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문화예술교육 톡! 톡!>_박고운 통신원
운영자
날짜 2016-05-09 조회수 2,500

학교문화예술교육 톡! 톡! - 윤애실 예술강사

글_박고운 통신원

첫 번째 톡! 학교예술강사로 살아가기

 

  학교예술 강사로 7년째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윤애실 공예강사의 이야기를 듣기위해 염주초등학교의 돌봄교실로 찾아가보았다. 오늘은 한지로 휴지케이스를 만드는 수업을 하는 날이다. 나무로 짜여진 휴지케이스에 한지를 조각조각 붙여나가는 활동이었다. 딱풀만 쓰던 아이들이 붓으로 풀을 발라 한 장 한 장 한지를 바르니 색다르고 재미있나보다. 색색의 고운 한지들을 제 손으로 찢어서 붙여 휴지케이스를 완성해나갔다. 이 휴지케이스를 집에 가서 써볼 생각을 하니 하나같이 들뜬 모습이었다. 자기가 만든 것이라며 자랑스러운 미소를 짓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다.

 

 


  윤애실 강사는 초등학교의 돌봄교실과 고등학교 학생들의 공예수업을 맡아 하고 계신다.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만날 테니, 초중고 학생들의 차이점이 우선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초등학생들은 경험 위주의 활동을 많이 진행하며 공예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많이 알려주고자 노력하신단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다보니 작품을 완성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일쑤지만, 급하게 하지 않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쉽게 접근하려고 하신다.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주로 생활에 유용한 생활용품들을 만드는 수업을 하신다. 공예수업은 주로 재료에 따라 커리큘럼이 나눠지는데 섬유, 염색, 한지, 리본, 컬러비즈, 클레이 등 다양하다. 고등학생들은 축제 때 전시할만한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들어 내며 특히 한지조명 등을 만들 때 아이들이 집중도가 높아진다. 고등학교 아이들은 꽤나 적극적으로 열정이 있어 동아리활동시간에도 빠지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고 한다.

 

 


  학교예술강사로서 보람된 일에 대해 물었다. 매일 마주치는 선생님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기억하고  “공예수업을 어서 하고 싶어요.” 라고 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단다. 또한 수업에 집중을 하는 태도를 보이며 열심히 하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고. 반면에 힘든 점이 있을 텐데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사람 사는 곳에서 힘든 것은 아무래도 ‘소통’이 문제인 것 같았다. 학교 업무담당 교사는 매해 업무가 바뀌니, 매해 3월에는 소통이 되지 않는 부분도 꽤 많다고 한다. 재료지원이 아예 되지 않는 학교도 있고, 미리 연락해서 재료를 부탁해놓아도 담당교사가 깜빡하는 일이 있을 때가 있다. 또한 학교 사정으로 수업이 없는 날도, 미리 연락을 받지 못해 헛걸음을 할 때는 허탈하다고 한다.
  초롱초롱한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과 함께할 때 기쁘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는 학교예술강사의 이야기였다.

두 번째 톡! 아직도 기능중심의 예술교육?


  광주지역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은 올해로 7년째 거듭나며 학생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주고, 자신의 생각을 예술에 녹여 표현해 볼 수 있는 경험을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목적이 실제 학교수업에서 잘 실행되고 있는지는 한번쯤 되돌아볼만한 문제이다.
  예술강사의 수업이 이루어지는 학교 현장에서는 진정한 문화예술교육보다는 아직도 기능중심의 예술교육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다. 우선 학교예술강사가 배치되면, 학교에서는 교육과정에 있는, 아니 좀더 노골적으로 ‘교과서’에 명시된 기능을 강사에게 가르쳐달라고 요구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음악 교과서에 나온 국악곡을 가르치거나, 체육 교과서에 나오는 무용곡을 예술강사가 수업해주는 방식일 것이다. 현장의 교사들은 문화예술교육의 목적이나 필요성의 인식이 부족하기도 하고 눈앞의 교과서 진도 나가기에 급급해 예술강사들에게 단순한 기능교육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교육은 기능중심의 예술교육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 대안교육이다. 우리가 살면서 놓치고 있는 것들을 다시 생각하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고 좀 더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반성에서 나온 교육인 것이다. 현재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노래를 좀 더 잘 부르고, 몸짓을 예쁘게 하는 예술교육이 아니다. 지식주입식 교육에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스스로가 나답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나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고민을 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진짜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학교예술강사들 역시 문화예술교육의 본질과 목적을 좀 더 성찰할 필요가 있으며 학생들의 창의성이나 문화적 해득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예술강사 지원사업의 취지와 특징 등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그들을 위한 연수도 제공받지 못한 상황에서 참된 의미의 문화예술교육이 시행되기는 힘들다. 현재는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강사들의 커뮤니티가 있어 함께 연수도 하고 수업기법이나 자료를 공유하면서 진실된 문화예술교육을 실현시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
 
  윤애실 예술강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튼튼하게 뿌리내리는 학교문화예술교육을 위해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에 대한 중간점검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 위에서 내려오는 문화예술교육정책이 아닌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요구에 좀 더 귀를 귀울여달라는게 윤애실 강사의 간절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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