹은 꼴이 되었다.
설명회 이후의 컨설팅은 전문가 한 명이 5-10명의 각 단체 대표들과 모여앉아 사업계획서를 다듬고 방향을 세우며 다양한 논의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총 6팀으로, 알차면서도 다양하게 흘러가는 컨설팅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열정적인 전문가 한 분과 단체 대표 한 분을 인터뷰 할 수 있는 기회를 어렵게 마련했다.
<인터뷰-정민룡(북구문화의집 관장)>
Q. 컨설팅에서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었나요?
A. 아무래도 처음 하시는 분들이 많다보니 프로그램과 구성들을 짜임새 있게 엮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어요. 따라서 서로서로가 앞으로 멘토링, 컨설팅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영향을 주고받아야 합니다. 잘하는 것은 배우고 부족한 점은 끌어올리고. 그렇게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네트워킹 중심으로 흘러갈 수 있었으면 해요. 한번 만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들의 문화 사업에 서로 지속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Q. 주안점을 두신 부분을 바탕으로 오늘 컨설팅에서 느낀 점은?
A. 일단 자기가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은 모두 있어 보여요. 하지만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 것인지, 즉 교육방법에 대한 고민을 혼자 힘으로 해오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혼자의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는 한정적이고 쉽게 지칠 수 있기 때문에, 꿈다락 문화학교의 다른 좋은 사례들을 많이 보고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다른 단체들이 하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겠죠. 그렇게 서로서로 같이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Q. 단체들에 대해 바라는 것이나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A. 꼭 각자가 하고 싶어 하는 사업들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본인 단체만의 장점들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찾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이러한 장점의 극대화를 잘 풀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면 좋겠네요. 그리고 혼자만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통해 자주 만나서 서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신창동 주민자치위원회 한영석 선생님>
Q. 오늘 사업 설명회 및 컨설팅이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A. 일단 작년과는 조금 다른 콘셉트로, 팀으로 묶여 전문가들이 배정이 되어서 구체적으로 사업진행에 관한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던 점이 인상 깊었어요. 모임을 주도했던 선생님께서 지역 공동체의 문화예술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에 대해 잘 아시고, 또 경험하셨던 것들을 잘 말씀해주셔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저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오늘 컨설팅을 토대로 광주의 지역성을 확실히 반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더 고안하려고요. 그렇게 참여주민들의 모임을 활성화시키고, 새로 온 사람들 뿐 아니라 기존 마을 사람들에게도 우리 마을에 대해 잘 알려줄 수 있는 결과가 이끌어졌으면 합니다.
Q. 오늘 여러 문화예술교육인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던데, 어떤 마음이 들었나요?
A. 일단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보니 너무 반가웠어요. 앞으로도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계속적으로 서로를 통해 배울 점들이 많이 있겠다 싶어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도 있고요. 문화예술교육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습 받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실로 문화예술교육정책이 바뀌고 개선되면 그게 잘 알려져야 하는데 실제적으로는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오늘 같은 자리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정작 알아야 할 부모님들은 아이들 성적과 학원 보내는 데에 주로 관심이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활동이나 다양한 문화활동들에는 관심이 없어요. 아이들도 마찬가지구요. 일방적 ‘교육’에서 직접 경험하고 체험하는 ‘학습’으로 패러다임이 달라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무엇보다 부모님과 아이들의 생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문화의 컨듀서(conducer)로서, 강사선생님이 하시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직접 문화의 주체가 되었으면 하는거죠.
소통은 에이스들을 춤추게 한다.
결국 모든 인터뷰의 핵심은, 광주의 문화예술교육인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사업 설명회에서 훌륭하게 수행해 주었다고 입을 모은다. ‘오늘 최고였어!’를 만족스러운 미소로 한방에 표현하는 선생님들. 마치 알찬 하루를 즐긴 아이들처럼 신나서 다음 컨설팅 약속을 잡는다. 오늘의 컨설팅 주제와 다음 컨설팅에서 나눌 주제는 대부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아이들을 행복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로 모여지는 듯하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사람들 마음에 봄을 심으러 토요일을 마중 나가는 분들이시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에 잔잔한 행복과 감동이 일어난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벚꽃 연금’, ‘벚꽃 좀비’로 불리며 봄노래의 트레이드마크로 해마다 인기 차트를 역주행하고 있지만, 아이들의 마음에 진짜배기 봄을 심어주는 사람들은 바로 문화예술 선생님들이 아닐까. 앞으로 나아갈 선생님들의 아름다운 행보에 박수갈채와 응원을 보낸다.
[취재현장 개요]
* 사 업 명 : 2016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오리엔테이션 및 1차 컨설팅
* 취재일시 : 2016년 3월 11일 금요일
* 장 소 : 빛고을아트스페이스 5층 대강당
* 취 재 : 7기 통신원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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