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학년 행복극단 단원들이 나누는 인생 레시피>_전경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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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6-07-06 조회수 1,131

7학년 행복극단 단원들이 나누는 인생 레시피
-인생 제 2막, 희망의 은빛날개를 펼치다-

 
통신원 전경화

  작년에도 왔지요, 올해도 왔지요. 할무니가 들려주는 삶의 레시피 비법 전수를 다시 받으러 왔지요. 작년에 뵌 할무니, 여전히 넘버 1원의 자리를 고수하며 더욱 더 건강한 모습으로 재미난 얘길 들려줬지요. 블랙 시스룩 블라우스에 뽀얀 살색의 자개 스타일의 목걸이를 하신 패션니스트 할무니는 어찌나 고우시던지요. 꽃밭에 왔네요. 우리 할무니들 꽃처럼 곱게도 차려 입고 뭘 하신가 했더니, 지난 시간에 이어 한지공예를 하신대요. 오늘도 한지로 만든 쌀독을 계속 만드신대요. 이렇게 예쁜 쌀독을 어르신들 많이 계신 곳곳에다 나눠주신대요. 그것 뿐이 아니지요. 삼년간 배운 연극을 공연도 해주고 그 곳의 어르신들에게 알려주고 게다가 합동 공연도 하신다네요. 정말 울 할무니들 작년과는 뭔가 스타일이 달라지셨죠? 강남스타일보다 더 따뜻한 광주스타일이네요. 할무니가 콕 찍어주신 인생 레시피, 저도 나눔 공유할게요. 두둥!


  농성문화의 집에서 진행하는 문화예술교육의 대상자들은 65세 이상 노인 분들이다. 어르신 창작연극의 주 수업의 내용이며, 문화체험 활동도 이뤄진다. 농성 문화의 집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연극을 접하고 경험한 어르신들과 함께 올해에는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어르신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지역의 소외된 어르신들과 함께 나누고 확산시키고자 하는 게 올해 프로그램의 다른 점이다. 이 부분에 관해 기획자이자 주강사인 박미옥 선생과 좀더 심도 깊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령화사회에 이미 진입한 한국, 앞으로 더 증가할 고령화인구. 노년의 문화예술교육을 어떻게 바라보고 눈높이를 맞춰야 할까? 인생의 후반전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되어줄 수 있을까? 이러한 여러가지 고민들을 나눠보고자 한다.  

1. 작년과 올해의 프로그램의 차이점이 있다면?
- 작년의 공연은 어르신들의 즐거웠던 청춘 이야기였다. 그 전은 어르신들의 한이였다. 청춘 이야기에는 젊었을 때 연애, 비밀스런 연애, 애끓던 사랑, 비밀 편지, 동무들과 놀았던 이야기, 밤마실 등등 좀 즐거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공연을 보고 한 할머니의 손주는 맨날 늙은 줄 알았는데, 젊었을 때도 있었다고 신기해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게 초점이었다면, 올해는 어떻게 하면 밖으로 이 혜택을 돌릴까? 어르신들이 베푸는 입장으로 바꿨다. 그걸 통해서 새로운 멤버들을 모아보자가 숨은 뜻이기도 했다. 받았던 내가 나눔을 할 수 있다 자부심 주기와 새로운 어르신 참여 홍보가 요지다.

2. 인생 후반전, 계속 나누기만 했던 어르신들에게 이 <나눔>을 어떻게 이해시켜드렸는지 궁금하다.
- 초반은 나눔을 설명했다. 나눔에 대한 인식. 내가 뭘 나눠? 했었다. 늙었고 힘없고 가진 것도 없단 생각을 가졌다. 어르신들도 충분히 나눌 수 있다. 재능 있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나눔을 하기 위해 만들기 작업을 모둠으로 진행하였다. 의견을 모아, 단합해서 같이 함께 만들자. 어르신들이 해보니 갖고 싶어 하는 마음도 생기셨다. 욕심들을 내려놓는 것. 그런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나눔을 기획한 과정에서 실전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과연 나가서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그린 그림과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적응될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수업 초반 나눔 인식하고 중반 공동 작업을 통해 현장으로 나가서 마지막 그 곳 어르신들과 같이 공연하기, 일종의 파티를 하려고 한다.

3. 어르신들과 함께 해온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그 나름의 느낌이 있다면?
- 어르신들하고 힘든 건 없지만, 어르신들의 나이를 속일 수 없다. 편찮고 한 분씩 안 보이는 경우들, 이런 육체적 노화가 힘들다. 어르신들의 건강의 문제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게 제일 크다. 두 번째는 어르신들에게 많이 배운다. 삶의 자세, 겸손해진다. 어르신들과 수업 안 했다면 내가 잘났다고 했을 텐데... (웃음)

4. 노년을 대상자로 한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고민은?
- 뭘 해야 좋아할까? 하는 고민들.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이 안 힘들까? 어르신들과의 수업에 대한 고민이다. 수업을 하고 나면 즐거워지고 나도 모르는 흥이 난다. 어르신들이 늙는 게 슬프다. 같이 마주 볼 때는 모르는데, 사진을 보면 어르신들의 모습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어르신들의 세월의 주름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어르신들이 건강했으면 좋겠고,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어떻게 문화라는 걸 전할까? 어릴 때부터 접한 분들이 아니고 이제 와서 접하는 분들이 대다수다. 그렇담 어르신들에게 현실의 삶 속으로 가깝고 쉽게 접하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 이런 것에 관한 고민이 있다. 뻔 한 수업들이 많아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수업을 고민하면서 나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양하고 뭔가 새로운 걸 하려면 뭔가 부딪치는 게 있다. 과연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사업 선정 심사 기관들의 질문이다.
- 열려 있는 생각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기관에 주려다보니 나도 안정적으로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프로그램의 새로움 보단 안정적인 같은 것만 반복되는 경향이다. 그러니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  시험하면 당연히 성공을 보장 못하지만, 그럼에도 그런 걸 기다려줘야 한다. 만약 농성 문화의 집이 아니었다면 됐을까? 아니다. 머릿속의 그림을 지워가야 하는 애로사항, 자꾸 안전한 기획을 생각하게 나는 나도 반성하게 된다. 획기적인 걸 하고 싶다.

지금의 노년 세대들의 문화적 경험은 개인차가 크기도 하다. 이러한 간극을 좁혀 접하지 못한 대상자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갈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문화예술교육활동가들이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는 기관들 열린 마음도 중요할 것이다. 어쩌면 너무도 진지하게 어렵게 접근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는 편견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적으로 세습되듯이 전해져오는 요상한 편견들이 자신도 모르게 갖고 있기도 하다. 어떤 가치관이나 사고를 바꾼다는 건 쉽지 않다. 오랜 시간 길들여져 있다면, 특히나. 그렇기에 어찌됐건 "열린" 생각이 요점이다. 어르신들에게 공통점으로 묻는 질문은 이러하다. "할무니, 이렇게 경로당 아니고 여기 와서 연극도 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만들기도 하니까 어때요?  거의 대답은 "하란 대로 하면 된다. 집에 오면 잠만 자고 TV만 본다. 경로당에선 화투 치고 얘기만 하는데, 여기 오면 여러 가지 한다. 나오면 재밌고 기분 좋다"

  어르신들이 특히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아플 때 빼고 뭔일 있더라도 제쳐놓고 온다."  어르신들의 출석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듣고 있을 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리다. 고된 인생의 쉬어가는 시간에서 좀 더 편안하고 재미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여가 생활, 문화가 들어가고 예술도 들어간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게 빠지면 안 된다. 진정으로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다. 어르신들이 문화예술의 경험과 체험이 적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일방적인 가르침도 아니다. 그 분들의 삶의 지혜와 인생의 깊이를 반영해야 할 것이다. 아흔 한 살의 조모순 할무니, 제일 큰 언니다. 연세에 비해 너무 젊어 보이신다 하니 그 비법을 말씀해주신다.


"화장품 이쁜 걸로 써야제!"

그 말에 무릎을 탁 친다. 우리는 너무 '노년'에 대해 진지하고 무겁게 접근한지도 모른다. 어르신들의 수다에 동참해서 긴 수다를 나누는 동안, 정말 즐거웠다. 그 유쾌한 이야기들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재밌고 감동적이다. 마음은 청춘인데, 몸이 말을 안 들어 문제라고 한다. 건강만 하면 최고라는 거. 자꾸 아프니까 힘없고 가라앉고 눕고만 싶어져 운동을 하려고 애써 봐도 자꾸 힘들고 피곤하다는 우리의 할무니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

***할무니가 전해주는 인생 레시피 하나***

마음에 먹고 있는 말은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쑴뿡쑴뿡 내밀지 말 것.
한 번 떨어지면 줍기 힘들다.
한 번 실수하면 끝이다.
남이 싫은 말 하더라도 꾹 참고 대꾸하지 말 것. 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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